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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스타' 이영애 궁궐? 20명 직원과 셔틀은 어디 갔죠

  • 박세회
  • 입력 2016.09.19 05:41
  • 수정 2016.09.19 05:58

지난 2012년 배우 이영애가 갑자기 장안의 화제로 떠올랐다. 인터넷 인기 검색어는 온갖 이영애 관련 단어들로 가득 차고 넘쳤다. 한 TV 프로가 '이영애의 초호화 전원주택'을 보도한 게 계기였다. 이 프로는 이영애의 경기도 거주 주택을 먼발치에서 촬영한 뒤 근처 주민들 말을 인용해 '(이영애 가족이)건평 180평에 이르는 초호화 저택에서 20여명 직원과 함께 거주한다'고 보도했다.

파파라치 사진을 연상케하는 망원렌즈 촬영, 그리고 실제 사실을 생생히 증언하는 듯한 이웃 인터뷰까지.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그 생생한 현장 보도에 깜빡 넘어갔다. 잔잔한 호수에 던진 돌팔매는 순식간에 큰 물결로 퍼지기 마련이다. 인터넷 등에서는 이를 과장 확대한 소문에 악성루머까지 겹쳐지면서 이영애의 거주지는 졸지에 구중궁궐로 탈바꿈했다. 이 사례는 스타를 둘러싼 '카더라' 통신의 폐해와 무서움을 세간에 알려준 시범 케이스로 손꼽힌다.

당시는 이영애가 연기 활동을 쉬고 육아에 전념하던 상황이었다. '대장금'으로 아시아 최고의 한류스타 자리에 오른 그는 결혼 전에도 오로지 연기 한 우물만 파는 배우에 속했다. 이영애 신비주의가 여기서 나왔다. 그런 이영애가 결혼과 동시에 연예계에서 한 걸음 더 뒤로 물러났으니 대중의 호기심은 더할 수밖에. 이런 분위기에서 몇몇 과장 보도가 촉발시킨 악성 루머들이 SNS를 매개체로 전염병처럼 퍼진 것이다.

그리고 4년. 이영애는 여섯살 아들 딸 쌍둥이를 데리고 TV 추석 특집 예능에 출연했다. 16일 방송된 SBS '노래를 부르는 스타-부르스타’를 통새서다. 그는 작정한 듯이 주부로서의 삶과 자연인 이영애의 일상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마이크를 잡고 노래하는 이영애의 모습이라니 신선하고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때마침 이영애가 데뷔 26년만에 처음으로 예능에 등장한 이 프로의 구성이 MC 윤종신, 김건모, 이수근, 위너 강승윤 등의 진행으로 게스트 노래 실력을 뽐내는 것이었기에 가능했다. 시청자는 '산소같은 여자'의 가수 뺨치는 노래 솜씨에 환호하며 엄마 뺨치게 잘생기고 예쁜 아들 딸에 놀랐다.

이영애는 이날 소탈하고 부드러우며 자상한 '장금이' 그대로였다. 덧붙여“('부르스타' 출연이)재밌을 것 같았다. 우리 애기 아빠는 쌍둥이가 방송에 나오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어색해도 출연하게 됐다”며 가족 사랑을 과시했다.

그리고 그가 거주하는 '궁궐(?)도 구석구석 방송에 노출됐다. 넓은 정원과 큰 평수의 전원주택은 서민들 부러움을 사기에는 충분했지만 직원 20여명이 같이 살기엔 턱도 없었다. 서울을 떠나 아이들이 자라기 가장 좋은 환경에 살림집을 마련했다는 그들 부부의 증언이 충분히 납득될만한 문호리 마을이 오히려 더 돋보였다.

이영애는 “온 가족이 TV 앞에 모이는 추석을 맞아 드라마나 영화와 같이 주어진 배역이 아닌 소소한 일상을 통해 시청자와 좀 더 자연스럽게 가족 간의 정을 교감하고 싶었다”고 했다. 평소 내성적인 성격이라 대인관계의 폭이 넓지 않은 그로서는 대단한 결심을 한 셈이다.

그동안 숨은 기부와 선행을 꾸준하게 해온 이영애다. 와중에 톱스타라는 사실을 빌미 삼은 고소 사기극 등으로 마음 고생도 심했다. 법원 무죄 판결로 억울함을 벗었고 악성 루머에는 법정 대응으로 강력하게 대응했지만 상처는 늘 남는 법이다. 그럼에도 이날 방송에서 '신비'의 베일을 걷고 진솔한 가족애를 선보인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 친근하고 가깝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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