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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폭탄 떨어지는 시리아에 살던 아이들이 이제 '유치원'에 다닌다

“선생님도 좋고, 장난감도 너무 좋아요. 친구들이랑도 재밌게 놀아요”

동화책을 뒤적거리던 케밀 무함마드(5)가 아랍어로 수줍게 말했다. 색색의 장난감들과 동화책, 인형이 놓여 있는 유치원은 다섯 살짜리 아이에겐 놀이터나 다름없다. 케밀은 유치원에 가는 것이 “설레고 행복하다”고 했다.

케밀 가족의 사연을 소개한 알자지라 보도 캡처.

아랍계 위성 방송인 <알자지라>는 9월 새학기가 시작되면서 태어나 처음 유치원을 다니게 된 케밀의 사연을 11일(현지시각) 소개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살고 있는 케밀은 시리아 난민 출신이다. 시리아에서도 공습으로 인해 매일같이 폭탄이 떨어졌던 알레포에서 살았다. 내전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2013년 케밀의 가족은 터키의 국경 마을인 가지안테프로 도망쳤고, 지난해 2월 캐나다에 망명 신청을 하면서부터 토론토에서 거주할 수 있었다. 케밀이 이달부터 다니게 된 유치원도 토론토 윌로우파크주니어 공립 학교의 유치원이다.

캐나다에서 생애 첫 유치원을 다니게 된 케밀의 사연은 난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캐나다 정부의 정책이 있어 가능했다. 지난해 11월,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2만여명의 시리아 난민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현재 케밀의 가족을 비롯해 약 1만5000여명의 시리아 난민들이 캐나다 정부의 지원금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는데, 이 난민들 중 70%가 공교육이 필요한 18세 이하 청소년·어린이라는 점에서 난민에게 제공하는 교육 서비스는 특히 중요하다.

왼쪽이 케밀

캐나다 온타리오 주 남부 필 자치구 학교위원회의 제이나 안드라는 주로 난민 출신 아이들이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오랜 피난 생활을 겪은 난민 학생들은 대부분 장기간동안 학교를 다니지 못한 경우가 많다. 안드라는 “아이들이 제 나이에 맞는 학급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학습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난민 생활의 충격으로 인해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에 시달리는 아이들에게는 학교 차원에서 상담 치료도 제공한다. 안드라는 “어린 아이들에게 교육은 필수적이면서도, 나라를 위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캐나다 시민들은 정부와 민간에서 운영하는 여러 난민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난민을 돕고 있다. 케말의 아버지인 모하메드 무함마드는 아직 영어가 익숙하지 않아, 직업을 구하기 앞서 무료 영어 수업을 듣고 있다. 새로운 언어와 문화, 환경에 적응하는 데에는 걱정이 앞서지만, 캐나다에서의 삶이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의심하지 않는다. 모하메드는 “캐나다에서 저와 가족들에게 제공해준 기회와 행복한 삶에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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