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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월성원전 '6.5' 내진설계로는 '불안하다' 지적한다

ⓒ연합뉴스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 규모(5.8)는 월성원전 설계 기준(6.5)보다 작지만 더 큰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아 원전 안전에 대한 우려를 낳는다.

한국수력원자력이 12일 오후 11시56분 경주 인근 월성원전 1∼4호기를 수동 정지한 것은 매뉴얼에 따른 정밀 안전점검을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지진 때문에 정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수원은 “월성 1~4호기는 설계기준 지진 값인 0.2g보다는 작으나 자체 절차에 따라 정지 기준인 지진 분석값 0.1g을 초과해 추가로 점검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월성, 한울, 고리, 한빛 4개 원전본부와 수력, 양수발전설비를 전체 점검한 결과 시설 안전에는 이상 없이 정상운전 상태임을 확인했다.

앞서 이날 오후 7시44분 규모 5.1의 1차 지진이 발생한 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진앙지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월성원전의 지진값이 0.0615g으로 관측돼 설계지진 0.2g에 못 미쳤다. 원전 안전 운영에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진앙지와 50㎞ 떨어진 고리원전에서도 0.0296g가 관측됐다. 하지만 경주 등 한반도 동남부 일대는 단층대가 가장 많은 곳이어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건설예정 원전까지 합하면 모두 16기가 집중돼 있는 부산·울산·경주지역에는 60여개의 활성단층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팀 처장은 “월성원전의 설계 기준이 6.5이지만 30년 동안 운영한 내구 연한을 고려하면 안전성은 훨씬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오창환 전북대 지구환경과 교수는 “역사서에는 17세기 이 지역에서 규모 7.0 이상의 지진이 발생했던 기록이 있는 것을 고려하면 한반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지진의 규모는 7.4까지 커진다. 현재 6.3~6.9로 돼 있는 원전의 내진설계 기준만으로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주핵안전연대,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등이 속한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 회원들이 지난 4월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원자력위원회 앞에서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 30년을 맞아 탈핵과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일본 구마모토 지진과의 연계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지난 7월 울산 앞바다에서 5.0의 지진이 발생한 뒤 이번에 경주에서 또다시 더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는 것은 구마모토 지진의 응력이 해소된 게 아니라 한반도 동남부 지진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오창환 교수는 “구마모토 지진과 직접 연계성을 밝혀내기는 어렵겠지만 일본이나 우리나라 동남부 지역이 같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 지진이 발생하는 측면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지진이 더 큰 지진의 전조일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확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헌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자연) 지질연구센터장은 “규모 5.8만 해도 예상을 뛰어넘는 것으로 더 큰 지진이 발생할 것으로 판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창환 교수는 “이 지역에 대한 지진 연구가 많이 안 돼 있어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이윤수 지자연 연구위원도 “큰 규모의 지진 뒤에 더 큰 지진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자연현상의 속성으로 보기에는 지진 관측 역사가 너무 짧다”고 말했다.

지헌철 센터장은 “이번 지진의 진앙이 땅속 15㎞로 깊고, 건물에 피해를 주는 저주파 성분보다 고주파 성분이 많아 그나마 피해가 적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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