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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가 신을 교회에서 내쫓은 날

  • 김도훈
  • 입력 2016.09.13 11:28
  • 수정 2016.09.13 11:29

하루는 예수가 성전에 들어가 사람들을 밖으로 쫓아내기 시작했다. 혹은 예수가 신을 교회에서 내쫓은 날의 이야기일까?

직접 확인해 보라.

누가복음 19장 45절, 46절을 보면……

예수가 신을 교회에서 내쫓은 날

“성전에 들어가서 장사하는 자들을 내쫓으시며 /그들에게 이르시되 기록된 바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 되리라 하였거늘 너희는 강도의 소굴을 만들었도다 하시니라.”

오늘날이라면 예수는 사람들을 교회 밖으로 내던질 필요가 없을 것이다. 다들 제 발로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그 이유는 누가복음과 상당히 비슷하다.

예수가 신을 교회에서 내쫓은 날

내가 젊은 목사였을 때, 거의 모두가 이 구절의 뜻을 오해하고 교회 안에서 어떤 형태의 모금도 하지 못하게 신이 금지했다고 생각했다. 빵 판매를 못하게 말렸다. 청년 모금을 위한 스파게티 만찬, 교회 앞뜰 물건 판매는 거의 보편적으로 규탄 당했다. 공연 이후 티셔츠와 CD를 팔고 싶어했던 크리스천 아티스트는 사원에서 장사를 하던 상인들의 테이블을 뒤엎은 성경 속 예수 이야기를 명백히 침해하는 것으로 간주되었다.

당시 우리는 성경의 이야기를 문자 그대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예나 지금이나 거의 보편적으로 이런 이야기들의 요점은 다들 놓친다.

예수는 무엇 때문에 그토록 화가 나서 폭력적 반응을 보인 걸까? 나는 오늘날 예수가 아무 교회에나 들어가도 같은 이유로 화를 낼 거라고 생각한다.

예수는 아주 타락한 종교 시스템에 화가 난 것이었다. 이는 신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길에 경계를 쳐둔 시스템이다. 어떤 사람들은 신에게 전혀 다가갈 수 없게 배제되었으며, 일부는 자의적 종교 규칙과 관습에 따라야만 신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

예수가 교회에서 신을 내쫓은 날

당신이 몰랐을 수도 있으니 말인데, 그 사원 안에는 방이 여럿 있었다. 예를 들어 가장 깊숙한 곳의 방이 가장 신성한 곳이고, 신이 그곳에 존재한다고 믿었다. 1년에 단 한 번, 가장 높은 성직자 혼자만 들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유대인 남성들이 모이는 예배 공간이 있었다. 오직 남성들만을 위한 곳이었다.

왜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신이 남성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남성들은 자신들이 더 선호받는 성이 분명하다고 얼른 결론내렸다. 그래서 이 남성들에 의하면 여성들은 2급 시민이어야 했다. 여성들은 자격이 부족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로마의 추기경들에게 물어보라. 아니면 내시빌의 남부 침례회 지도자, 영국의 성공회 주교들에게 물어보라.

바깥 구역보다 신에 더 가까운 곳에 다가갈 자격이 없었던, 유대인이 아닌 사람들이 모이는 방도 따로 있었다.

가장 바깥 구역이 상인들이 찾아온 신도들에게 희생물을 파는 곳이었다.

대부분의 신도들은 예루살렘에서 먼 곳에서 왔기 때문에, 길고 때로는 무척 더운 여행길에 희생물로 바칠 동물을 가지고 오는 것은 무척 불편했다. 그래서 사원에서 희생물을 팔았고, 돈을 얼마나 낼 수 있느냐에 따라 일종의 서열이 생겨, 비싼 동물을 살 수 있는 사람과 살 수 없는 사람들이 분리되게 되었다.

더 비싸고 좋은 희생물을 산 사람과 가족들이 어디에 앉았을지는 아마 짐작 가능할 것이다.

지금도 별로 다르지 않다. 안 그런가?

자격이 없는 사람들은 신에게 다가갈 수 없다는 것이다.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 신에게 다가갈 수 있다, 더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 거의 어떤 교회에 들어가 봐도 ‘모두를 환영합니다’라고 적혀 있다.

그러나 주위를 둘러보면 “정말?”이라고 묻고 싶어질 것이다.

“정말 여기선 모두를 환영하는가? 아니면 드러내 놓고 말하지는 않아도 받아주는 기준이 있는 건 아닌가? 신에 대한 전적인 접근 주위에 경계가 있지는 않은가?”

“어떤 사람들은 젠더, 성, 성적 지향 때문에 신에게 다가갈 수 없는가? 헌금을 듬뿍 내면 위치가 더 나아질까?”

“당신 교파의 성직자 가운데 신이 한 성을 더 선호하는가? 어떤 교회에서는 신도들에게 신이 한 정당을 다른 정당보다 더 선호하는 것처럼 느끼게 만들기도 하는가?”

예수가 교회에서 신을 내쫓은 날

예수가 오늘날 미국의 교회에 들어가면 어떤 테이블을 뒤엎을 것 같은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할 때,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은 거의 전부 두 가지 중 하나일 거라 생각한다. 먼저 내 해석에 담긴 암시를 너무나 불쾌하게 여겨, 즉각 이 글은 무가치하다고 결론내린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은 아마 나를 가망없는 진보파라고 치부할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사람 전부가 있을 것이다.

당신도 거기에 속한다… 내가 이 구절의 21세기적 해석에 대한 질문을 제기했을 때, 본능적으로 답을 알았던 사람들이다. 나는 당신이 읽으라고, 당신을 위해서 이 글을 쓰고 있다.

당신이 배제된다는 느낌을 받았던 적이 한 번이라도 있다면… 당신이 당신 자신 모습 그대로 전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없을 것 같다고 느꼈다면…

만약 당신이 충분하지 못하다, 완벽하지 못하다, 교회에 받아들여질 자격이 없다고 느낀 적이 있었다면…

만약 당신이 ‘진정한 교회’, ‘손으로 짓지 않은 전’(사도행전 17장 24절)을 찾기 위해 교회를 떠나야 했던 많은 사람들 중 하나라면…

당신에게 들려줄 좋은 소식이 있다…

이것은 예수가 성전에서 상인들을 내쫓은 이야기가 아니다. 예수가 신을 가두려는 사람들로부터 신을 자유롭게 해주는 이야기다. (그리고 신은 남성도 여성도 아니다.)

로마서를 쓴 사도 바울은 옳은 결론을 내렸다…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 (로마서 8장 38, 39절)

나는 당신에게 이 날은 예수가 신을 교회에서 쫓아낸 날이라고 말하고 싶다.

허핑턴포스트US의 The Day Jesus Threw God Out Of Church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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