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하는 레즈비언을 찾아서

  • 김도훈
  • 입력 2016.09.13 11:14
  • 수정 2016.09.13 11:15

레즈비언들은 주목하시오: 도널드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지지하지 않는다면, 그의 아내가 1996년에 다른 여성과 함께 찍은 사진을 찾아봐야 한다. 너무나 섹시해서, 한 번 보고 나면 백악관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길 바라게 될 것이다.

러시 림보의 이론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러시로 인해 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트럼프에게 투표할 레즈비언들이 있을까? 나는 워싱턴 D.C.의 레즈비언 모임은 모른다. 7월 공화당 전국 전당대회에서는 LGBT 참석자들을 살펴봤지만 하나도 만나지 못했다. 레즈비언 도널드 트럼프 지지자들 인터뷰가 나오는 기사만 하나 발견했다. 2명 있었다. 2명? 그게 전부일까?

나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레즈비언을 찾아 그 이유를 물어보기로 결심했다. 나는 레즈비언 친구 20명 정도에게 아는 사람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나는 6명만 거치면 모두가 다 아는 사람이라는 6단계 분리 이론이 내게 힘이 돼 주리라 믿었다. 그들의 대답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와하하.” 한 친구의 이메일 답장이었다.

“한 달 전에 링컨 파크 카페에서 신경질적인 늙은 레즈비언을 한 명 만났다. 그녀는 힐러리 클린턴을 싫어하고 트럼프를 좋아했다. 말할 필요도 없이 그녀 주위 사람들 전부가 짜증을 냈다. 찾기가 거의 불가능할 것 같지만 있나 계속 살펴 보겠다.” 다른 친구의 답장이었다.

“최근에 트럼프를 지지하는 레즈비언 커플 이야기를 들은 것 같은데… 생각해 보겠다.”라는 답장도 있었다.

내 생각보다 어려웠다. 트럼프는 LGBT 인권의 지지자가 아니다. 그는 동성 결혼에 반대하고, 종교 자유의 이름으로 동성애자에게 서비스를 거부하는 업체들이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일부 게이 남성은 그를 지지한다. 여성들은 어디 있을까?

나는 워싱턴의 공화당 레즈비언 전략가들에게 연락했다. 친구의 친구의 친구들에게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냈다. 나는 내가 떠올릴 수 있는 게이스럽고 공화당스러운 단체에 전부 연락했다. 로그 캐빈 리퍼블리컨스. 트윙크스4트럼프. 총기가 동성애 혐오와 맞서 싸우는데 유용할 거라 믿는(!) 필라델피아의 LGBT 단체 핑크 피스톨스. 아무도 트럼프를 지지하는 레즈비언은 몰랐다.

“와,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행운을 빌어주는 것뿐이다! 나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게이 남성은 몇 알고 있지만 레즈비언은 한 명도 모른다.” 공화당 전당 대회에 참가해 공약에서 반 LGBT 조항을 빼자고 목소리를 높인 워싱턴 D.C. 대의원 레이첼 호프가 말했다.

“맙소사, 그건 어렵다. 나도 궁금해했던 적이 있다. 여성들이 트럼프를 싫어하고, (일부) 남성들이 트럼프에게 끌리는 주요 원인들과 같은 원인들일까, 아니면 레즈비언들은 다른 이유 때문에 싫어하는 걸까? 나도 답을 모른다.” 워싱턴의 레즈비언 공화당 컨설턴트 제리 앤 헨리의 말이다.

헨리는 자신의 아내에게 아는 사람이 있는지 물었다. “없다. 우리는 가장 영리한 종이기 때문에 아무도 없다.”

레이철 호프는 공화당원 레즈비언이다. 그러나 트럼프에게 투표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단서가 떨어져가고 있었다. 한 친구는 내게 ‘그 네브래스카튜드 숙녀’를 찾아보라고 제안했다. 네브래스카티튜드(NebraskAttitude)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던 중서부 우파 레즈비언 셸리 댄커트를 가리킨 말이었다. 그녀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12년에 재선에 성공했을 때 술에 취해 욕설을 섞어가며 장광설을 늘어놓았다. 그리고 그걸 전부 동영상으로 찍었는데 바이럴이 되었다. 그녀조차 트럼프에게 투표하지는 않을 거라 했다.

“나는 트럼프가 힐러리와 오바마와 비슷하게 그리스도의 재림이라고 믿는 보수적 레즈비언이다… 그가 미국의 ‘구세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댄커트가 내게 보낸 이메일이다. 메일 말미에는 스마일 이모티콘이 있었다.

나는 탐색을 포기하려 했다. 멜라니아 트럼프의 나체 사진들을 보고 레즈비언들이 들고 일어나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려고 하지 않았단 말인가? 하지만 내 친구의 동료의 지인 덕택에 나는 나의 유니콘을 찾았다. 그녀의 이름은 제시카다. 공개적인 레즈비언이고 트럼프 팬인데, 트럼프 팬이라는 사실은 숨기고 지낸다.

“내 친구들 대부분은 내가 그를 지지한다는 걸 모른다. 대부분은 아주 열정적으로 힐러리를 지지한다.” 제시카는 50대이고 워싱턴 D.C.에 산다. 친구들을 잃을까 두려워서 자신의 성은 숨겨 달라고 부탁했다.

제시카는 경제가 우려되기 때문에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했다. 가족들 중에 노동 계층 직업을 지닌 사람들이 많고, 그들은 헤로인 남용과 공장 폐업에 얼룩진 시골에 산다. 힐러리 클린턴 아래에서는 아무것도 바뀔 것 같지가 않고, 더 강한 무역 협정과 기업 세금 개혁에 대한 트럼프의 아이디어들이 이런 마을들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기적 중의 기적이 일어나, 며칠 뒤에 또 하나의 유니콘이 나타났다. 친구의 친구의 친구가 버지니아 주 프레데릭스버그에 사는 레즈비언인 애니타를 소개시켜 주었다. 그녀는 반드시 트럼프에게 투표할 것이며, 친구들은 전부 클린턴을 지지하기 때문에 친구들에겐 절대 말하지 않을 것이라 했다.

“내 친구들 중 일부는 내가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말하면 적어도 선거가 끝날 때까지는 나와 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 거의 언제나 입을 닥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정말 힘들다. 이건 마치 아기 고양이를 늑대 무리에게 던지는 거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애니타 역시 성은 밝히지 말아달라고 했다.

이것은 그녀의 사교 생활에서 민감한 주제다. 애니타는 하키 팀에서 뛰는데, 트럼프 지지자는 자기 하나뿐이라 한다. 한 팀 동료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캐나다로 이사갈 거라고 한다. 애니타는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다른 팀 동료 한 명에게 말했는데, 그 뒤로 트럼프의 이름이 나올 때마다 그 동료는 애니타를 놀린다.

“그녀는 ‘아, 저기 네 남자가 있다.’ 같은 말을 한다. 그녀는 좋은 친구다. 우리의 우정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다. 그저 거의 이야기를 하지 않을 뿐이다.” 애니타는 웃으며 말했다.

그녀는 이 모든 것을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그러나 지난 주에 친구가 연 파티에서 사람들이 트럼프를 욕하기 시작하자 잠깐 나와 있어야 했다.

“거기 앉아서 이만 갈고 있을 수는 없었다. 무언가 말을 하게 될 것이고, 나는 디너 파티에 초대 받아 간 것이었다. 주최자를 모욕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밖에 나가서 맥주를 하나 가지고 다시 들어왔다. 그때 내 친구 밀리가 ‘응, 나도 알아. 난 널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난 알아.”라고 말했다.

애니타에게 있어 트럼프의 매력은 그가 직설을 한다는 점이다. 애니타는 클린턴을 신뢰하지 않는데, 그 점에서 트럼프는 클린턴과 정반대라고 말한다. 또한 “그가 이 나라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고 싶어한다는 사실”도 좋다고 한다.

트럼프는 동성 결혼을 뒤집을 대법관을 임명할 거라고 말했지만, 그녀는 트럼프가 LGBT 이슈에 있어서도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 애니타는 그게 그냥 엄포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그가 그럴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정치적으로 하는 말이라 생각한다.”

애니타에겐 트럼프를 지지하는 레즈비언 친구가 딱 한 명 있다. 버지니아 주 리치몬드에서 변호사로 일하는 리이다. 그들은 정치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는 서로를 찾는다.

“우리는 분명 소수다. 일반적으로 나는 사람들과 정치와 종교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리 역시 성은 밝히지 말아달라고 했다.

리는 애니타와 같은 이유로 트럼프를 좋아한다. 그가 직접적이고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트럼프를 전적으로 지지하는 건 아니다. “개인적으로 사람들을 불쾌하게 만드는 것”은 싫고, 존 맥케인(공화당, 애리조나) 상원 의원의 군 복무 기록을 비판한 것은 잘못이었다. 그러나 리는 트럼프가 11월이 되기 전에 악습을 고칠 거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

“나는 트럼프에서 약간의 변화를 본다. 그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호소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더 대통령다워지려고 애쓰고 있다.”

리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덧붙였다. “개선되는지 두고 볼 것이다.”

편집자주 : 도널드 트럼프는 꾸준히 정치적 폭력을 조장하고, 그는 상습적인 거짓말쟁이이며, 겉잡을 수 없는 제노포비아, 인종주의자, 여성혐오주의자인 데다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태생이 아니라고 믿는 사람들 중 하나일 뿐만 아니라 반복적으로 -전 세계 16억명에 달하는-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겠다고 말하는 인물이다.

허핑턴포스트US의 My Search For A Lesbian Donald Trump Supporter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레즈비언 #동성애 #동성애자 #여성 #미국 정치 #미국 #국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