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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캠핑장 '알박기'가 계속되자 결국 벌어진 일

  • 원성윤
  • 입력 2016.09.11 12:32
  • 수정 2016.09.12 05:12
ⓒgettyimagesbank

청주 도심에서 10여분 거리에 있는 흥덕구 문암생태공원은 시민에게 더없이 좋은 휴식공간이다.

이곳에는 28면의 데크형 캠핑장이 조성돼 있다. 주변에 바비큐장, 인공폭포, 생태 습지원, 그라운드 골프장 등 다양한 휴식 시설이 있다.

가족들과 멀리 떠나기 부담스러운 시민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야영을 즐길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용료를 받지 않아 비용 부담도 없다.

이곳의 캠핑장은 해마다 5천여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시민들의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

명당자리를 독차지하려고 사용하지도 않는 텐트를 장기간 설치해 놓은 '유령 텐트족'이 기승을 부리며 주말에는 야영할 터를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내부 규정상 캠핑장의 텐트 설치 기간은 2박 3일지만 이마저도 지키지 않는다.

일부 얌체족들은 목이 좋은 곳에 심지어 한 달 내내 '알박기'를 해 지정석처럼 사용하는 것이다.

가족들과 즐거운 마음으로 야영을 왔다가 허탕을 치기 일쑤인 시민들의 불만이 이어지자 청주시가 단속에 나서기도 하지만 역부족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절차에 따라 텐트를 철거하면 '철거하면서 텐트가 훼손됐다'고 트집을 잡아 항의하는 경우가 많다"며 "철거하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철거를 하더라도 다음 날 또 설치하는 일이 되풀이돼 제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청주시는 이곳을 유료로 전환하고, 관리도 민간에 위탁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문암생태공원 캠핑장 관리·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만들어 오는 26일 열리는 시의회 임시회에 상정하기로 했다.

이 조례가 시의회를 통과하면 곧바로 민간 위탁 운영자 모집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운영자는 공개 경쟁입찰로 정하고, 3년간 운영권을 주기로 했다.

이용료는 1일 8천원(평일)과 1만원(주말·휴일)으로 정했다.

캠핑장 자리싸움이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인터넷을 통해 예약을 받아 미리 자리를 배정하는 형식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시는 유료로 전환하면서 전기시설을 보강했고, 샤워장도 새로 만들었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얌체 캠핑족 때문에 시민들이 피해를 봤던 것이 사실"이라며 "효과적인 공원관리를 위해 불가피하게 야영장을 유료화해 운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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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캠핑장 #사회 #알박기 #텐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