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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불과 20년 만에 지구의 황무지를 10%나 파괴해버렸다

  • 김태우
  • 입력 2016.09.10 06:51
  • 수정 2016.09.10 06:53

인류가 존재해 온 기간인 20만 년에 비하면 눈 깜박할 정도의 시간에 불과한 최근 20년 동안에 인류가 지구의 황무지 중 10%를 없앴다는 새로운 분석이 나왔다.

전 세계적으로 최근 20년 동안 약 329만 제곱킬로미터 정도 넓이의 황무지가 사라지는 ‘파멸적 감소’가 있었다고 연구자들은 적었다. 이는 알래스카의 약 두 배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가장 타격이 심했던 곳은 아마존으로, 1990년대 초반 이후 황무지의 30%를 잃었다. 중앙아프리카에서는 총 14%가 사라졌다.

지난 8일 'Current Biology' 저널에 소개된 이 연구는 인간이 주위의 자연 세계에 엄청난 손상을 주고 있다는 또 하나의 증거다.

야생 생물 보존 학회의 과학 및 연구 디렉터인 제임스 왓슨이 이 분석을 주도했다. 왓슨은 이번 주 열린 세계 최대 자연 보존 행사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발견이 ‘충격적’이며 ‘굉장히 극적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나는 이것을 종의 멸종과 같이 간주한다. 한 종의 마지막 개체가 사라지는 것이 멸종이다. 극히 슬픈 일이다. 황무지가 사라지는 것도 같은 일이다. 되찾을 수 없다. 다른 것이 되어 돌아오겠지만, 수백만 년에 걸쳐 진화한 시스템을 잃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왓슨의 팀은 전 세계의 황무지를 지도에 표시하고, 1990년대 초에 나온 비슷한 지도와 비교했다. 그들은 유실률이 현재의 보호 노력의 두 배에 가깝다는 것을 발견했다. ‘황무지의 중요한 가치와 황무지가 마주하고 있는 전례 없는 위협을 인식할 국제적 정책들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한다.

이 연구에서는 ‘황무지’를 ‘생물학적, 생태학적으로 별로 손상되지 않고 거의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지역’으로 정의했다.

현재 전 세계 육지 중 23%가량만이 온전한 황무지이다. 대부분은 북미, 북아시아, 북아프리카, 오스트레일리아에 있다고 한다.

이 황무지 중 82%는 아직도 최소 9,842제곱킬로미터 이상의 넓고 인접한 지역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점은 고무적이라고 한다.

전 세계 환경 보호 활동가들은 생물 다양성 위기에 맞서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으며, 멸종 위기종들에 집중하고 이미 위협받고 있는 서식지를 복구하고 보호하려고 애쓰고 있다. 그 와중에 사람들은 아직 온전히 남아있는 야생지역들을 잊고 있다고 왓슨은 말한다.

이런 지역들을 보호하는 것은 ‘필수적’인데 “무시당하고 있다.”고 왓슨은 말한다.

왓슨은 지금의 환경 보호 활동은 어릴 때부터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의 위험을 가르치지 않고 환자를 구하려고 장례식장으로 달려가는 의사에 비유했다.

“환경 보호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애초에 벌목부터 막아야 할지도 모른다. 너무 늦게 큰 비용을 들여서 한 종의 마지막 남은 15마리를 구하려 하는 것보다는 그게 나은 전략이다.”

왓슨은 이제 ‘자연은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할 때라고 한다. 우리가 위기에 처한 종들을 보호하는 게 필요할까, 마지막 남은 온전한 곳들을 지켜야 할까? 왓슨은 정답은 둘 중 한 가지만이 아니라고 말한다.

“우린 저런 걸 다 뒤섞고 작은 지적 싸움을 벌인다. 뭐가 더 중요하냐고? 둘 다 중요하다. 자연에게는 둘 다 필요하다.”

이 연구는 국제자연보호연맹이 이번 주 호놀룰루에서 개최한 세계자연보전총회 중 발표되었다. 국제자연보호연맹의 68년 역사 중 미국에서 총회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총회는 세계 최대의 환경 및 자연 보호 행사이며, 자연 보호의 올림픽에 비유되곤 한다. 올해 총회에는 190개국에서 9천 명이 넘는 의원들이 참가했다.

왓슨의 보고서에서는 U.N. 등의 조직들이 미래 환경 협정에서 황무지의 중요성을 인식하기를 촉구하고 있다. 또한, 여러 국가가 담당하는 대규모 보호 지역을 만들 것을 촉구한다.

왓슨은 마지막으로 “빨리 행동하지 않으면 황무지는 전부 사라질 것이다. 그것은 자연 보호, 기후 변화, 지구 상 가장 취약한 인간 지역 사회 일부에게 재앙일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아이들, 그 아이들의 아이들을 위해 행동할 의무가 있다.”라며 경고했다.

 

허핑턴포스트US의 'In 20 Short Years, We’ve Wiped Out 10 Percent Of Earth’s Wildernes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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