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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고양이들의 결혼식은 1세기 전 사람들이 죽음을 어떻게 여겼는지 보여준다

고양이는 귀엽다. 하지만 죽은 고양이는 섬뜩하다. 또 귀여움과 섬뜩함 사이의 미묘한 경계에 있어 괴상한 동시에 사랑스러운 고양이들도 있다.

월터 포터의 ‘고양이 결혼식’이 그 예다. 1890년대에 만든 박제 작품으로, 죽은 고양이들을 무려 스무 마리나 모아 결혼식을 연출했다. 신부와 신랑이 있고, 작은 턱시도들도 잔뜩 있다. 이 죽음의 상징은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모비드 아나토미 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박제: 예술, 과학 & 불멸’ (Taxidermy: Art, Science & Immortality) 전에서 전시 중이다.

영국 서섹스에서 1835년에 태어난 포터는 1세기도 더 전에 ‘고양이 결혼식’을 만들었다. 이는1918년에 사망하기 전 그가 마지막으로 만든 박제 작품으로, 그의 이웃 한 명과 그의 딸 미니가 만든 양복과 드레스를 입은 고양이 박제 20마리로 구성되어 있다. 그의 예전 작품들인 ‘수탉 로빈의 장례식’(1861년), ‘토끼 마을의 학교’(1888년경)과 는 달리 ‘고양이 결혼식’(1890년경)은 옷을 다 갖춰 입고 귀걸이, 부토니에르, 회중시계 등을 지니고 있다.

포터는 고양이들이 많이 살며 번식을 하던 근처 농장에서 고양이 시체들을 구했다. 포터가 박제로 만든 새와 쥐들은 대부분 우연히 죽은 동물을 발견한, 그의 집에 있는 진기한 박물관을 잘 아는 사람들에게서 얻은 것이지만, 이 고양이들은 대부분 헨필드의 농장에서 왔다.

가디언에 따르면 “고양이 난소 적출이나 거세가 널리 이뤄지기 전이던 당시에 고양이를 가진 사람들은 새끼들이 태어나면 한 마리는 키우고 나머지는 죽이는 게 관습이었다. 필드 농장 주인들은 죽인 고양이들을 포터에게 기증했다”고 전했다.

조심스럽게 보존한 죽은 동물들의 모습을 보고 비위가 상하는 현대인들은 포터가 살던 시대에 박제가 얼마나 인기가 있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 빅토리아 시대의 남녀들은 자연의 구석구석에 관심을 가졌을 뿐 아니라, 과학 표본과 해부학 그림들을 관찰했고, 우리의 세계를 넘어선 삶의 복잡함, 특히 죽음에 관심이 있었다.

19세기에는 메멘토 모리, 즉 죽음의 상징이라는 물건들이 예술적, 상징적으로 죽음이 가까운 곳에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용도로 사용되었다. 장신구로 다는 머리카락 타래부터 데스 마스크, 사후에 찍은 사진까지, 19세기 인간들은 죽음의 개념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응시했다. 디프테리아, 발진티푸스, 홍역, 콜레라 등의 전염병이 순식간에 가족을 덮칠 수 있는 때라 그래야만 했다. 그 시대의 이름이 된 빅토리아 여왕이 남편 앨버트 공의 죽음을 수십 년 동안 슬퍼했듯, 빅토리아 시대 사람들은 죽음에 대한 매혹을 부끄러움없이 드러냈다.

죽은 동물을 과학 모델이나 예술적 장식으로 바꾸는 박제는 빅토리아 시대 사람들의 죽음에 대한 집착을 보여주는 한 가지 면일 뿐이다. 동물을 의인화한 코스튬과 배경이 박제와 합쳐져, 동물의 죽음을 인간의 필멸성과 연결시키는 것이다.

오늘날 뉴욕 타임스는 ‘선지적 박제의 장인’이라고 부른다. 모비드 아나토미의 공동 설립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며 ‘월터 포터의 신기한 박제 세계’의 공저자인 조안나 에벤스타인은 포터가 ‘동물을 매체로 사용한 민속 예술가’라고 더 높이 평가한다.

당신이 포터의 작품을 괴상하다고 생각하든 아름답다고 생각하든, 이것이 죽음을 대담하게 논하고, 숭배하고, 심지어 기리기까지 했던 시절의 흥미로운 흔적임은 사실이다.

허핑턴포스트US의 A Dead Cat’s Wedding Reveals How Humans Dealt With Death A Century Ago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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