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졌다. 유력 후보는 아니지만 나름 두 자릿수 가까운 지지율을 기록 중인 미국의 한 대선후보는 시리아 알레포를 모른다고 말했고, 매우 유력한 미국의 한 언론은 이를 지적하면서 두 번이나 알레포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전달했다. 망신도 이런 망신이 또 없다.
망신살의 첫 주인공은 10% 가까운 지지율로 올해 미국 대선의 '캐스팅보트'를 쥐었다는 평가까지 받는 자유당 후보 게리 존슨이다.
존슨 후보는 8일(현지시간) MSNBC 방송의 '모닝 조'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갑자기 '대통령에 당선되면 시리아 알레포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알레포가 뭐죠?"라고 반문했다.
“And what is Aleppo?” Gary Johnson asks https://t.co/po7gg7UPWipic.twitter.com/FnMf65IN6o
— POLITICO (@politico) September 8, 2016
황당해 하는 사회자가 "농담하는 거죠?"라고 되물은 데 대해서도 존슨 후보는 여전히 모른다는 듯 진지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존슨 후보는 사회자로부터 알레포가 시리아 내전의 핵심이라는 설명을 들은 뒤에야 "알겠다. 시리아와 관련해선 지금 엉망인 상태인데 시리아 내전을 외교적으로 종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러시아와 협력하는 것"이라는 등의 답변을 내놓았다.
시리아 정부군이 재차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알레포는 시리아 내전의 중심지이자 대량 난민 사태로 현재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곳이다. 미국과 러시아는 알레포 휴전을 놓고 몇달째 씨름하고 있다.
논란이 일자 존슨 후보는 즉각 캠프 명의의 성명을 통해 "잠시 멍한 상태였다"면서 "시리아 갈등의 역학관계를 잘 알고 그것에 대한 논의를 매일 한다. (갑작스러운 질문에) 순간적으로 시리아 갈등이 아니라 어떤 머리글자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나 자신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당황스럽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은 이날 기자회견 도중 관련 질문이 나오자 웃으면서 "지도를 보면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알레포가 뭐죠"라는 제목을 단 '블랙코미디'는 존슨에서 끝나지 않았다. 배턴을 이어받은 건 미국의 유력 언론 뉴욕타임스(NYT)다.
NYT는 존슨의 외교 무지를 비판하는 기사를 쓰면서 알레포를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수도격 도시"라고 설명했다.
잘 알려진 대로 IS의 수도격 도시는 '락까'다.
전세계 독자의 지적이 빗발치자 NYT는 기사를 수정했는데, 이번에는 "알레포는 시리아의 수도"라는 오류를 범하고 말았다. 시리아의 수도는 다마스쿠스다.
NYT는 두 차례 수정 사실을 기사 하단에 기재했다.
물론 NYT는 같은 날 발행한 별도의 기사에서 알레포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그 폭격이 난무하는 도시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상세히 소개하긴 했다..
"What is Aleppo?" Gary Johnson asked. Here are the basics: https://t.co/0YqWwIwL9Zpic.twitter.com/PxUO7vtwnf
— The New York Times (@nytimes) September 8, 2016
그러나 이미 너무 늦었다... NYT가 비판에서 벗어날 길은 없었다.
American media and politics being America media and politics. https://t.co/RnblFhrlcg
— Rami Ismail (@tha_rami) September 9, 2016
Laugh of the day. Read the two corrections at the bottom of this story in the New York Times. https://t.co/hwX3yooHzl
— Kurt Eichenwald (@kurteichenwald) September 8, 2016
오늘의 빅재미. 이 뉴욕타임스 기사 맨 밑에 있는 정정문 두 개를 읽어보자.
In NYT story about Johnson/Aleppo, Times has to issue some corrections. Oof. https://t.co/4rnSDVyRN5pic.twitter.com/MTzMlxGw9V
— Sopan Deb (@SopanDeb) September 8, 2016
존슨/알레포에 대한 기사에서, 뉴욕타임스는 몇 가지를 정정해야 했다. 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