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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무릎을 오므리지 않았나?": 성폭행 피해자에게 '맨스플레인'했다가 잘릴 위기에 놓인 판사

ⓒTribunal Federal de Canada/Andrew Balfour

허프포스트는 오로지 '피해자'를 기준으로 성폭행 사건을 판결한 한 훌륭한 판사 이야기를 전한 바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 법원의 판사 마빈 주커가 그 주인공이었는데, 최근 캐나다에서는 또 다른 판사가 '정 반대되는 일'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바로, '로빈 캠프'라는 인물이다.

Mic에 따르면, 캠프는 2014년 19세 소녀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알렉산더 와가'라는 남성에 대한 재판을 진행하는 도중 법정에 선 소녀에게 이렇게 말했다.

"섹스는 원래 때때로 고통스러울 수 있는 법이지"

"그게 그렇게 나쁜 건 아니야"

"섹스는 도전을 요하는 일이니까"

"그러게 왜 무릎을 오므리지 않은 거야?"

게다가 캠프 판사는 피해자의 성적 전력에 대한 증언을 받았고(불법이다) '여성이 본인 의지에 반해 강간당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위협하기도 해 강간에 대한 근본적 오해를 드러냈다. 캠프는 "아주 불행한 일이 일어났다"고 하며 이 사건을 오해로 보았다고 한다.(Mic 9월 7일)

현재 캐나다 사법위원회는 100kg이 넘는 덩치 큰 남성을 향해 '왜 대항하지 않았느냐?'며 소녀의 도덕성에 대해 따져 물은 캠프가 판사직을 지속해야 하는지 여부를 따지는 재판을 진행 중이다.

법정에 도착한 로빈 캠프

허프포스트 캐나다에 따르면, 6일 열린 공판에서 소녀는 판사의 매우 폭력적인 발언으로 재판 후 '자살'까지 떠올렸다고 눈물 흘리며 말했다.

"저한테 '무릎을 왜 오므리지 않았느냐'고 했을 때, 저한테 뭘 바라는 걸까 싶었어요. (성폭행 사건 당시) 제가 뭐라도 해야 했던 것처럼 느껴졌고, 스스로가 증오스러웠어요. 제가 헤픈 여성인 것 같고.."

이에 대해 캠프 측은 캠프가 정말로 반성하고 있으며, 잘못된 생각을 교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캠프의 변호인 프랭크 아다리오

: "캠프는 완벽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훌륭한 판사입니다. 문제가 제기된 후 즉각 사과하고, 자신의 잘못된 신념을 교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신이 정말 잘못했다고 반성하고 있습니다"

캠프의 딸 로렌 리

: "저 역시 수년 전 성범죄를 당한 피해자 중 한 명이라는 점에서, 아버지의 행동이 무척 부끄럽습니다. 피해자로서 저 역시 그 발언을 들으며 고통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곧바로 자신의 잘못을 직시했고, 달라지기 위해 정말 노력하고 있습니다. 부디 계속 판사직을 유지하게 해주시어, 아버지가 새롭게 쌓은 이해력과 공감력을 좋은 곳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아직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 사법위원회 측은 양측의 입장, 사회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하여 캠프에 대한 적절한 판단을 내릴 계획이라고 허프포스트 캐나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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