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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무임승차론은 틀렸다

여성들은 남성들과 데이트를 할 때 데이트 비용을 동일하게 내지 않는 데이트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그리고 결혼할 때 남성들에게 집을 구해오기 바라는 문화가 있어서 남성들이 여성들보다 결혼하기 훨씬 더 어렵고 부담스러운 입장에 있다는 것입니다. 여성들은 결혼도 무임승차로 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에서 남녀임금격차가 가장 큰 나라 1위입니다. OECD에서 조사를 시작한 2002년부터 14년간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성별에 따른 구조적인 차별과 억압부터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요? 여성과 남성의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실현돼야 합니다.

ⓒGettyimage/이매진스

글 | 김지학 한국다양성연구소 소장

최근(2016년 7월) 넥슨의 온라인 엑션게임 '클로저스'에서 신규 캐릭터 '티나'의 목소리를 담당했던 성우 김자연씨가 '메갈리아' 후원 티셔츠(Girls do not need a prince)를 입고 트위터에 인증샷을 남겼다는 이유로 교체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은 큰 논란이 되었고 이 사건에 대해서 여러 가지 측면에서 많은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중 지금 우리사회의 여성들은 남성들의 노동력에 의존해서 먹고사는 '등골브레이커'라며 '여성 무임승차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페미니스트들(실제 사용된 표현은 '페미나치', '메퇴' 등 비하적인 표현들)이 현실과 동떨어진 구호를 사용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일부 사람들에 의해서 우리사회에 만연한 여성혐오(Misogyny)의 원인 또는 그 정당성의 근거로 쓰이고 있는 '무임승차론'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사회에서 여성들이 무임승차(Free Riding)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주장들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여성은 군대를 가지 않기 때문에 안보 무임승차라는 주장입니다. 여성뿐만 아니라 병역의 의무가 없는 다른 모든 시민들도 여러 가지 모습으로 안보 유지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병역의 의무가 없는(또는 원한다고 해도 군복무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안보 무임승차라고 손가락질 하며 2등 시민처럼 대하는 것은 옳지 못한 태도입니다. 그렇다면 누구에게나 주어진 안보 유지의 역할에 더해서 병역의 의무를 다한 사람들에게는 어떤 보상을 해주어야 할까요?

젊은 나이에 목숨을 바쳐 국가를 위해 귀중한 시간을 헌신하고 희생한 것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필요합니다. 현재 우리사회는 군복무자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하고 있지 않아서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보상에 대한 문제는 누구에게 말해야 할까요? 그렇습니다. 바로, 나를 군대에 보낸(혹은 군대로 부른) '국가' 입니다. 여성들이 아닙니다. 비난의 손가락질을 엉뚱한 대상에게 하고 있다는 것 입니다.

군대는 각종 인권문제(욕설, 가혹행위, 폭력, 자살, 사고 등)로 매우 위험한 곳 입니다. 매우 위험한 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는 더 특별한 보상이 있어야 하지만, 위험수당은 계산하지 않고, 하루 48,240원으로만 계산을 하더라도(2016년 최저임금 6,030원으로 하루 8시간 노동한다고 했을 때) 21개월 동안 받아야 할 노동의 대가는 3,000만원이 넘습니다.

군가산점 폐지에 대한 논란이 많습니다. 전역 후 군가산점을 유용하게 쓸 수 있었던 사람들에게는 군가산점 폐지가 안타까울 수 있지만, 군가산점은 구직활동의 종류에 따라서 사용하는 사람도 있고 사용하지 않을 사람도 있기 때문에 불완전한 제도라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불완전함을 넘어서 누군가에게는 차별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군가산점 위헌판결을 이끌어 낸 사람은 남성 장애인이었습니다. 10살 때 폭발물 사고로 왼쪽 손목이 잘린 정강용씨는 93년 충남 7급 행정직 시험에서 합격선에 들고도 군가산점(5점) 때문에 낙방하게 되자 군가산점 제도의 불공평함을 법에 호소하게 되었고 7년이 걸리는 싸움 끝이 승리하였습니다.

저는 병역의 의무에 대한 보상은 적절한 수준의 임금으로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제대 후 돈을 사용하지 않을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매년 어마어마한 규모로 일어나는 방산비리를 막고 사병들의 임금수준을 올려야 합니다. 총알에 뚫리는 방탄복, 가라앉지 않는 잠수함, 상상하기 힘든 정도로 낡은 개인 장비들(소총, 방독면, 모포, 침낭 등), 그리고 첨단무기 도입 사업에 이르기까지 방산비리는 전 분야에 걸쳐 각 진행 단계마다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작년(2015년) 군과 검찰의 합동 수사로 드러난 방산비리가 1조원에 가깝습니다. 사병들에게 쓸 돈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많은 돈이 아주 잘못 쓰이고(새어 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방산비리를 바라잡고 병역의 의무에 대한 적절한 금전적인 보상을 이루어 내야 합니다.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저는 궁극적으로는 평화통일을 이루어서 징병제를 없애고 최소한의 국방시설과 인원만을 남겨 군대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될 때, 우리는 '전쟁 없는 세상'과 '평화로운 사회'를 누릴 수 있고 우리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군대문화와 폭력문화(가정, 학교, 직장 등 사회 곳곳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군기' 문제와 '상명하복'의 문화)를 차차 없앨 수 있을 것 입니다.

정말 슬픈 것은 현 정부 여당과 청와대는 오히려 반대로 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평화를 위한 핵과 미사일'로 무장하자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고 '전쟁불사론'을 펼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필요성과 유효성이 정확히 입증되지 않은 사드(THAAD)를 2017년 말에 우리 영토 내에 배치하기로 확정하였습니다. 전투기와 첨단무기 구입으로 국방비 예산은 늘어만 갑니다. 2006년 22조 5,129억 원이였던 국방비 한 해 예산은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증가해서 2016년에는 38조 7,995억 원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40조에 가까운 국방비는 경제규모 대비 어느 정도 수준일까?'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경제규모에 비해 국방비 규모가 매우 큽니다. 한국보다 더 많은 국방비를 지출하는 국가들 중에서 한국보다 경제규모가 작은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전체 군인 복지예산 중 95.7%(1,529억 원)는 간부에게 쓰이고(골프장, 휴양시설, 콘도 회원권 등) 단지 4.3%(68억)만이 사병들을 위해 쓰이고 있습니다. 2016년부터는 사병들에게 더 이상 개인 보급품(휴지, 칫솔, 치약, 면도날, 세제 등 개인 일용품 8종)을 지급하지 않고 개인당 월 5,166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대로라면 군대에서 생활하는데 필수적으로 필요한 물건들을 사비를 들여 구입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현재 사병들의 월급은 계급별로 14만 8,800원에서부터 19만 7,100원 사이입니다. 저는 사병들의 월급을 '현실화'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적절한 대우조차 해주지 않으면서 애국심을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국가'에게 정확히 따져 물어야 합니다.

둘째, 여성들은 남성들과 데이트를 할 때 데이트 비용을 동일하게 내지 않는 데이트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그리고 셋째, 결혼할 때 남성들에게 집을 구해오기 바라는 문화가 있어서 남성들이 여성들보다 결혼하기 훨씬 더 어렵고 부담스러운 입장에 있다는 것입니다. 여성들은 결혼도 무임승차로 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여성들은 취업을 못해도 결혼이라는 대안이 있다며 취집(취업 + 시집)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그렇기 때문에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훨씬 더 살기 편하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또한 결혼을 통한 신분상승을 노리는 여성들이 많다며 이에 대한 분노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주장은 하나로 묶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단 '모든 여성들은 어떠어떠하다'라는 주장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여성들이 그러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여성들이 실제로 남성들에게 더 많은 경제적 부담을 지게하고 있다면(또한 남성들이 그러한 상황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묵인하고 있다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합니다. 모든 사회적 현상에는 사회구조적 원인이 있습니다. 구조적 원인을 알고 그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에서 남녀임금격차가 가장 큰 나라 1위입니다. OECD에서 조사를 시작한 2002년부터 14년간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OECD 통계를 보면 주 40시간 이상 일하는 전일 노동자를 대상으로 여성노동자 임금은 남성노동자 임금의 63.4%입니다. 우리나라의 남녀평등 지수는 세계 최하위 수준(115위, 145개국 중)입니다. 그 중 동일직종 임금격차는 116위, 경제활동 참여의 기회는 90위였습니다(세계경제포럼 WEF, 성평등 보고서, 2015). 우리나라는 또한 2016년 영국의 경제 주간 '이코노미스트'가 세계 여성의 날(3월8일)을 맞아 발표한 유리천장효과 지수 최하위(OECD 29개 국가 중)를 기록(4년 연속)하기도 했습니다.

국내 상장사 CEO의 여성 비율은 0.73%에 불과합니다. 국회의원 300명 중 여성의원의 비율은 16.3%입니다. 이는 국제의회연맹(IPO)의 여성 국회의원 비율 조사(190개국 중 113위)의 결과입니다. 2015년 6월,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작성한 1960년대 후반 이후 최초로 여성인구가 남성인구를 넘어섰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성비는 51:49로 여성인구가 조금 더 많습니다. (출처: 행자부 주민등록인구통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많은 영역에서 여성들의 모습이 제대로 보이고 있지 않으며 여성들이 여성들을 스스로 대변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현실인 것입니다.

이러한 성별에 따른 구조적인 차별과 억압부터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요? 여성과 남성의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실현돼야 합니다. 남녀임금격차가 해소돼야 합니다. 고용의 형태와 성별 차이에 따른 임금 불평등이 없어져야 합니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실현돼야 합니다. 남성이 100만원 벌 때, 여성은 60만원을 버는 세상에서 여성에게 모든 경제적인 비용을 남성과 동일하게 부담하라고 하는 주장은 불공평하기 때문입니다.

20대에는 남녀소득에 큰 차이가 없을 수 있습니다. 많은 남성들이 군대를 다녀온 후 동년배의 여성들보다 경제활동을 더 늦게 시작하기도 하기 때문에 20대까지는 오히려 여성들의 경제력이 더 높기도 합니다. 저는 데이트 비용을 함께 내는 것에 반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둘의 경제적 상황에 맞게 할 일이라는 것 입니다. 커플들의 상황에 따라 여성이 더 많이 낼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하는 커플들이 많이 있습니다. 또한 저를 비롯한 많은 커플들이 데이트통장을 만들어서 공동으로 관리하며 공평하게 데이트 비용을 쓰기도 합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점은 '모든 여성들이 얻어먹는 것을 당연시 여긴다.' 혹은 '한국여자들은 다 그렇다'는 생각은 편견과 혐오를 야기하는 고정관념이라는 것 입니다.

그리고 남성이 여성보다 더 많은 경제적인 부담을 지고 있는 현상은 단순히 경제력의 차이 때문만이 아닙니다. 한 가정 속에서 남성은 여성과 자녀들의 생계와 안위를 전적으로 책임지는 '가장'의 위치를 가지고 여성과 자녀들은 남성에서 종속된 '소유물'처럼 여겨지던 인습적이고 고정관념적인 가부장제(patriarchy) 사회관념 때문입니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돈을 벌고 돈을 내는 행위 자체가 가져올 수 있는 '권력'이 있기 때문에 그 권력을 이용하여 관계 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많은 남성들은 과거로부터 유지해 오던 그 권력을 잃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그 권력을 유지하는 것이 때로는 너무나 부담스럽고 고통스러워도 그것을 포기하는 순간 자신의 남성성과 권위가 상실된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여전히 많은 남성들이 여성들이 스스로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존재로 자유롭게 살기 원하는 것이 아니라, 남성들의 보호 아래 순종적으로 살기 바랍니다. 그런데 이는 결국에 남성들에게도 억압이고 차별이며 고통입니다.

사회는 출생 시의 정해지는 성별, 즉 '지정성별(assigned sex at birth)'에 따라 남자와 여자가 각각 어떤 성격을 가져야 하는지,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어떤 성별의 사람에게 끌려야 하는지 등을 규정합니다. 예를 들어 남성의 경우 감정표현을 자제하고(울면 안 됩니다!) 최대한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하며 육체적으로도 강인해야 합니다. 그는 중저음의 낮은 목소리와 남자다운 말투를 가지고 남자다운 행동들을 해야 합니다. 또한 그는 당연히 여성과 사랑에 빠져야 하고, 그 여성을 위해 돈을 많이 벌 수 있어야 합니다. 여성을 위해 맛있는 식사와 좋은 선물을 대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조건들에 부합하지 못하는 남성은 '남자다운' 멋진 남성이 아닙니다. 이런 성역할과 성표현에 의한 억압은 여성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성평등은 모두에게 이롭습니다. 여성해방은 곧 남성해방이기 때문입니다. 여성들에게 그 동안 빼앗겼던 권리, 주체성, 목소리, 자유, 경제력 등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일은 남성들에게 그 동안 강요되었던 과도한 책임과 부담에서 해방 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입니다. 여성과 남성 그리고 모든 인간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성별이라는 사회적 정체성 내에서 발생하는 '성차별'이라는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데 남성들이 지금은 여성상위 시대라며 이제는 자신들이 오히려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하는 주장은 유색인종의 사람들이 인종이라는 사회적 정체성 내에서 발생하는 '인종차별'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데 백인들이 이제는 자신들이 오히려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인종차별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백인혐오가 아니듯이 성차별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남성혐오가 아닙니다.

'이제 남성들이 오히려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흔히 범하는 오류는 자본주의의 근본적인 문제이자 우리사회의 노동인권 문제를 '여성들 때문에 남성들이 고통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을 '수평폭력'이라고 부릅니다. 자본과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에게 불만을 표현하고 자신들의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기보다 자신보다 더 약한 사람들에게 분노를 표출하게 되는 것 입니다. 예를 들어, 자본가들의 욕심 때문에 발생하는 실업문제를 여성들과 외국인들이 남성들의 일자리를 빼앗았다며 여성들과 외국인들을 실업문제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현상 등을 말합니다.

우리사회는 남녀 모두가 다 힘든 헬조선이 되었습니다. 남성들이 성별이라는 영역에서 특권을 누리고 있다고 해서 남성들 모두가 살기 편한 세상은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들 중 고용안정성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는 노동시간 1위, 수면시간 최저, 산업재해 사망률 1위 등 많은 영역에서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노동자들(가사 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평안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사회구조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국가의 정책과 철학을 가지고 나아가야 합니다. 그런데 '쉬운해고'를 포함한 노동개악으로 오히려 계속 그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 우리사회의 현실은 정말 너무나도 절망적이고 슬픕니다. 지금은 우리 모두가 함께 분노하고 행동해야 할 때 입니다.

빈곤은 사회문제입니다. 절대 개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없어질 수 있는 그리고 반드시 없애야만 하는 사회문제 입니다. 사회 구조적으로 접근해야 하며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일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일 할 수 있고 일하는 모든 사람들은 적절한 보상을 받아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더 나아가 알파고 이후 인공지능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는 '노동'이 아니라 '존재' 자체로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을 수 있는 사회를 목표로 해야 합니다.

저는 지금 우리사회의 여성들이 남성들에게 의존적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경제적, 정서적 그리고 모든 면에서 한 남성에게 전적으로 의지해서 살아가려는 여성들은 많지 않습니다.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겠다는 '비혼'을 선언하는 여성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직장과 가정에서의 이중, 삼중, 사중.. 다중노동(직장, 살림, 육아, 효도 등)에 시달리고 있는 여성들이 정말 많습니다. 우리나라 남성들은 OECD 국가들의 남성들 중에서 가정에서 가장 적은 시간(45분, OECD 평균 139분) 가사노동에 참여합니다. 여성들이 우리사회에서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는 주장은 허황된 주장입니다.

여성, 아동, 장애인, 외국인 혹은 그 누구도 우리사회에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고 남에게 기생하고 있는 사람들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사회를 구성하는 구성원들 모두는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득권층에서 우리들에게 '누군가(특히 사회적 소수자들과 약자들)는 너의 노동으로 인해서 불로소득을 취하며 공자로 편하게 살고 있다'는 마음을 심어주려고 합니다. 그러한 시도는 사람들을 서로 믿지 못하게 하며 연대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수단의 일종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우리사회 속의 각종 차별과 억압의 문제를 해결을 위해 현실을 인정하고 직면해야 합니다. 특권과 억압이 발생하게 만들고 유지시키고 있는 사회구조를 근본적이고 구조적으로 변화시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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