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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철교서 사망한 20대 작업자, 일용직 노동자로 투입 첫날 사고를 당했다

서울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에서 발주한 건설현장에서 20대 노동자가 작업 도중 추락해 사망했다. 지난 5월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승강장 안전문(스크린도어) 수리 노동자가 열차에 치어 숨진 지 98일만이다. 숨진 노동자는 작업에 투입된 첫 날 안전 관리자가 없는 현장에서 일하다 사망한 것으로 드러나, 서울메트로와 건설업체가 안전관리에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지선 성수역~용답역 사이를 잇는 장안철교 내진 보강공사 현장에서 건설업체 3s엔지니어링 소속 노동자 박아무개(29)씨가 지난 3일 오후 작업 도중 철교 아래 중랑천으로 떨어져 숨졌다. 박씨는 작업을 위해 설치 해놓은 비계(발판)를 철거하다가 사고를 당했다.

4일 서울 성동경찰서와 3s엔지니어링의 말을 종합하면, 박씨는 정식 직원이 아닌 일용직 노동자로 동료 노동자의 소개로 사고 당일 처음 내진 보강공사 현장에 투입됐다. 경찰 조사 결과, 사고 당시 작업 현장에서는 박씨를 포함해 5명의 노동자가 작업중이었으며, 안전을 관리·감독하는 현장소장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현재 사고원인에 대해서는 본격적인 수사를 하지 않았지만, 감리사가 없으면 현장소장이 건설 현장을 지켜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는 취지의 진술이 있었다”며 “본격적인 수사를 통해 이런 부분이 업무상과실치사 등 법 위반 행위인지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장소장은 “사고가 일어난 시각에 점심을 먹고 현장에 돌아오는 길이었다”면서도, “공사현장이 (지하철 4호선) 동작역과 구의역 등에 산재해 있다. 이런 현장에서 소장이 없다고 작업을 중지하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다. 내가 없더라도 공사부장 등이 나를 대리해 안전을 살피면 된다”고 설명했다. 3s엔지니어링은 서울메트로의 발주를 받아 2015년 1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장안철교와 건대입구역, 구의역 등 10곳에서 고가 및 교량 내진 보강공사를 하고 있다. 3일에는 장안철교와 구의역과 건대입구역 사이 고가 등 현장 2곳에서 작업이 진행됐다.

안전관리 매뉴얼이 제대로 지켜졌는지도 의문이다. 해당 현장소장은 “어느 현장에 가도 다 붙어있는 10대 안전수칙(산업현장 안전보건수칙 10계명을 일컫는 것으로 추정)이 매뉴얼이라면 매뉴얼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양곤 플랜트건설노조 노동안전실장은 “건설현장마다 위험요소가 다르다. 고공현장은 고공현장대로, 터널현장은 터널현장대로 각 현장에 맞는 매뉴얼이 각각 있어야 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서울메트로에서는 구의역 안전문 수리 노동자 사망 사고 이후 100일도 안돼 또다시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서울메트로 관례자는 “현재 경찰에서 사고에 대해 조사중에 있고 저희도 내부에서 조사중”이라며 “지금 뭐라고 답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서울메트로가 사고와 관련해 책임이 있는지도 살펴볼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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