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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이 고사성어를 잔뜩 쏟아내며 화려한 어록을 남기다

  • 허완
  • 입력 2016.09.04 12:21
China's President Xi Jinping speaks during the opening ceremony of B20 Summit ahead of G20 Summit, in Hangzhou, Zhejiang Province, China, September 3, 2016. REUTERS/Aly Song
China's President Xi Jinping speaks during the opening ceremony of B20 Summit ahead of G20 Summit, in Hangzhou, Zhejiang Province, China, September 3, 2016. REUTERS/Aly Song ⓒAly Song / Reuters

4일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개막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말의 성찬을 이뤘다.

각국 정상들은 사안별로 안보현안에 대해서는 예의 강경한 발언을 이어가면서도 자국의 각오나 상대와의 합의, 성과에 대해서는 찬사를 아끼지 않으며 화려한 발언록을 남기고 있다.

특히 주최국인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중국의 고사 성어를 곁들여가며 다양한 어록을 남겼다. 시 주석은 3일 B20(비즈니스 서밋) 개막연설에서 중국의 개혁·개방에 대한 각오를 '봉황열반(鳳凰涅槃)의 결심'이라는 말로 밝혔다.

이는 욕화중생(浴火重生)이라는 대구(對句)와 함께 전설의 새인 봉황이 500년이 흘러 생명이 다하면 자신을 불사른 뒤 잿더미 속에서 더 강하고 아름다운 존재로 거듭난다는 의미다.

시 주석이 평소 자주 언급해왔던 이 말은 봉황이 '불 속의 고통'을 견디는 것처럼 "중국이 개혁의 고통이나 개방의 후퇴에서 비켜서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강조한 말이다.

시 주석은 또 B20 회의에 참석한 기업인들을 상대로 사업상 계약이나 사람간 교제에서 연분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면서 중국의 한 고승이 남긴 말을 인용했다.

"사람을 돈으로 사귀다가 돈이 떨어지면 잊혀지고(以金相交 金耗則忘) 이익으로 사귀면 흩어지기 마련(以利相交 利盡則散)이며 권세로는 버려지고(以權相交 權失則棄) 정으로는 상처받게 된다(以情相交 情斷則傷). 오로지 마음으로 사귀어야 그 오래감이 이어질 수 있다(唯以心相交 方能成其久遠)."

중국과 함께 파리 기후협정을 공식 비준한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지구 구하기를 결정한 순간"이라는 말을 남겼다.

G20 회의에 즈음해 중국 매체에서는 중국식 발전모델을 뜻하는 '중국 방안'도 자주 등장하는 용어다. 서구식 발전모델을 채택하지 않고도 발전을 이룩한 중국식 모델을 세계 각국이 주목하고 있다며 중국의 혁신, 구조개혁, 협력발전 모델을 다른 나라에도 적용해 세계경제의 회복을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중국이 경제, 과학기술, 문화 등 영역에서 세계가 주목할만한 성취를 이루고 국제적 지위도 계속 높아지며 국제무대에서 갈수록 중요한 가이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발언을 그 근거로 들었다.

'중국방안'과 함께 처방전을 뜻하는 '약방'(藥方)이라는 용어도 자주 등장한다. G20 정상회의을 계기로 중증의 세계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한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섞인 말이다.

월나라 구천의 복수전에서 유래된 말로 항저우에서 비롯된 고사성어인 와신상담(臥薪嘗膽)도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다. 아편전쟁 이후 200년 가까이 굴욕 속에 와신상담해왔다고 생각하는 중국인들은 G20 정상회의를 '중화부흥'의 신호탄으로 삼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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