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의원들이 정세균 국회의장의 연설에 항의하며 밤 사이 국회의장실에서 '점거농성'을 벌였다.
사건의 발단은 1일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나온 정 의장의 연설이었다.
정 의장은 이날 연설(전문)에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고위공직자수사처, 사드 배치 등에 대해 언급했다.
그러자 새누리당은 "야당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국회의장을 믿고 상대하고 국회 의사일정을 맡길 수 없다"(정진석 원내대표), "대한민국 국회를 뭘로 본거냐. 잘못했으면 사과를 하고 사퇴해야 한다"(김성태 의원), "의장님 말씀을 용납할 수가 없다. 사퇴하라"(박대출 의원)고 반발했다.
급기야 새누리당 의원 70여명은 이날 밤 국회의장실을 항의방문했다. 이 과정에서 출입을 막는 의장 비서실장과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였고, 폭언이 오가기도 했다. 의장실 경호원의 멱살을 잡은 의원도 있었다.
국회의장실에 들이닥친 새누리당 의원들은 사과와 사퇴를 요구했고, 사실상 점거 상태가 이어졌다.
그러자 정 의장도 발끈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의원들의 항의를 한참 듣고 있던 정 의장은 "여러분들은 지금 예의를 넘으셨다. 지금 이게 뭐하자는 거냐"고 발끈했다. 그러면서 "이게 지금 뭐하자는 겁니까. 이 상태로는 대화를 나눌 수 없으니 돌아가세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스1 9월2일)
대치가 지속되자 정 의장은 '내일 아침까지 숙고할 시간을 달라'고 말했고, 새누리당은 점거를 풀고 의장실을 빠져나왔다. 약 1시간 50분 만이다.
한편 2일 아침,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우병우의 '우'자에 경기를 하면서 정기국회 첫날 회의장을 박차고 나간 새누리당의 무모함과 무책임성을 꾸짖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우리도 대통령이나 총리의 시정연설 등 많은 연설을 국회 본회의장에서 듣지만 그 내용이 새누리당 주장과 유사할 때도 존중해서 경청했다"며 새누리당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