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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상은 교통체증에서 인류를 구원할 건 자율주행차 밖에 없는 이유를 잘 보여준다 (동영상)

  • 허완
  • 입력 2016.09.01 14:47
  • 수정 2016.09.01 14:49
ⓒshutterstock

도심이나 고속도로 등에서 교통체증이 빚어질 때마다 사람들은 늘 이렇게 생각한다.

'어디 사고 났나?'

그러나 많은 경우, 사고 같은 건 없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어느 순간 다시 교통 흐름이 뻥 뚫리는 것.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말이다. (정말 아무 일도 없었던 게 맞다.)

'유령체증(phantom jam)'은 바로 이런 현상을 가리키는 용어다. 물론 교통체증의 원인은 그게 전부가 아니다. 실제로 사고가 났을 수도 있고, 공사중일 때도 있다. 차가 너무 많을 수도 있다. 그밖에도 온갖 다양한 이유로 교통체증이 빚어진다.

그러나 CGP Grey가 제작한 이 영상에 따르면, 인류를 모든 종류의 교통체증에서 구원할 방법은 딱 하나 뿐이다. 모든 자동차를 자율주행차로 만든는 것.

The Simple Solution to Traffic - CGP Grey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도로 위를 달리는 모든 자동차가 자율주행차일 때의 얘기다. 인간에게서 운전대를 완전히 빼앗은, 그러니까 꽤 먼 미래의 얘기라는 것.

수학과 물리학에는 교통체증 같은 교통흐름 및 예측에 대한 다양한 이론과 연구 결과가 나와있다.

수학적인 설명 중 하나로는 '파동방정식'이라는 게 있다. 엄청 어려운 얘기일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이런 얘기다.

자동차를 운전하고 가는 사람이 앞에 신호가 바뀌는 것을 보고 브레이크를 밟으면, 잠시 뒤 그 뒤를 따르는 차가 제동을 걸고, 그 다음 차가 또 잠시 뒤에 제동을 건다. 이런 일은 마치 퍼져 가는 물결처럼 그 길을 따라 교통량에 차례차례 영향을 미치고, 여러 길에서 각각 생긴 영향은 길이 얽힌 곳에서 서로 섞인다. 이런 현상은 바다에 이는 파도가 이리 저리 합쳐지고 스러지는 것과 매우 비슷하다. 제각기 다른 파도가 때로는 합쳐져 솟다가 끝내 힘을 이기지 못하고 부서지며 흰 물보라를 내듯이, 교통의 물결도 어딘가에서 합쳐져 그 교통량이 폭주하면 꽉 막혀 오도가도 못하는 교통체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래서 파동방정식 이론이 바다 물결과 교통 소통을 함께 설명하는 것이다. (김강태 포항공대 수학과 교수, 한겨레 2002년 3월21일)

이렇게 교통체증이 순식간에 파동처럼 번져가는 근본적인 이유는 하나다. 인간의 반응속도에는 한계가 있고, 인간의 판단은 정확하지 않을 때가 매우 많기 때문.

영국 엑서터·브리스톨대, 헝가리 부다페스트대 공동 연구팀은 2007년 영국 최고 권위의 왕립학술원(Royal Society) 학회보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운전자들의 ‘반응 시간 지체(reaction-time delay)’를 ‘유령 체증’의 원인으로 꼽았다.

가령 고속도로에서 차들이 꼬리를 물고 달리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맨 앞에 달리던 대형 트럭이 갑자기 차선을 바꾸면 뒤차들은 줄줄이 속도를 줄이게 된다. 하지만 운전자가 앞차의 움직임을 보고 반응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그 때문에 앞차가 감속을 하면 뒤차 운전자는 충돌을 피하기 위해 뒤늦게 앞차보다 더 큰 폭으로 속도를 줄이게 된다. 그 뒤차, 그 뒤의 뒤차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이 수㎞에 걸쳐 누적되면, 결국 무리의 맨 뒤쪽 차는 아예 멈춰 서게 된다는 것이다. (중앙일보 2011년 3월30일)

2004년 6월 물리학 저널 '피지컬 리뷰 레터스' 등에 소개된 서울대 물리학부 김두철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풀어서 설명한 과학동아 기사에는 이런 내용도 있다.

앞차가 자신보다 빨리 달리고 있거나 전방 도로 상황이 좋아보이면 운전자는 쉽게 상황을 낙관한다. 그래서 허용된 최대 속도보다 더 빨리 달린다는 것.

반대로 전방이 막힐 것 같아 보이면 도로 상황을 쉽게 비관해 속도를 늦춘다. 운전자가 도로 상황을 나름대로 판단하고 예측해서 속도를 조절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처럼 운전자가 도로 상황을 판단할 때 ‘오버’하는 경향을 ‘과반응’이라고 정의했다. 그리고 차량 움직임을 표현한 수학식에 과반응 효과를 포함시켰더니 자유흐름에서 차량이 몰려달리는 현상이 그대로 재현됐다. (과학동아 2004년 10월호)

많은 운전자들은 운전이라는 행위 그 자체를 즐기고 사랑한다. 뻥 뚫린 도로 위를 달릴 때의 그 해방감, 자유, 환희. 그걸 대체 무엇과 바꿀 수 있을까?

그러나 우리는 또한 인간이 최악의 드라이버라는 사실을 부인해서는 안 된다. 집중력도 떨어지고, 반응속도도 느리며, 꽤 변덕스럽고 고집스럽기 짝이 없는.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고?

위 영상의 한 장면을 다시 살펴보자.

"인간은 절대로 이렇게 운전할 수 없다."

그렇다. 결국 자율주행차가 인류를 교통체증에서 구원할 것이다. 당장은 아니고, 꽤 먼 미래에.

(H/T : JALOP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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