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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세기는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미국의 세기가 끝나가고 있다는 학자들이 있다. 대개 중국, 인도 등으로 새로운 패권이 이동 중이고 미국의 빚잔치가 영속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그와 반대 주장의 학자들도 있다. 미국이 패권의 자리를 언젠가는 내놓겠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는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이런 주장을 편 학자 중 조지프 S. 나이가 있다. 현재 하버드 대학 교수로서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외교 자문을 맡고 있다. 군사력을 의미하는 ‘하드파워’의 대척점에 있는 ‘소프트파워’와 ‘스마트파워’ 개념은 민주당 정권에서 두루 사용되는 개념이다. 조지프 S. 나이는 미국 국제정치의 방향을 결정하는 키맨인 셈이다. 어떤 점에서 그는 미국의 세기가 끝나지 않았다고 봤을까?

1. 중국의 세기는 오지 않는다.

앞서 말한 대로 중국의 시대가 조만간 열린다고 보는 학자들도 많다. 역사학자 니얼 퍼거슨이 대표적이다. 특히 지난 30년 간 빠른 경제성장을 보여온 것이 그 근거다. 중국 제품의 질도 급속도로 올라가고 있다. 각 분야에서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다. 이 정도면 미국에 필적할 만한 상황 아닐까? 그런데 조지프 S. 나이는 아직 멀었다고 한다.

“중국의 전반적인 GDP가 어떤 방법으로 산정하든 미국보다 앞서게 되고, 두 나라 경제규모가 같아진다고 하더라도, 경제를 구성하는 세부사항에서는 같을 수가 없을 것이다. 중국에는 지금도 광대한 면적의 미개발된 오지가 있고, 급속히 진행되는 도시화를 비롯해 수많은 난관이 앞에 가로놓여 있다. …. 현재 첨단 군사 장비를 대거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군사력은 중국과 비교할 때 10대1로 우세하다. 미국 동맹국들의 군사력을 포함시키지 않고 비교해도 그렇다. 더구나 중국은 세계를 무대로 사용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군사력 실행능력을 아직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 …. 중국은 정부가 소프트파워를 만드는 주역이라고 잘못 생각하고 있다. 지금은 정보가 부족한 세상이 아니다. 관심이 부족할 뿐이다. 관심은 신뢰에 바탕을 두고 만들어지는데, 중국 당국의 선전 공세는 사람들로부터 거의 신뢰를 받지 못한다.” (책 ‘미국의 세기는 끝났는가’, 조지프 S. 나이 저)

2. 미국은 로마와 다르다.

역사 상 세계를 호령하던 제국들이 있었다. 페르시아제국, 로마제국, 몽골제국, 대영제국 등이 그들이다. 그러나 대개 미국은 로마에 비유된다. 전세계의 표준(법 등 각종 규율)을 만들었고 문화를 전파했다는 점이 유사하다. 자신들의 조상격이라고 생각하기에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런데 조지프 S. 나이는 제국이 된 후 내부 시스템의 붕괴로 몰락한 로마와는 미국이 다르다고 보았다. 어떤 점에서 그럴까?

“고대 로마는 생산성이 없는 경제를 갖추고 있었고, 사회는 내부전쟁에 의해 사분오열되고 만연한 부패에 시달렸다. 그리고 정치적 장치들은 로마가 스스로를 지킬 수 없을 정도로 무너져 있었다. 이런 다른 점들 때문에 지속적으로 미국을 로마에 비유하는 것은 곤란하다. …. 미국 문화는 여러 군데 균열이 나 있지만, 그래도 아직 관리 가능한 수준이고, 과거에 있었던 여러 경우만큼 위험한 단계도 아니다. … 미국사회는 외부세계로 문이 열려 있고, 무엇보다도 이민자들을 받아들임으로써 스스로를 쇄신해 나갈 수 있다. 미국 경제는 과거보다 느리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을 사용하고 상용화하는 면에서 여전히 혁신적이다.” (책 ‘미국의 세기는 끝났는가’, 조지프 S. 나이 저)

3. 미국은 국제 시스템에서 최대 국가로 남을 것이다.

예전에는 국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간단했다. 나쁜 편이 쉽게 파악되었다. 선악으로 가르기 편했다. 지금은 너무나 복잡해졌다. 어제의 적이 오늘 적의 적이 되는데 내 편도 아닌 상황이 일어난다. 누가 공격하는지 파악조차 어려운 사이버 테러도 상시화되었다. 국제간 협력이 더욱 정교하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그 경우 리더 역할을 누가 할 것인가?

“우리는 마약에서부터 전염병, 테러리즘에 이르기까지 점점 더 국경에 구멍이 많이 뚫리는 세계에 살게 되었다. 따라서 이제 각국은 소프트파워를 이용해 네트워크를 만들고, 공동의 위협을 해소시키고 도발자들에 대처할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 …. 새로운 세계에서도 전 지구적인 집단 공공재화를 만들고 제공하는 일에 리더십을 발휘할 이 최대 국가의 위상은 여전히 강력하게 남을 것이다.”(책 ‘미국의 세기는 끝났는가’, 조지프 S. 나이 저)

조지프 S. 나이 교수의 미국에 대한 전망은 한 줄로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

“미국의 세기는 아무리 짧게 잡아도 앞으로 수십 년은 더 지속될 것이다. 하지만 이제부터 다가올 미국의 세기는 헨리 루스가 그 말을 처음 만들어 소개했을 때와는 많이 다른 모습일 것이다.” (책 ‘미국의 세기는 끝났는가’, 조지프 S. 나이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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