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개·폐회식 연출을 맡았던 디자이너 정구호(51)씨가 30일 사의를 표명했다. 불과 17개월 밖에 남지 않은 평창동계올림픽 준비에 차질이 우려된다.
정구호씨의 사의 표명에는 송승환 총감독과의 갈등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한다. SBS는 다음과 같은 평창올림픽 조직위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송승환 총감독이 원래 1년 반 전에 정구호 씨를 미술감독으로 쓰려고 했는데 정구호 씨가 거부해 무산됐다. 그런데 문체부의 추천으로 연출가가 되면서 주도권 싸움, 쉽게 말해 ‘파워 게임’이 생긴 것이다. 개-폐회식을 바라보는 두 사람의 콘셉트가 기본적으로 다른 것도 마찰의 요인이 됐다. 송승환 씨는 초등학생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개-폐회식을 구상한 반면, 정구호 씨는 한국의 전통과 문화의 장점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SBS 8월 30일)
정구호씨는 애초에 조직위와 계약조차 맺지 못했기 때문에 '그만두는' 것도 아니라고 중앙일보에 말했다.
“그만두는 게 아니다. 조직위원회와 송 총감독이 계약을 안 해주기 때문이다. 2월부터 평창 일을 해왔는데 6개월간 돈 한 푼 받지 못했다. 구체적인 조건은 구두상으로 합의했는데, 계약을 차일피일 미루는 건 나가라는 얘기 아닌가.” (중앙일보 8월 31일)
정씨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쓰지 말고 연출진 명단에도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공식 요청했다고 한다. 그러나 조직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까지 채택된 개회식 공연 아이디어의 80%가 정씨의 것이라 정씨의 요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평창올림픽 개회식은 큰 차질을 겪을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