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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가 대중의 지지에 집착할 필요가 없는 이유

예술의 영역에서는 평론가들과 대중의 평가가 엇갈리곤 한다. 작가 입장에선 인정과 지지 둘 다 받으면 가장 행복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다. 인정은 예술 작품으로 평가 받는 것을 의미하고, 지지는 많은 사람들이 작품을 좋아하는 것을 뜻한다. 특히 지지를 구하는데 에너지를 쏟다 보면 예술 창작의 힘이 분산되곤 한다. 또한 예술가로서 주도권이 사라지게 된다.

그래서 예술가들이 지지에 집착하는 것은 위험하다.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을 좋아할지 아닐지 관심이 생기는 것은 본능에 가깝지만 거기에 매몰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그것에 대해 책 ‘예술가여, 무엇이 두려운가!’의 작가 데이비드 베일즈와 테드 올랜드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였다.

“대중이나 심지어 동료들로부터의 지지를 중요시하게 되는 순간, 감상자의 손에 위험할 정도의 큰 권한이 들려진다는 것이다. 더욱이 관중이나 청중은 창작자가 작품 창작에서 발전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실로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 인정할 입장이 못 된다. 그들은 완성된 작품에서 얼마나 감동적인지 또는 용기를 주었다거나 재미가 있었는지 등에 대한 평가는 잘할지 모르지만 창작 과정에 대하여서는 아는 것도, 흥미도 없다. 관중은 차후 문제이다. 유일하고 순수한 의사소통은 창작자와 그의 작품 사이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다.” (책 ‘예술가여, 무엇이 두려운가!’, 데이비드 베일즈, 테드 올랜드 저)

감상자의 권한이 극대화되어 예술가로서의 운신의 폭이 좁아진 예도 함께 책에 등장한다. 앞서 이야기한 대로 ‘위험할 정도로 큰 권한’인 셈이다.

“영화제작자 루 스터우멘(Lou Stoumen, 1917-1991, 미국의 사진작가이자 다큐멘터리 영화제작자로 오스카상을 수상했다)이 가슴 아픈 체험담을 들려준다. 아직 학생이던 때에 제작한 자신의 첫 영화를 손에 들고 명망 있는 교수이자 영화이론가인 슬라브코 보카피치를 찾아갔다고 한다. 그 교수는 가만히 영화를 보고 나서 영화가 끝나자 아무 말도 없이 일어나 방에서 나가는 것이었다. 당황한 스터우멘은 그를 뒤쫓아가서 물어보았다. “제 영화가 어땠습니까?” “무슨 영화 말인가?” 보카피치의 대답이다.” (책 ‘예술가여, 무엇이 두려운가!’, 데이비드 베일즈, 테드 올랜드 저)

지지에 매몰될 필요가 없는 예로 이 책에는 미술 작품 ‘마담X’가 다음과 같은 설명과 함께 등장한다.

“존 싱어 사전트의 ‘마담X’. 1884년 파리 사교계의 미모의 부인으로부터 의뢰를 받아 제작된 이 작품은 당시 지나치게 도발적이고 기교적이라는 이유로 좋은 평가는 받지 못하였으나, 부인이 풍기는 특유의 분위기를 사실적으로 대담하게 묘사한 수작으로 평가된다.” (책 ‘예술가여, 무엇이 두려운가!’, 데이비드 베일즈, 테드 올랜드 저)

이 작품 '마담X'를 감상해 보자. 지지하겠는가? 지지를 하지 않겠는가? (두 그림 중 왼쪽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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