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터키가 IS...가 아니라 쿠르드족을 거침없이 공격하고 있다

  • 허완
  • 입력 2016.08.30 11:42
Turkey's President Tayyip Erdogan points at the United Solidarity and Brotherhood rally in Gaziantep, Turkey, August 28, 2016. REUTERS/Umit Bektas
Turkey's President Tayyip Erdogan points at the United Solidarity and Brotherhood rally in Gaziantep, Turkey, August 28, 2016. REUTERS/Umit Bektas ⓒUmit Bektas / Reuters

인접국 국경지방에서 쿠르드계를 몰아내려는 터키의 군사작전이 시리아를 지나 이라크 북부까지 뻗쳤다.

터키 전투기가 29일 이라크 북부 가라 지역의 쿠르드계 목표물을 폭격했다고 관영 아나돌루통신이 보도했다.

터키군은 24일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를 척결한다는 명분으로 국경을 넘어 작전을 시작한 지 12시간만에 시리아 북부 도시 자라블루스를 IS로부터 탈환했고, 이후로는 쿠르드계 공격에 집중하고 있다.

터키군은 27∼28일 유프라테스강 서쪽 자라블루스와 만비즈 인근의 쿠르드계에 폭격과 포격을 퍼부었고, 이날은 시리아 국경을 지나 이라크 국경까지 작전 범위를 넓혔다.

터키군 소식통은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노동자당'(PKK) 목표물을 공습했다"고 아나돌루통신에 말했다.

쿠르드계 분리주의 무장조직인 PKK는 터키와 미국에서 테러조직으로 지정됐다.

지난해 터키정부와 PKK의 평화협상이 결렬된 후 터키군은 간혹 이라크 북부 쿠르드계를 공격했지만, 이번 군사작전처럼 시리아와 이라크에 걸쳐 대(對)쿠르드 군사작전을 벌이기는 처음이다.

쿠르드계는 2011년 시리아 내전으로 아사드 정권이 북부에서 군대를 철수하자 시리아 북부즉 서(西)쿠르디스탄 지역을 거의 장악했다. 쿠르디스탄은 전통적으로 쿠르드계가 거주한 땅을 가리키는 용어로, 터키 남동부, 시리아 북부, 이라크 북부, 이란 북서부에 걸쳐 있다.

시리아 쿠르드계는 IS 격퇴전에서 이달초 만비즈를 탈환한 후 이라크 북부(남쿠르디스탄)부터 서쪽으로 지중해까지 하나로 연결된 쿠르드 지역을 구축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터키는 이번 '유프라테스 방패' 작전에서 시리아뿐만 아니라 이라크 북부 쿠르드 기지를 무력화, 쿠르드계의 이러한 의지를 완전히 꺾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8일 이번 군사작전이 IS와 쿠르드계를 모두 겨냥한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일각에서는 터키가 쿠르드계를 지나치게 몰아붙이면 IS 격퇴전의 전열에 균열을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쿠르드계는 서방의 IS 격퇴전에서 지상군 역할을 하는 시리아민주군(SDF)의 주력이다.

미 국방부는 28일 터키군 공격으로 쿠르드계 인명피해가 속출하자 "무력충돌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터키는 멈출 뜻이 전혀 없다.

터키의 오메르 첼릭 유럽연합(EU) 담당 장관은 이날 "터키가 어떤 테러조직과 싸우고 어떤 조직을 무시할지에 대해서 누구도 이래라저래라 할 권리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국제 #터키 #이슬람국가 #시리아 #쿠르드족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