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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유명 레스토랑 주인은 무슬림 여성 손님을 '테러리스트'라고 지목하며 내쫓았다(영상)

프랑스의 한 유명 레스토랑에서 레스토랑 주인이 히잡을 쓰고 온 무슬림 여성 손님을 향해 ‘테러리스트’라고 가리키며 서빙을 거부하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레스토랑 주인은 영상이 공개되자 “의도적인 것이 아니었다”며 바로 사과했지만, 최근 프랑스에서 뜨거운 쟁점인 ‘부르키니’(무슬림 여성 전신 수영복) 금지 논란에 이번 사건까지 더해지면서 무슬림 여성에 대한 차별 논쟁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지난 27일, 프랑스 센생드니주 트랑블레앙프랑스에 위치한 레스토랑 ‘르 세나클’의 주인인 장 밥티스타가 이곳을 찾은 두 명의 무슬림 여성들을 ‘테러리스트’라고 지목하며 서빙을 거부했다고 프랑스 <르 파리지앵>등이 28일(현지시각) 전했다. 당시 영상을 찍은 화면을 보면, 밥티스타는 무슬림 여성들을 향해 “테러리스트들은 무슬림이고, 모든 무슬림들은 테러리스트다”며 서빙을 거부했다.

화가 난 여성들이 “우리는 인종차별주의자에게 서빙을 받고 싶지 않다”고 말하자, 밥티스타는 “(적어도) 인종차별주의자들은 사람을 죽이진 않는다. 당신과 같은 사람들이 이 식당에 오는 게 싫다”며 “당장 나가라”라고 소리쳤다. 화가 난 여성들은 “걱정 말라. 나갈 거다”라고 말하며 식당을 빠져나왔다.

지난 27일 레스토랑에서 쫓겨나기 직전 여성들이 찍어 공개한 영상

당시 여성들이 찍은 현장 동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지금 프랑스에서는 무슬림들이 식당 밖으로 쫓겨나고 있다. 대체 누가 공화주의적인 가치를 지키지 않는지 정말 궁금하다”, “단 하루라도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를 느끼지 않고 싶다. 이게 그렇게 과분한 요구인가?”라는 등의 댓글을 올리며 분노했다. 한 누리꾼은 최근의 부르키니 논쟁과 이번 사건을 연결지으며 “세나클에서 일어난 일은 정말 구역질난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곳에서 먹을 수 없고, 우리가 원하는 옷을 입고 해변에 갈 수도 없다. (무슬림은) 이등 시민이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튿날인 28일 이 소식을 들은 지역 무슬림 공동체 회원들이 식당을 찾아 항의하자, 밥티스타는 모여있는 사람들을 향해 “미안하다”며 사과했다. 밥티스타는 지역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1월 파리의 바타클랑 극장에서 테러로 숨진 사람들 중에 내 친구가 있는데, 히잡을 쓴 여성들을 본 순간 그런 사실들이 아주 나쁘게 뒤섞여 버렸다”고 전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실수를 저질렀다. 내가 생각하는 것과 말한 것은 실제로 다르다”고 해명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로랑스 로시뇰 여성인권가족부 장관은 성명을 내 “이번 사건이 인종차별 범죄에 해당하는지 밝히기 위한 수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시민단체인 ‘이슬라모포비아(이슬람 혐오) 반대 단체’(CCIF)는 “상처를 입은 두 여성들에게 심리적·법적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프랑스 최고법원은 지난 26일 부르키니 착용을 금지하는 시의 조처를 두고 “기본적인 자유를 심각하게 위반한다”며 중지 결정을 내렸으나, 니스를 비롯한 30여개 시에서는 이 결정에 불복해 항소하겠다고 밝히면서 프랑스에서는 부르키니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시 당국에서는 여성의 몸을 가리는 부르키니가 프랑스의 세속주의적 가치와 여성 인권에 반하는 일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인권단체 등에서는 부르키니 착용을 금지하는 것이 오히려 무슬림 여성들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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