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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시위서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공기총 산탄을 쐈고, 수백명이 실명 위기에 처했다

  • 김태우
  • 입력 2016.08.29 18:47
  • 수정 2016.08.29 18:48

인도령 카슈미르(잠무-카슈미르)에서 이 지역 분리를 요구하는 이슬람계 청년들의 시위가 두 달째 계속되는 가운데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130만 발 이상의 공기총 산탄을 쏴 수백 명이 실명 위기에 처했다.

29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그레이터 카슈미르 등은 인도 연방 내무부 산하 경찰기구 CRPF는 최근 잠무-카슈미르 고등법원에 제출한 자료에서 이번 시위가 시작한 지난달 9일 이후 한달여 130만발의 공기총 산탄을 사용한 것으로 밝혔으며, 이로인해 산탄을 눈에 맞은 부상자가 속출해 수백명이 실명 위기를 겪고 있다고 현지 의료진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현지 경찰은 산탄이 생명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과격 시위대를 막을 수 있는 무기이며 기본적으로 허리 아래쪽을 향해 쏘도록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지금까지 잠무-카슈미르 주도 스리나가르의 정부운영 슈리 마하라자 하리 싱(SMHS) 병원에만 570명 이상의 환자가 산탄을 눈에 맞아 치료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병원에 온 환자 가운데에는 8세 소년도 있었다.

이 병원 안과 과장은 산탄을 눈에 맞은 환자들은 망막과 시신경, 홍채가 손상됐다며 이들 환자를 "데드 아이"(Dead Eyes)라고 불렀다.

안과 전문의 S. 나타라잔은 현재 눈에 산탄을 맞은 환자들이 최소한 불이 켜지고 꺼지는 것은 감지할 수 있도록 회복시키는 것을 목표로 치료하고 있다고 NYT에 말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달 8일 카슈미르 청년들 사이에 인기가 많은 이슬람 분리주의 무장단체 히즈불 무자히딘의 청년 지휘관 부르한 와니(22)가 인도 치안 당국의 공격을 받아 사망하면서 촉발됐다.

와니의 사망 다음 날 그의 고향 트랄에서 열린 장례식과 주도 스리나가르에서 열린 추모식 등에 모인 수천명의 인파가 인도로부터 카슈미르의 분리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경찰은 시위대가 경찰서에 불을 지르고 무기를 탈취하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며 초기부터 실탄을 사용하는 등 강경 진압에 나섰고, 경찰의 발포로 시위대에 사망자가 나오면서 시위는 점점 확산했다.

지금까지 사망자는 민간인 68명, 경찰관은 2명으로 파악된다. 부상자는 실명위기 환자를 포함해 6천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정부는 현재 강경 진압에 대한 국내외의 비판이 커지자 진압 수위를 낮추고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라지나트 싱 인도 연방 내무장관은 최근 카슈미르를 방문해 시위대 해산을 위해 산탄 공기총 대신 다른 비살상 무기를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인도 정부는 또 카슈미르 주요 지역에 내렸던 통행 금지조치를 52일만인 이날 대부분 해제했다.

하지만 이날 스리나가르와 북부 반디포라 등에서는 여전히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는 등 시위를 계속했고 경찰은 허공을 향해 총을 쏘거나 최루탄을 쏘며 해산 작전을 펼쳤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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