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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알면 까먹을 수 없는 무화과의 정체

  • 김도훈
  • 입력 2016.08.26 07:39
  • 수정 2017.08.25 10:47

아티초크가 사실은 꽃이라는 것, 케이퍼는 꽃봉오리 절임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놀라웠을 것이다. 하지만 무화과의 진짜 정체, 그리고 무화과를 존재할 수 있게 하는 말벌에 대해서 알게 되면 우리가 알고 있었던 모든 진실을 의심하게 된다.

클로즈업!

간단히 말해 무화과는 과일이 아니라 뒤집힌 꽃이다. 무화과 나무는 사과나 복숭아처럼 꽃이 피지 않는다. 무화과 꽃은 배 모양의 꼬투리 안에 피고, 그게 자라면 우리가 먹는 무화과가 된다. 꽃 하나마다 씨가 하나 있고 껍질이 단단한 과일 하나를 만드는데 그걸 수과(瘦果)라고 한다. 무화과를 먹을 때 바삭바삭한 느낌을 내는 것이 이 수과다. 무화과 하나는 여러 개의 수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니까 우리가 무화과를 먹을 때는 과일 여러 개를 한꺼번에 먹는 셈이다.

하지만 무화과의 독특함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무화과 꽃이 안에서 피기 때문에, 독특한 수분 과정이 필요하다. 바람이나 벌이 꽃가루를 퍼뜨려 줄 수가 없다. 그래서 무화과 말벌이 필요하다. 무화과는 무화과 말벌이 유전자를 퍼뜨려 주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고, 무화과 말벌은 무화과에 애벌레를 까기 때문에 무화과가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이것을 상리 공생이라고 한다.

무화과 말벌 그림

무화과 말벌 암컷이 알을 낳으러 숫무화과에 들어간다(참고로 우리는 숫무화과는 먹지 않는다). 숫무화과는 말벌 알을 낳기 좋게 생겼다. 말벌 암컷이 무화과의 작은 입구로 들어갈 때 날개와 더듬이가 부러지기 때문에, 일단 들어가고 나면 나갈 수가 없다. 새끼 말벌들이 생애 주기를 이어가야 한다. 말벌 수컷 새끼들은 날개가 없이 태어난다. 왜냐하면 그들의 유일한 목적은 암컷들(말하자면 자매들)과 교미하고 무화과에 구멍을 파는 것이기 때문이다. 밖으로 나오는 것은 암컷 새끼들이다. 몸에 꽃가루를 묻히고 나온다.

무화과 말벌이 실수로 숫무화과가 아니라 우리가 먹는 암무화과에 들어갈 경우, 그 안에는 생식을 할 자리가 없다. 그리고 날개와 더듬이가 부러졌기 때문에 나올 수도 없다. 그러면 말벌은 무화과 안에서 죽는다. 안타깝지만 말벌이 무화과 안에 들어가야 우리가 무화과를 먹을 수 있다.

무화과 속의 바삭바삭한 것이 죽은 말벌은 아니니 걱정 말라. 무화과는 피신이라는 효소를 사용해 말벌을 분해해 단백질로 만들지만, 외골격이 언제나 다 분해되는 것은 아니다. 무화과를 먹을 때 엄밀히 말하면 무화과 말벌을 먹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무화과 말벌은 엄청나게 작다는 사실에서 위안을 구할 수는 있다. 비건 중에서는 이 이유로 무화과를 먹지 않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Brain Stuff의 영상을 보면 수분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볼 수 있다.

당신이 이걸 알고도 무화과를 먹을 수 있다면, 본아뻬티!

허핑턴포스트US의 You’ll Never Be Able To Unlearn What Figs Are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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