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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 다양성을 가장 크게 위협하는 건 기후변화가 아니다

  • 김도훈
  • 입력 2016.08.25 12:05
  • 수정 2016.08.25 13:11

해수면 상승, 가뭄, 폭염 등의 전세계 기후 변화는 물론 지구에 타격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인간이 지구의 동식물 종들에게 주는 가장 큰 위협은 기후 변화가 아니다.

위협받고 있는 야생 동물들에 대한 새 분석은 벌목, 사냥, 농사 등 인간이 오래 전부터 해온 활동들이 더 크고 긴급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생물 다양성에 대한 매체 보도는 점점 기후 변화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으나, 과잉 개발과 농업이 ‘단연코 가장 큰 생물 다양성 저하의 원인’이라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이 연구는 네이처 저널에 발표되었다.

케냐 정부가 압수한 불법 밀렵 상아들을 불태우고 있다.

퀸즐랜드 대학교 박사 과정인 션 맥스웰이 이끄는 과학자 팀은 세계자연보전연맹이 선정한 위기종 레드 리스트의 수천 종을 분석했다.

벌목, 사냥, 어업, 식물 채집 등 과잉 개발이 생물 다양성을 가장 많이 죽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잉 개발은 세계자연보전연맹이 위기 혹은 위기근접으로 분류한 8,688종 중 72%에 영향을 주었다. 농업 활동은 62%의 종에, 도시 개발은 35%, 오염은 22%에 영향을 미쳤다.

조금은 놀랍게도 기후 변화는 이번에 연구한 11가지 위협 중 7위를 기록했다. 해수면 상승, 폭염, 태풍과 가뭄 등은 현재 8,688개 종 중 19%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맥스웰은 성명에서 ‘숙적’을 해결하는 것이 ‘생물 다양성 멸종 위기를 극복하는 데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핑턴 포스트는 맥스웰에게 연락을 했으나 대답을 받지 못했다.

벌채되는 아마존 우림

아프리카의 치타와 아시아의 털코수달을 비롯한 5,407종이 농업의 영향을 받으며, 수마트라 코뿔소와 서부 고릴라 등은 불법 사냥에 의한 개체수 감소가 계속되고 있다. 밀렵꾼들은 하루에 아프리카 코끼리 100마리 정도를 죽이는데, 목적은 오직 상아뿐인 경우도 흔하다.

기후 변화에 직접적으로 영향 받는 1,688종 중 하나는 코주머니물범인데, 이번 보고서에 의하면 최근 몇 십 년 동안 북동 대서양 북극해에서 개체수가 90% 감소했다고 한다. 주원인은 해빙 감소다.

이번 보고서에서 구체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으나 기후 변화의 전형이 된 생물은 산호다. 기록이 시작된 이래 ‘가장 길고 광범위한’ 백화현상으로 엄청나게 많은 산호초가 파괴되었다. 백화현상이 일어나면 해조류가 사라지고 산호가 하얗게 변하는데, 원인은 주로 해수 온도 상승이다.

백화현상이 일어난 뒤 죽어버린 오스트레일리아 리저드 아일랜드의 산호초

이번 보고서를 함께 작성한 세계자연보전연맹 과학과 지식 위원회장 토마스 브룩스는 기후 변화 대처도 중요하지만, 위기에 처한 전세계 종들에겐 더 급박한 위협이 있다고 뉴요커에 말했다.

“이 문제들에 대처하지 않으면 기후 변화를 막는다 해도 생물 다양성 대부분이 사라진다.”

몇 주 뒤 하와이에서는 세계자연보전연맹이 주최하는 세계자연보전총회가 열린다. 전세계의 환경 정책 입안자 수천 명이 모여 보전의 우선 순위를 정한다.

이번 보고서에서 연구자들은 세계자연보전연맹 위원들에게 종 상실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위협들에 집중할 것을 촉구했다.

“보호 구역을 잘 관리하고, 사냥 규제를 강제하고, 위기종이 살아갈 수 있도록 농업 시스템을 관리하는 등의 행동은 생물 다양성 위기 감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번 보고서를 함께 작성한 야생생물보호협회 과학과 연구 당담 제임스 왓슨이 발표한 성명이다.

허핑턴포스트US의 Climate Change Is Not The ‘Biggest Killer’ Of Biodiversity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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