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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선수는 협회의 실수로 물도 못 마시고 마라톤을 뛰었다

  • 김수빈
  • 입력 2016.08.24 12:55
  • 수정 2016.08.24 12:56
India's Jaisha Orchatteri Puthiya Veetil lies on the track after the women's 5000m final at the 15th Asian Games in Doha December 11, 2006. Veetil took the bronze medal.   REUTERS/Jerry Lampen  (QATAR)
India's Jaisha Orchatteri Puthiya Veetil lies on the track after the women's 5000m final at the 15th Asian Games in Doha December 11, 2006. Veetil took the bronze medal. REUTERS/Jerry Lampen (QATAR) ⓒJerry Lampen / Reuters

인도 여자 마라토너 O. P. 자이샤(33)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마라톤에서 자국 육상협회의 실수로 물 섭취를 못 한 채 완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이샤는 19일(한국시간) 경기를 마친 뒤 병원으로 후송됐으며, 이 사실이 알려지자 인도 체육부 장관은 조사하겠다고 나섰다.

24일 영국 매체 BBC에 따르면 쟈이샤는 자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제대로 음료를 섭취하지 못한 채 마라톤 경기를 완주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국 뉴스통신사 PTI와 인터뷰에서 "경기를 뛰는데 인도 선수들을 위한 테이블이 텅 비어있었다. 8㎞ 지점에 가서야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준비한 물을 섭취할 수 있었는데, 매우 부족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나라는 2㎞ 지점마다 음료를 준비했지만, 나는 충분한 물을 섭취할 수 없었고 레이스가 끝난 뒤 혼절했다"라고 밝혔다.

자이샤는 경기 후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그는 "포도당 결핍 증상 등 여러 가지 문제로 죽을 뻔했다"라고 주장했다. 자이샤는 "마라톤 규칙에 따라 다른 팀이 준비한 물은 먹을 수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인도 육상협회는 자이샤의 인터뷰 내용을 반박했다.

인도 육상협회 CK 발산 회장은 "우리는 음료를 제공할 수 있었지만, 선수나 코치가 별다른 요청을 하지 않았다"라면서 "마라토너에게 음료를 제공하는 건 리우올림픽 조직위원회의 책임이다"라고 PTI를 통해 밝혔다.

자이샤는 육상협회의 변명에 고개를 저었다. 그는 "경기 후 왜 물을 준비하지 않았는지 협회에 문의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협회가 무책임한 행동을 했다"라고 재반박했다.

자이샤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 1,500m에서 동메달을 수상한 인도 육상 중장거리 간판선수다. 하지만 인도 체육 단체의 안일한 준비로 최악의 환경에서 경기를 치렀다.

자이샤는 2시간 47분 19초의 기록으로 89위를 기록했다.

자이샤의 사연이 소개되자 인도 내 비판 여론이 뜨거워지고 있다. 인도는 12억 명의 인구를 자랑하지만, 올림픽마다 저조한 성적을 거둬 자국 내 비판 여론이 크다. 리우올림픽에서도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하는 데 그쳤다.

자이샤의 주장이 세상 밖으로 알려지자 인도 당국은 뒤늦게 진화에 나섰다.

인도 체육부장관 비제이 고엘은 "자이샤의 주장을 토대로 면밀히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고엘 장관 역시 비판의 목소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는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 리우올림픽 경기장에 허가받지 않은 지인들을 데리고 다녀 여러 차례 스태프에게 저지당했다. 고엘 장관은 오히려 스태프에게 "내가 누군지 모르느냐"라며 무례하게 굴거나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 언론의 지탄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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