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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와 정치적 보수성 사이에 묘한 연관이 있다

  • 김도훈
  • 입력 2016.08.24 07:11
  • 수정 2016.08.24 07:12

부유한 새누리당 의원들이 다른 사람들을 낮춰본다고 느낀 적이 있다면, 그 느낌이 맞을지도 모른다.

영국인들을 조사한 최근 연구에 의하면 키가 큰 사람들이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견해를 갖고 우파 정치인에게 투표하는 비율이 더 높다고 한다.

“키를 제외하고 거의 똑같은 특징을 지닌 두 사람을 비교했을 때, 평균적으로 키가 더 큰 사람이 정치적으로 더 보수적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오하이오 주립 대학교 정치학 조교수 사라 왓슨이 보도 자료에서 밝혔다.

경제 컨설팅 기업인 베이츠 화이트 LLC의 선임 경제학자 라즈 아루나차람과 왓슨은 6월에 영국 정치학 저널에 이 결과를 발표했따.

이렇게 이상한 상관 관계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소득에 답이 숨어 있을지 모른다.

“우리의 발견은 처음 보면 좀 이상하게 느껴지겠지만, 신장이 정치적 선호를 결정한다는 사실은 키가 큰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돈을 더 많이 번다는 요인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왓슨이 허핑턴 포스트에 말했다.

키가 큰 사람들이 돈을 더 많이 버는 경향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어느 분석에 의하면 키가 1인치(약 2.5cm)더 커질 때마다 연봉이 약 800달러 늘어났다. (이것이 놀랍게 느껴진다면 사람들은 직장에서 온갖 자의적이며불공평한 이유로 다르게 대우받고 승진하고 연봉을 받는다는 걸 기억하라.)

“많은 연구에서 ‘신장 프리미엄’의 증거가 발견되었다. 여러 나라와 역사적 배경에서 키가 큰 사람이 경제적 사정이 더 나았다는 증거가 있다.” 왓슨의 말이다.

그리고 부자는 보수적으로 투표하는 경향이 있다. 왓슨과 아루나차람이 지적하듯, 연 소득이 1,000파운드 영국의 보수당에 투표하는 경향이 2~3% 정도 증가했다.

이들은 키와 정치적 선호의 연관을 설명할 수 있는 다른 요소들을 확인했으나, 소득이 주요 변수인 것으로 보였다.

“우리는 인종, 교육받은 기간, 인지, 의료 서비스 사용 등의 다른 요소들을 확인해 보았지만 소득이 가장 큰 변수였다.” 왓슨의 말이다.

사실 연구자들이 관심을 가진 것은 소득, 그리고 소득이 투표 행동과 정치적 성향에 미치는 영향이었다. 그러나 사람의 소득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안정적인 수치로 신장을 선택한 것이다.

“우리는 인류학 연구들, 그리고 학자들이 예전부터 키를 경제적 안녕의 대리로 사용해 왔던 경제학의 역사를 알고 있었다. 현대 노동 시장에서 신장 급여 프리미엄에 대한 연구도 알았다.” 왓슨이 말했다. 왓슨은 자신은 키가 150cm 밖에 되지 않아 특히 이 연구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나는 키가 작은 사람들이 노동 시장에서 차별을 받는 게 불공평하다고 생각했다.”

영국 유권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키가 1인치 커지면 보수당 지지 확률이 0.6% 높아진다고 한다. 보수당에 투표할 확률도 그만큼 높아졌다.

이는 키가 하위 10%인 사람과 상위 90%에 속하는 사람을 비교하면, 키 큰 사람이 보수당에 투표할 확률이 10% 더 높다는 뜻이다. 왓슨은 이것은 사소한 차이가 아니라고 말하지만, 설명하지 못하는 정치적 신념의 변수도 물론 다양하다.

미국의 보수당은 미국인이 생각하는 보수주의와 완전히 똑같지는 않다. 미국에만 해도 재정적 보수, 사회적 보수, 정부 제한을 주장하는 보수, 네오콘 등이 있고, 이 모두를 섞은 보수도 있다.

그러나 왓슨과 아루나차람은 키가 큰 영국인들은 미국의 공화당원들이 좋아할 만한 견해를 최소한 몇 가지 가지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 이번 연구에서 키가 큰 사람들은 공공 서비스와 기업이 국영화되어야 한다거나 정부가 수익의 한도를 정해야 한다는 생각에 반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번 연구에서 사용한 데이터는 영국의 성인 1만 명 정도를 대상으로 직접 제출한 신장, 소득, 정치적 신념, 투표 행동에 대한 영국 가구 패널 조사 데이터다. 영국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한 이유는 여러 변수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 결과가 영국인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닐 수 있다. “이론적으로 이 결과가 미국에도 적용되지 않으리라고 생각할 이유는 없다.” 왓슨의 말이다.

그러나 왓슨은 인간은 복잡한 동물이라는 것을 지적한다. 소득이나 신장이 정치적 견해의 완벽한 예측 변수일 거라 생각할 수는 없다. 앤트맨이 대선에 대한 견해를 밝히기 전에는 영영 알 수 없을지도 모른다.

허핑턴포스트US의 There’s A Strange Link Between Height And Political Conservatism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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