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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국 의원은 'EU가 리우올림픽 1위'라는 트윗에 반박하며 '대영제국이 1위'라는 트윗을 올렸다

  • 허완
  • 입력 2016.08.23 12:19
  • 수정 2016.08.23 12:27

브렉시트 찬성파인 영국 보수당 의원이 리우올림픽에서 성공을 거둔 영국 대표팀의 성과를 유럽연합(EU)와 연결지으려 한 유럽의회의 트윗에 반박했다.

유럽의회는 회원국 선수들이 거둔 메달 개수를 포함한 뒤, 유럽연합이 미국과 중국을 제치고 리우올림픽에서 종합 1위를 기록했다는 트윗을 올렸다. 여기에는 물론 아직까지는 EU 회원국으로 남아있는 영국도 포함되어 있다.

유럽연합 잔류파와 탈퇴파가 모두 이 트윗에 경악한 가운데 헤더 휠러 의원은 자신이 생각하는 올림픽 순위에 대한 트윗을 올렸는데, 이건 정말이지 최악이었다.

이 트윗에 담긴 이미지에는 '제국이 금메달을 향해 간다'는 제목과 함께 메달 순위를 크게 세 집단으로 분류했다. '대영제국'과, '(브렉시트 이후의) 유럽연합', 그리고 '나머지 세계'였다. 1위는 '대영제국'이다.

그는 "이게 바로 제가 말하는 승리입니다!!! 영국 대표팀, 그리고 우리 모든 커먼웰스(과거 대영제국의 일원이던 국가들의 연합) 동료들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무역 협정을..." 이라고 적었다.

그렇다. 배경에 깔린 지도에는 과거 영국 식민지였던 국가들이 분홍색으로 칠해져 있다. 18세기 후반에 독립을 위해 싸우기 전까지 식민지로 남아있던 미국 동부의 13개 식민지들도 포함되어 있다.

제임스 맥킨토시 (월스트리트저널) : "(이 지도의 다른 많은 나라들 말고도) 식민지배에서 벗어나려고 치열하게 싸웠던 13개주는 아마 썩 기분이 안 좋을 것 같음"

한 기자는 "내가 본 국회의원의 트위터 콘텐츠 중 최악"이라고 지적했다.

제이미 로스(버즈피드 UK) : "가볍게 하는 말이 아니라 이건 내가 본 국회의원의 트위터 콘텐츠 중 최악이야."

그런가하면 영국 강점기 시절에서 고통을 겪었던, 세계 최대 인구를 자랑하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고 있는 누군가는 '대영제국'으로 묶이는 것을 별로 환영하지 않았다.

"인도에서 답합니다. 엿이나 실컷 쳐드세요."

또 다른 누군가는 왜 현재 존재하지 않는 제국들 중 유독 대영제국만 특별한 취급을 받아야 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나저나 로마제국 기록은 없음? 스페인 제국은?"

누군가는 특정 국가가 휠러의 집계 방식에서 어디에 속하는 것인지 물었다. 영국의 영토였으나 지금은 독립국가이자 EU 회원국인 아일랜드 공화국은 어디에 속하는 걸까?

"혼란스럽네요. 아일랜드는 대영제국인가요 아니면 EU에 들어가나요?"

그러나 이 트윗에서 아마도 가장 기이한 점은 여기에 언급된 금메달 개수가 리우올림픽 기간에 실제로 수여된 금메달 개수(307개)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점일 것이다.

조너선 헤인즈(가디언) : "여기에서 가장 거슬리는 건 이 숫자들이 전체 금메달 개수와 다르다는 것임."

적지 않은 사람들은 과거 영국 식민지들에 '대영제국' 딱지를 붙이는 것에 분노했다.

"놀랐다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트윗을 기다립니다. 캡처합시다."

"대영제국은 망했어요. 대량학살과 노예는 축하 할 일이 아니고요. 무식하고 모욕적인 트윗이네요."

"이거 진짜 직접 한 거임? 아무도 안 말린 거임?"

"이거 존* 멍청하군. 난장판 같으니라고."

그밖의 많은 사람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너선 엘리(파이낸셜타임스) : "최근에 지구라는 행성에 가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이게 패러디 계정이 아니라고? 씨*...."

"헤더 휠러 의원님에 따르면, 우리는 EU를 떠나서 제국을 다시 건설할 거라고 한다. 대단하군."

"씨* 좆*"

그 모든 질문에고 불구하고 대답은 없었다. 휠러는 이 트윗 이후 아무런 트윗을 올리지 않고 있다.

그러나 어엿한 독립 국가들에게 식민 지배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 것이 과연 적절했는지를 둘러싼 논란 속에서도 한 트윗 이용자는 이 트윗에 담긴 이미지가 병맛이었던 점이 가장 불쾌했던 것 같다.

"빌어먹을 (박수) 그래픽 (박수) 디자이너나 (박수)영입하라고"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UK의 Olympics ‘British Empire’ Medal Tally Picture Tweeted By Brexiteer MP, Baffling Just About Everyone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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