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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의 육상 은메달리스트는 이 세레머니로 인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 김태우
  • 입력 2016.08.22 08:45
  • 수정 2016.08.22 08:50

에티오피아의 육상 선수 페이사 릴레사는 지난 21일 열린 마라톤 경기서 2시간 9분 54초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 대단한 기록보다도 더 주목을 받았던 건, 팔을 교차해 올린 그의 세레머니였다. 릴레사는 경기 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도 이 세레머니를 반복했다.

뉴욕 타임스에 의하면 릴레사의 세레머니는 반정부 시위의 일환으로, 정부의 무력 진압에 대한 반대의 뜻을 담았다. 에티오피아 국민의 30%가량에 해당하는 오로모 족은 정치경제적 소외감을 이유로 지난 해 반정부 시위를 시작했고, 인권 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Human Rights Watch)에 따르면 에티오피아 정부는 지난 11월부터 시위에 참여한 400명 이상을 살해했다.

릴레사는 경기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에티오피아 정부는 우리 국민들을 죽이고 있다. 오로모 족은 나의 부족이기 때문에 에티오피아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시위자들과 함께하고자 한다. 에티오피아로 다시 돌아간다면, 그들(정부)은 나를 죽일지도 모르겠다. 그들은 나를 정말 죽일 것이다. 나를 죽이지 않는다면 감옥에 넣을 것이다."라며 'X자' 세레머니의 의미를 밝혔다.

CNN에 따르면 올림픽 위원회는 정치적 의미를 담은 세레머니로 선수의 메달을 박탈한 전적이 있어, 릴레사의 메달 역시 박탈할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릴레사는 리우 올림픽 폐막식 중 열린 마라톤 시상식에 등장해 결국 은메달을 받았다.

사실, 메달보다 중요한 건 그의 추후 행방이다. '렛츠런 닷컴'이 공유한 영상에 따르면 릴레사는 올림픽 후에 이민 가능성을 내비치며, 미국과 케냐를 언급했다.

h/t New York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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