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앓던 7살 초등학생이 고층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추락해 숨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1일 인천 삼산경찰서에 따르면 20일 오후 5시 37분께 인천시 부평구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 14층에서 초등학교 1학년생 A(7)군이 1층으로 떨어져 숨져 있는 것을 행인이 발견해 112에 신고했다.
이 행인은 "갑자기 '퍽'하고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가 나 쳐다보니 아이가 쓰러져 있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조사결과 A군은 이 아파트 작은 방 창문을 통해 1층으로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당시 A군은 기저귀만 찬 상태였으며 아파트에는 A군의 계모 B(23)씨도 함께 있었다. A군의 아버지(34)는 일하러 간 상태였으며 함께 살던 외할머니는 산책하러 나가 집에 없었다.
B씨는 경찰에서 "아이가 대소변을 잘 가리지 못해 기저귀를 채웠다"며 "목욕을 씻긴 후 안방에서 잠을 자느라 사고를 목격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A군의 온몸에서 멍 자국을 발견하고 부모의 아동학대 여부도 수사하고 있다.
A군 부모는 "아들이 평소 ADHD를 앓았다"며 "책장이나 식탁 위에 올라가 뛰어내려 다치는 일이 잦았다"고 진술했다.
A군이 다닌 초등학교 측은 올해 5월 그의 몸에서 멍 자국을 발견하고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며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했지만, ADHD에 의한 상처로 결론이 났다.
당시 A군은 공격적인 성향으로 인해 병원 치료를 권고받았으며 최근까지 정신과에서 약물치료를 받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A군은 생후 50일가량 됐을 때 어머니가 가출한 뒤 친할머니 밑에서 자라다가 지난해 10월부터 아버지, 계모와 함께 살았다.
경찰은 키 1m20㎝가량인 A군이 혼자 장난치다가 떨어져 숨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지만 부모를 상대로 학대 여부도 계속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이 작은 방 창문 옆에 놓여 있던 침대를 딛고 올라가 장난을 치다가 추락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몸에서 발견된 멍 자국과 관련해서는 내일(22일) 부검을 의뢰해 원인을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