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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달에 레이더기지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Getty Images/Westend61

중국이 달에 유인 레이더기지를 세우겠다는 야심찬 계획에 시동을 걸었다.

21일 중국 반관영 통신 중신사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최근 저명 과학자들로 월면 레이더기지 설립의 실행 타당성을 검토할 연구팀을 구성하고 연구에 착수했다.

중국의 이 프로젝트는 올해초 입안돼 중국 국가자연과학기금위원회가 1천600만 위안(27억원) 규모의 초기 연구자금을 배정했다.

연구팀은 지난달 베이징의 샹산(香山)호텔에서 이틀간의 회의를 갖기도 했다. 연구팀이 오는 2020년까지 달 레이더기지 프로젝트의 최종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연구팀장을 맡은 궈화둥(郭華東) 중국과학원 원격 및 디지털 지구탐지 연구소(RADI) 소장은 지난 10일 선전에서 열린 '중국 원격탐지 대회'에서 "달이 지구를 관측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바뀌며 인공위성처럼 활용 가능한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 기획안은 달 표면에 우주인들의 거주와 작업을 위한 기지와 함께 최소 50m 높이의 강력한 레이더 안테나 설비를 건립, 기존 위성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지구 영역을 모니터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월면 레이더기지 건설 프로젝트가 한반도에 배치될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를 염두에 둔 것인지 여부는 분명치 않다.

다만 이 기지가 과학연구 뿐 아니라 국방·군사 영역에서도 활용될 것이라고 중국은 공언했다. 레이더 안테나가 발산하는 고주파, 극초단파가 구름에 쌓인 지구 대기를 뚫고 지표는 물론 지하, 심해의 움직임도 탐측할 수 있어 보다 선명한 영상과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중국은 기대하고 있다.

중국의 저명한 과학자들이 대거 이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중국의 무인 달 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한 과학자, 전문가들과 함께 옌쥔(嚴俊) 중국 국가천문대 대장, 린양팅(林陽挺) 중국과학원 지질지구물리연구소 연구원 등이 포진해 있다.

연구팀장은 맡은 궈 소장은 중국과학원 부비서장을 겸직하는 중국 최고의 레이더 전문가로 3년전 학술지 '중국지구과학'에 처음으로 월면 레이더기지 건설을 제안한 사람이다.

궈 소장은 당시 제안서를 통해 "달은 지구관측을 위한 플랫폼으로서 안정성, 무제한적인 사용 기한 등 측면에서 인공위성이나 우주정거장보다 훨씬 많은 장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월면 레이더에서 수집된 데이터는 지구상의 기후 변화나 지진활동, 농업생산, 극지 빙하를 모니터링하는데 있어 큰 도움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레이더는 현존하는 장거리 통신기술의 대역폭을 뛰어넘는 초당 1.4GB(기가바이트) 이상의 데이터를 생산하게 되지만 레이더 기지가 현장에서 곧바로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우주인들에 의해 운영된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중국의 상당수 전문가들은 엄청난 비용과 시간, 인력이 소요될 이 프로젝트의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레이더기지에서 지구에 이를 수 있는 고집적 무선파를 생성하기 위해서 방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기지에는 막대한 비용이 드는 원자력발전소나 태양열발전소의 건설을 수반해야 한다.

궈 소장도 프로젝트 경비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면서 "많은 비용이 투입돼야 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익명의 한 중국 학자는 "황당한 아이디어"라며 "월면 레이더기지 건설은 지구의 모든 궤도를 첩보위성으로 채우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저우이궈(周以國) 중국과학원 전자학연구소 연구원도 "달과 지구의 거리는 가장 높은 궤도에 위치한 위성의 10배에 이르기 때문에 월면 기지건설은 엄청난 기술적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정도 지구 관측이 충분히 가능하기 위해서는 레이더가 극도로 강력하거나 안테나가 엄청나게 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구 지표에서 튕겨져나오는 무선 주파수를 잡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중요한 연구과제이기는 하지만 프로젝트에 드는 고비용과 고위험에도 불구하고 인공위성을 뛰어넘는 장점을 갖고 있을지에 대한 신중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달을 군사 목적으로 활용할 경우 국제적 논쟁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다.

달 레이더 프로젝트는 최근 세계 첫 양자통신 위성 발사와 함께 중국이 내부적으로 우주과학 연구와 달 탐사 경쟁에서 새로운 성과를 요구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울러 사드 배치를 포함한 미국과의 군사적 대립 구도를 타개하고 우위를 차지할 획기적인 대안을 강구하고 있다는 사실도 보여준다.

중국은 오는 2020년까지 달 착륙을 포함한 우주탐사 프로젝트를 위해 미국의 아폴로 달 탐험 계획에 투입된 새턴 5호 같은 거대 로켓의 설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턴 5호는 길이 110m에 이르는 거대한 3단형 로켓으로 달 관련 임무를 띤 모든아폴로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데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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