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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공자'를 전 세계에 알리는 이유 3가지

공자는 중국 춘추전국 시대의 사상가다. 높은 이상을 꿈꾸었고 지혜의 깊이도 남달랐지만, 혼란한 시대였기에 공자는 제대로 자신의 꿈을 펼치지 못했다. 짧은 기간 동안 관직에 올라 능력을 발휘하지만, 오랜 기간 떠돌아다녔고 결국은 고향 노나라로 돌아와 제자 양성에 힘을 쏟는다. 이후 공자의 사상은 중국뿐 아니라 동아시아 일대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중국의 5.4운동-1919년 5월 4일에 일어난 항일 운동이자, 1917년부터 1921년까지 진행된 신문화운동-부터 공자로 대표되는 중국 전통이 거부당한다. 이런 기조는 중국공산당이 중국 대륙을 차지한 1949년 이후에도 계속 이어진다. 특히 1966년부터 1976년까지의 문화대혁명 시기엔 철저하게 배척 당한다.

그러던 중국에서 다시 공자를 부활시켰다. 그것도 전면에 내세워 화려하게 말이다. 네이버의 ‘중국 현대를 읽는 키워드 100’(신진호 저)에 의하면, 중국은 공자학원을 전세계에 보급시키고 있다. 최초의 공자학원은 2004년 11월 한국에 세워진 서울공자아카데미다. 또한 2015년 12월 1일 현재 공자학원은 전 세계 134개국에 500개소가 설립된 상태다. 왜 중국은 공자를 복권시키고 열심히 전파를 하고 있는 것일까? 그에 대한 답을 책 ‘마르크스와 공자의 화해’ (권기영 저)에서 찾아보았다.

1. 사회주의를 보완하기 위해 민족주의를 채택하다.

경제 발전을 거듭하면서 현실이 사회주의의 핵심과 충돌을 일으키는 일이 잦아졌다. 13억 인민을 하나로 모으는 일이 중요해진 중국은 그 대안으로 공자 카드를 꺼냈다. 수 천년 간 중국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자리 잡았던 이념이기에 진입 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보았던 것이다.

“사회주의 몰락으로 깊이 파인 이데올로기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중국공산당이 선택한 것은 민족주의였다. 개혁개방 정책은 사회주의적 목표와 혁명의 가치를 뒷전으로 밀어내고 민족주의가 추구하는 단 하나의 목표, 즉 ‘부강’에 모든 가치를 집중한다. 한편 1990년대 국제사회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1993년 미국에 의한 중국 화물선 억류 조치, 1999년 나토의 유고슬라비아 공습 때 중국대사관 미사일 폭격 사건 등-들은 중국 국민에게 굴욕감을 가져다 주면서 민족주의를 전례 없이 강화시킨다.” (책 ‘마르크스와 공자의 화해’, 권기영 저)

2. 문화는 정치, 경제, 정보 안보 못지 않은 중요한 안보의 주제가 되었다.

이미 중국은 유교로 정신적 통일을 이룬 경험이 있다. 대륙이 하나로 뭉쳤으며, 이민족도 굴복시켰다. 주위 국가들에게도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공자를 어떻게 활용해야 중국을 탄탄하게 지킬 수 있는지, 또한 다른 나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을지 역사적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공자는 중국인들에게는 위대한 방패가 될 수 있다.

“21세기 중국의 문화안보에 대한 위기의식은 단순히 문화적 영역에 국한된 문제만이 아니라 경제적 영역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다시 말해 전지구화 및 세계무역기구 가입에 따른 서구의 문화 침투와 확장이 중국 문화의 생존과 발전을 위협한다는 중국의 위기 의식은 거대한 자본력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서구의 문화산업이 중국의 문화시장을 잠식해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것을 상정하고 있다. 따라서 서구의 문화 침투에 가장 적절하게 대응하려면 무엇보다 중국 문화의 시장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므로 문화산업이 경제적 영역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책 ‘마르크스와 공자의 화해’, 권기영 저)

3. 더 나아가 승부를 문화에 걸 생각을 하고 있다.

사람들의 정신을 지배하는 것은 정치, 경제가 아닌 문화인 경우가 많다. 미국의 힘도 결국 군사력이나 경제력보다는 문화 콘텐트에서 나오는 셈이다. 오랜 역사 속에서 다양한 이야기와 생각들을 품고 있는 중국이 세계 제1의 국가로 거듭나기 위해 최고의 사상가인 공자를 소환한 것은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그로부터 파생될 수 있는 것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21세기 초 10년을 지나면서 중국은 국가 발전 방식의 새로운 전환을 모색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문화’가 미래 국가 비전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했다. 그리고 이를 추진하기 위한 전략으로 ‘문화산업’을 국민경제의 지주 산업으로 만들겠다고 대내외에 선포한다. 이러한 전략 수립의 배경에는 앞서 설명한 문화정체성 문제와 함께 경제적 목적이 내재되어 있다. 결국 사회주의적 문화와 전통문화가 결합한 새로운 중국의 문화정체성은 과거와 같이 정부의 선전 사업을 통해서가 아니라 시장에서 수용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인식이다.” (책 ‘마르크스와 공자의 화해’, 권기영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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