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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표절 논란이 제기된 맞춤법 검사기 API 공개를 중단했다

카카오[035720]가 '베끼기' 논란이 제기된 포털 다음의 한글 맞춤법 검사기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 공개를 중단하기로 했다.

카카오는 18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다음 맞춤법 검사기 논란과 관련해 맞춤법 검사기 API 공개를 중단하겠다고 부산대 권혁철 교수에게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API란 지도나 맞춤법 검사기 같은 특정 응용 프로그램을 블로그, 애플리케이션 등 다른 서비스에서 끌어 쓸 수 있도록 해주는 표준이다.

예컨대 맞춤법 검사기 API를 무료로 공개했다면 프로그래밍 지식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이 검사기를 끌어가 별도의 개발 없이 자신의 서비스에 탑재할 수 있게 된다.

이에 앞서 지난 15일 권혁철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서 "마음이 착잡하고 안타깝다"며 포털 네이버, 다음 등이 맞춤법 검사기를 베끼고 API를 공개했다고 주장했다.

권 교수는 "한국어 맞춤법 검사기를 개발한 지 26년, 몇 년 전부터 네이버가 맞춤법 검사기를 공개한 데 이어 다음마저 공개했다"며 "다음은 API까지 공개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 회사는 '리버스 엔지니어링' 즉, 참고용 자료 조사에만 8명을 투입했다"며 "훔치고도 훔쳤다 못 느끼는 분위기에서 소프트웨어 산업은 살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리버스 엔지니어링은 완제품을 뜯어보거나 관찰해 원천 기술을 추정하는 것으로 맞춤법 검사기에 수많은 질의를 넣고 결과를 보며 작동 원리를 알아내는 방식 등이 속한다.

비슷한 기술을 보유하고 이를 오픈 API로 무료로 공개하면 해당 기술을 가진 업체나 개발자의 생존은 물론, 소프트웨어 업계 자체를 위협한다는 것이 권 교수의 주장이다.

논란이 커지자 카카오는 "다음 맞춤법 검사기는 자체 구축한 것"이라면서도 API 공개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오픈 API 철학은 현행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카카오는 "API 공개는 공익적 차원에서 한 것이지만 오랫동안 업계에 기여한 분께서 이 때문에 개발을 못 하는 상황이 됐다는 것을 고려해서 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가 함께 문제를 제기한 네이버 역시 2010년부터 자체적으로 맞춤법 검사기를 개발했으며 2013년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로마자 변환기와 관련해서 네이버 관계자는 "권 교수 측에서 제기한 부분은 확인했다"면서 "로마자 변환기의 API 공개 여부는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소수 개발자를 위한 오픈 API를 중단하는 것에 대한 반대 입장도 나온다. API를 오픈하는 것은 상업적 목적이 아니라 공익적 목적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네이버 등이 API를 공개한다고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API를 공개해야만 기술 발전이 있지 않겠냐는 의견도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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