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작가 레바는 귀여운 캐릭터와 달리 '병맛'어린 내용의 만화로 인기를 끌었다. 그의 만화 '레바툰'은 수많은 '짤'을 양성했다.
그러나 그의 만화는 "여성혐오적인 내용이 가득하다"며 독자들의 비판을 듣기도 했다. 실제로 그의 만화에는 남성이 여성을 때리는 것과 강간, 근친상간 등을 연상시키는 장면들이 자주 등장했다.
그런 레바가 18일 새벽, 트위터를 통해 페미니즘 도서를 읽고 있다는 사진을 공개했다.
이책 아직도 다 못읽었다 거의까막눈수준 pic.twitter.com/MLGtkQCVpv
— 레바 (@twit_reva) August 17, 2016
이어 지난 10년간의 만화 내용을 반성하는 트윗을 올렸다.
증말누구말대로 누군가 상처될수잇을만한 만화를 안그려야할텐데 .. 근 10년간 그려온만화자체가 레바툰이라 그런가 조절이 안되는거같기도하고
— 레바 (@twit_reva) August 17, 2016
레바가 읽고 있다고 밝힌 책 '나쁜 페미니스트'는 '불편하고 두려워서 페미니스트라고 말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쓰여진 페미니즘 도서다. 이 책은 수많은 규칙과 규범, 정치적 올바름을 요구하는 근본주의적 페미니즘과는 다른 견해에서 다양한 종류의 페미니즘을 모두 받아들이자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퍼듀 대학의 교수인 록산 게이이다.
'여혐 웹툰 작가'로 꼽히던 레바의 이런 행동에 트위터는 완전히 뒤집어졌다.
레바가 나쁜 페미니스트를 읽었다고 ? 와 진짜 사람사는게 알다가도 모르는 일이구나
— 스피아 (@Spe_ar) August 18, 2016
이 와중에 '나쁜 페미니스트'라는 책 제목에 이를 안티페미니즘 도서로 착각한 이들도 있었다.
@GoGo_Star_ 응 나쁜 페미니스트, 즉 너희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잘못된 페미니즘으로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차별적인 시선을 갖지 않고 진짜 페미니즘을 공부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나쁜 페미니즘을 걸러내려고 공부하는 레바작가를 응원합니다.
— 듀나4 (@miskyym) August 18, 2016
뭐? 《나쁜 페미니스트》를 제목만 보고 안티 페미니즘 서적이라고 생각하는 애들이 있다고? 검색 좀 해라. 손가락 둬서 뭐하니? 《나쁜 페미니스트》 마지막 챕터를 하루에 열 번씩 낭독해도 모자랄 것들아...
— 이 구역의 카수니 연. (@liebestraum_yan) August 18, 2016
넥슨의 온라인 액션게임 ‘클로저스’에서 ‘티나’의 목소리를 맡았다가 교체된 김자연 성우의 사건이 언급되기도 했다. 여성 혐오를 혐오하는 이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 '메갈리아4'에서 후원금을 보낸 유저에게 증정한 티셔츠를 입고 사진을 찍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사건은 사회 각계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온 바 있다.
여자 작가가 나쁜 페미니스트 읽고 있다고 찍어 올렸으면 어떻게 됐을까.. 티셔츠 입었다고 게임에서 목소리 없애고 메갈년이라고 날뛰던 애들이 레바한테는 고작 한다는 말이 "읍읍"
— 니트 (@ilovevelvet1) August 18, 2016
여성 작가가 나쁜 페미니스트 책 인증했어봐라 온갖 인신공격에 조리돌림 당하고 나무위키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여 밥줄 끊으려는 씹쌔끼들로 난리가 났을 것이다... 나쁜 페미니스트라닛! 이건 젠더 이퀄리즘에 어긋나는뎃! 부들부들 여성우월주의자!
— GoGo (@GoGo_Star_) August 18, 2016
디씨인사이드 웹툰 갤러리에서도 이 사건은 꽤 충격적이었던 모양이다.
레바의 ‘나쁜페미니스트’ 책 인증에 발끈하는 디씨웹툰갤 pic.twitter.com/W0ANSRmjwY
— rainygirl (@rainygirl_) August 17, 2016
트위터의 '실시간 트윗'에는 18일 하루 종일 '나쁜 페미니스트'가 자리잡고 있다. 화제가 되자 레바는 트위터를 통해 이 책을 읽게 된 경위를 전했다.
나야 만화때문에 누군가에겐 부모욕까지처먹고 누군가에겐 지금까지 씹치한남이지만 일상속에서 무의식적 성차별이존재하는건 사실이니 최소한 주변사람한테 피해안주고 말실수안할려고 공부하는것뿐이지 뭐
— 레바 (@twit_reva) August 18,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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