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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가까스로 피한 사람들의 몸에는 흉터가 남았다(화보)

플로스, 척추 융합술. 2011년 2월 14일

사진가 에밀리 고다드는 언제나 흉터의 원초적인 아름다움에 흥미를 느껴왔다. 어렸을 때 대모의 죽은 남편의 뺨에 크고 둥근 혹이 자란 것을 보고 순진하게 매료된 것이 계기였다. “그게 상당히 충격적이었던 게 기억난다.” 고다드의 설명이다.

아이들은 아직 이해하지 못하는 인생의 면들에 잘 대처하지 못할 때도 있다. 그러나 어른인 우리들은 우리가 간과했거나 오해했던 대상에 대해 질문을 하고 깊이 이해해야 한다. 고다드는 간신히 죽음을 피한 사람들의 얼굴과 몸에 남은 흉터를 담은 흥미로운 사진 시리즈 ‘죽음이 흔적을 남길 때’로 시도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제이미, 비행기 화재. 2007년 8월 19일

고다드가 촬영한 사람 중 하나인 낙하산 부대 이병 제이미는 2007년에 비행기 화제로 심한 부상을 입었다. 혼자 날고 있던 그는 안타깝게도 낙하산이 없어서, 비행기에서 빠져나갈 유일한 기회는 불타는 기체 속을 천천히 내려가서 고도가 5미터일 때 뛰어내리는 것이었다. 당시 속도는 시속 56km였다. 제이미는 신체 63%에 화상을 입었다.

의사들은 제이미의 생존 가능성이 5%라고 추정했지만, 그는 6개월 동안 약물로 인한 혼수상태로 지내며 55번의 수술을 거친 뒤 마라톤을 완주했고, 킬리만자로 산을 등반했고, 자전거를 미국을 가로질렀다. 머리와 얼굴 등 몸 여러 곳에 흉터가 남은 채로였다.

제이미는 고다드와 대화를 나누며 사고 이후 자살 충동을 느꼈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지금 그를 만나는 사람이라면 전혀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없을 거라고 고다드는 말한다. “이 시리즈의 모든 사람들은 간신히 죽음을 피했고, 이건 놀라운 일이긴 하지만, 상처가 전혀 남지 않은 건 아니다.”

게즈, 왼쪽 복막후 임파선 절개, 2016년 1월 7일

생존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촬영을 한 고다드는 임사 경험은 감정과 육체에 극적인 흉터를 남긴다는 점을 조명하고 싶다. 어릴 때의 고다드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사실이다.

결함이 터부라는 생각을 해체하고 싶다고 한다. “우리가 이른바 육체적 결함이라는 것에 대한 오명과 맞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널리 받아 들여지지만 실현은 불가능한, 점점 터무니 없어지는 미의 개념에 의문을 품어야 한다.”

벤, 전두엽 절제술, 2002년 4월 16일

고다드는 이들을 전부 입소문을 통해 찾아냈다. 친구들이 빠른 속도로 소문을 내줬고, 흉터의 오명에 대한 시리즈에 참여하고 싶은 낯선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었다. 맨등이나 드러난 배꼽 등 조금 은밀한 부분도 등장하지만, 고다드는 함께 작업했던 사람들이 자신의 흉터를 보여주는데 있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개방적’이었다고 한다.

“나는 이들이 자신의 몸에 있는 흉터를 자랑스러워 한다고 생각하고 또한 그렇길 바란다. 몸과 정신의 용기와 힘을 보여주는 가장 진정한 흔적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들 역시 나처럼 흉터를 자연의 예술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수치나 망신을 가져다 주어선 안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마이크, 모페드 사고, 2009년 3월 9일

고다드는 자신의 이 사진들을 보는 사람들이 타인들의 경험과 그 경험이 어떻게 지금의 타인을 형성했는지를 더 깊게 생각해보길 원한다. “나는 사람들이 이미지 너머를 보고 타인들의 영혼을 탐구해 그들의 진정한 모습을 보길 바란다. 절대 무엇이든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라. 보통 보이는 것 이상이 있다.”

고다드의 작품들을 여기서 더 볼 수 있다. 이 기사의 모든 사진 설명은 고다드가 썼다.

제이미, 비행기 화재. 2007년 8월 19일

게즈, 왼쪽 복막후 임파선 절개, 2016년 1월 7일

*허프포스트US의 These Are The Scars Of People Who Have Narrowly Escaped Death를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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