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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안전위원회 결정이 '안전하지 않은' 5가지 이유

셋째, 반경 30km 인구 수 세계 최다인 원전 단지에 또다시 2기의 원전을 추가하는 위험한 결정입니다. 고리 원전 인근 30km 반경의 인구 수는 세계 대형 원전 단지 중에서 최다 수준입니다. 고리 원전에서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우리나라 전체가 방사능에 오염될 것이고,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사례에 비추어 봤을 때 최소 30km 반경은 치명적인 피해를 입고 수십 년에서 최대 수백 년간 간 사람이 살 수 없을 정도로 방사능에 고농도로 오염될 수 있습니다. 고리 원전의 경우 위험 범위에 후쿠시마와 비교했을 때 22배인 380만 명이 살고 있습니다.

2016년 6월 23일 "국민과 환경을 보호하고 인류평화에 기여하기 위하여 최고 수준의 원자력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신고리 5,6호기 건설허가를 승인하는 결정을 내립니다.

신고리 5,6호기는 총 네 곳 원자력발전소 단지 중에서 부산과 울산에 걸쳐서 위치한 고리 원자력발전단지의 9번째, 10번째 원전입니다.

이 결정으로 우리는 '세계 최악의 원자력발전소 사고 위험'을 떠안게 되었습니다. 이건 정말 '미친 짓'입니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내린 결정이 '안전하지 않은 결정'인 이유 5가지

"세계 최악의 원자력발전소 사고 위험", "미친 짓"이라는 표현이 너무 과장된, 과도한 표현 같나요?

저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불편한 진실을 알려드립니다.

고리 원전 단지는 세계적으로 비교해 보아도 매우 특수합니다. 따라서 추가 원전 건설은 이런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해 결정되어야만 국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결정은 마땅히 고려되어야 할 이 특수성들이 제대로 고려되지 않았습니다.

첫째, 8기로 이미 '세계 최다 밀집 원전 단지'에 또다시 2기의 원전을 추가하는 위험한 결정입니다.

고리 원전은 '세계 최다 밀집 원전 단지' 타이틀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계에는 30개국 189개 원전 단지에 총 448기의 원전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단지 당 평균 2.4기의 원전이 밀집해 있는 것입니다. 이 중 무려 8기가 위치한 고리 원전은 캐나다의 브루스 원전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전이 밀집한 단지입니다.

6기의 원전이 위치해 있던 후쿠시마 사고 당시 3기의 원전에서 핵연료봉이 녹아 내렸고, 4기에서 수소폭발이 발생했습니다. 한 곳에 원전이 밀집될수록 공통 원인으로 인한 사고 시 다수의 원전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그 위험성은 배가 됩니다.

세계 TOP10 밀집 원전 단지 별 원자로 수 및 설비용량(MW)

둘째, 8260메가와트(MW)로 '세계 최대 규모 원전 단지'에 또다시 2기의 원전을 추가하는 위험한 결정입니다.

고리 원전은 '세계 최대 규모 원전 단지'의 타이틀도 가지고 있습니다. 고리에 위치한 8기 원전의 총설비용량은 8260메가와트(MW)로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입니다.

용량이 크면 클수록 사고 시 방출되는 방사능의 양도 많을 수 있습니다. 또한, 부지 내 수조에 임시 저장되어 있는 치명적인 독성을 가진 고준위핵폐기물(사용후핵연료)의 양도 많아, 사고 시 후쿠시마와 같이 복합재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위험성이 배가 됩니다.

셋째, 반경 30km 인구 수 세계 최다인 원전 단지에 또다시 2기의 원전을 추가하는 위험한 결정입니다.

고리 원전 인근 30km 반경의 인구 수는 세계 대형 원전 단지 중에서 최다 수준입니다. 고리 원전에서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우리나라 전체가 방사능에 오염될 것이고,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사례에 비추어 봤을 때 최소 30km 반경은 치명적인 피해를 입고 수십 년에서 최대 수백 년간 간 사람이 살 수 없을 정도로 방사능에 고농도로 오염될 수 있습니다.

국내 원전 단지 반경 30km 내 주민 수

고리 원전의 경우 이런 위험한 범위에 후쿠시마와 비교했을 때 22배인 380만 명이 살고 있습니다. 이는 전 세계 대형 원전 단지와 비교했을 때 최소 약 2배 이상 많게는 100배가 넘을 정도의 엄청난 인구 수입니다.

넷째, 원전 단지 반경 30km 이내의 핵심 경제 시설 피해를 고려하지 않은 위험한 결정입니다.

고리 원전 인근 30km 내외에는 우리나라 경제에 핵심적인 곳들이 많습니다. 여름철 최대 인파가 몰릴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가 몰려있는 해운대가 고리로부터 21km 떨어져 있습니다. 컨테이너 물동량으로 세계 6위인 부산항이 32km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공장인 현대 자동차 공장이 25km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울산석유화학단지 역시 고리 원전으로부터 불과 18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고리 원전 단지 인근 핵심 경제시설들 / (* 디자인에 Freepik가 디자인하고 Flaticon에서 배포하고 있는 아이콘을 활용했음.)

고리 원전 사고 시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피해는 후쿠시마 사고가 일본 경제에 미친 영향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클 수 있습니다.

다섯째, 지진을 일으킬 수 있는 활성단층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분포한 곳에 원전을 추가하는 위험한 결정입니다.

고리 원전이 위치한 부산과 울산, 그리고 월성 원전이 위치한 경주에는 현재 14개의 원전이 위치해 있습니다. 그런데, 부울경이 위치한 한반도 동남부 지역은 지진을 일으킬 수 있는 활성단층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분포한 곳입니다. 대규모인 양산 단층, 울산 단층, 동래 단층, 일광 단층 등을 포함하여 무려 60여개의 활성단층이 위치해 있습니다.

부울경 일대 60여 개의 활성단층(제4기 단층)이 존재함을 보여주는 자료 / 출처: 2016. 7. 27. <지진으로 인한 고리원전 피해 긴급 진단 세미나>, 부산대 손문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발표

지난 7월 5일 울산 앞바다에서 1978년 공식 지진 관측이 우리나라에서 시작한 이래 다섯 번째 큰 규모인 5.0의 지진이 발생하여 많은 시민 분들이 지진으로 인한 원전 피해를 우려하기도 하였습니다.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이에 대한 면밀한 위험성 평가가 마땅히 선행되어야 했을 것입니다.

사고시 주민 및 경제 피해 고려 없이 국내 지진 발생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에 세계 최다 밀집 원전 단지이자 세계 최대 규모 원전 단지 위치 결정

요약하면, 우리나라에서 지진 발생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에 세계에서 가장 밀집되고, 가장 큰 원전 단지가 위치해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사고 발생 시 인구 및 경제 피해 역시 국내 원전 중에서 가장 클 수 있습니다.

바로 이렇게 잠재적 위험성이 큰 곳에 또 다시 2개의 대형 원전을 건설하는 것을, 바로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국민과 환경을 보호하고 인류평화에 기여하기 위하여 최고 수준의 원자력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결정한 것입니다.

그린피스는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지속적으로 전례 없는 위험성에 따른 면밀한 위험성 평가를 요구해왔습니다. 부산과 울산의 시민들도 신규 원전 추가 건설에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원자력위원회는 한계가 많은 기존 원자력안전법 조차도 제대로 따르지 않은 안전성 평가를 바탕으로 시민들의 의견도 제대로 수렴하지 않고 졸속으로 신규 원전 건설 허가를 승인했습니다.

도대체 왜 이런 위험한 결정이 내려졌을까요? 바로, 국민 안전 고려않는 소수의 원전 마피아들 때문!

왜 국민의 안전에 반하는 이런 결정이 내려졌는지에 대한 그린피스의 답은 명확합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에도 우리나라의 원전 확대 정책에 변화가 없는 이유는 원전 확대를 통해서 막대한 이익을 얻는 원전 산업계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러한 원전 산업계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정부 관료, 언론사, 학계로 구성된 그들만의 카르텔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 원전 산업은 쇠락하고 있습니다. 이는 후쿠시마 사고 이전부터 시작된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인 흐름입니다. 이미 원자력발전보다 더 싸고, 더 깨끗하고, 더 안전하고, 경제에도 더 도움이 되는 대안이 존재합니다. 태양광, 풍력, 지열, 바이오매스 등을 포함한 재생가능에너지가 바로 그 대안입니다.

재생가능에너지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반면 원자력발전은 쇠락하고 있습니다.

이미 많은 국가에서 재생가능에너지는 원자력발전을 대체하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신고리 5,6호기가 가동되는 시점인 6-7년 뒤에는 재생가능에너지 산업이 더욱 더 성장해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안전과 경제를 지키는 소송에 함께 해주세요.

소수 원전마피아의 막대한 이득을 위해 세계 흐름에 역행하며 원자력발전을 확대하는 정책은 이제 변화할 때가 되었습니다.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지 않은 결정은 이제 국민들이 나서서 직접 취소 시켜야 합니다.

우리 모두는 원전 사고의 잠재적 피해자입니다. 또한 사고가 나면 막대한 규모의 수습 및 손해배상 비용을 떠안는 책임은 우리가 모두 짊어질 것입니다.

우리 모두의 안전과 우리나라 경제의 미래를 위해 그린피스와 함께 신고리 5,6호기 건설허가 취소소송에 함께 해주시기 바랍니다.

글: 장다울 /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기후에너지 탈핵 캠페인 선임 캠페이너

▶ 위험한 신고리 5,6호기 건설허가, 국민의 손으로 취소해주세요! 국민소송단 참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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