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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거짓 강도피해 신고' 의혹 미국 수영선수들 억류

  • 허완
  • 입력 2016.08.18 08:54

브라질 당국이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무장 강도를 당했다는 미국 수영선수들의 거짓말 가능성을 제기하며 출국을 막아 파장이 커지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경찰은 17일(현지시간) 밤 공항에서 비행기에 탄 미국 수영선수 잭 콩거(22)와 군나르 벤츠(20)의 귀국행을 막고 억류했다.

미국 올림픽위원회의 패트릭 선더스키 대변인은 수영선수들이 구금됐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이들의 출국 금지는 브라질 법원이 강도 피해를 봤다는 미국 수영선수들이 거짓말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라이언 록티(32)와 제임스 페이건(27) 등 2명의 미국 수영선수에게 출국 금지 명령을 내린 후 몇 시간이 지난 시점에 이뤄졌다.

앞서 케일라 블랑크 지 키노피 판사는 록티와 페이건이 선수촌에 도착한 이후의 행동이 강도를 당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거짓말 가능성을 언급했다.

지 키노피 판사는 선수촌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를 분석한 결과 두 선수가 서로 장난을 치며 선수촌에 들어가는 등 무장 강도를 당해 신체적·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은 피해자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금메달리스트들인 록티와 페이건, 벤츠, 콩거 등 미국 수영선수 4명은 지난 14일 오전 리우 남부 호드리구 지 프레이타스에서 열린 프랑스 대표팀의 환대 행사에 참가했다가 택시를 타고 선수촌으로 돌아가던 길에 무장 강도를 당했다고 신고했다.

록티는 미국 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지갑을 빼앗기기 전 강도 중 한 명이 내 이마에 총을 겨눴다"고도 했다.

그러나 브라질 법원은 록티와 페이건의 증언에 일관성이 없고, 이들의 주장을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브라질 경찰은 미국 수영선수들을 선수촌에 데려다줬다는 택시 기사도 아직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들은 경찰에 파티 현장을 떠날 당시 술에 취했다면서 탑승한 택시의 색깔과 강도 피해 장소를 기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감시 카메라에 담긴 미국 선수들의 모습도 의혹을 증폭시킨다고 브라질 언론은 보도했다.

미국 수영선수들이 경찰 조사에서 말한 행사장 출발 시각이 현장의 카메라에 잡힌 출발 시각과 두 시간가량 차이가 나고 선수촌 도착시각도 예상보다 늦는 등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었다는 것이다.

결국 지 키노피 판사는 경찰에 강도 범행을 증언한 두 선수를 더 자세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며 출국 금지 명령을 내리고 여권을 압수하라고 지시했다.

브라질 현행법은 범죄를 거짓 신고하면 6개월의 구금과 벌금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이 리우 선수촌에 출동했을 때 모든 경기를 마친 선수들은 퇴촌했으며, 보안 규정상 이들의 위치를 공개할 수 없다는 미국 올림픽위원회의 방침 탓에 두 선수 신병 확보에 실패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록티는 전날 오후 미국으로 돌아갔고, 페이건은 현재 리우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수영선수들의 거짓말 가능성이 나오면서 브라질 언론은 당사자들이 당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구체적인 내용을 숨기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록티의 법률대리인인 제프 오스트로 변호사는 미국 수영선수들이 사건 후 국무부 대표와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면서 선수들의 말이 허위라는 주장은 리우 치안을 담당하는 브라질 경찰에 대한 비판을 모면하려는 술책이라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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