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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보 선수 박칠성은 한국 경보 사상 첫 올림픽 톱 10을 위해 걷고 또 걷는다

  • 허완
  • 입력 2016.08.16 17:35

경보 50㎞는 4시간 가까이 걷는 외로운 싸움이다. 한국에서 비인기 종목인 경보에서도 50㎞ 경보는 '더 인기 없는 종목'으로 꼽힌다.

4시간 가까이 사투를 펼치지만, 국내에서 인지도가 매우 낮은 경기. 그래도 박칠성은 걷고 또 걸었다. 그렇게 박칠성은 또 올림픽 무대에 나선다.

한국 경보의 '살아 있는 역사' 박칠성(34·삼성전자)이 한국 육상 사상 최초로 4개 대회 연속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는다.

종목에는 변화가 있었다.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는 20㎞에 나섰고,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50㎞ 경보에 출전했다. 리우 대회에서도 50㎞를 걷는다.

사진은 제17회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경보 50km 은메달을 딴 박칠성 선수의 모습. 2014년 10월1일. ⓒAssociated Press

박칠성이 19일 오후 9시(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폰타우에서 열리는 경보 50㎞에 나선다. 묵묵히 걷다 보니, 어느덧 네 번째 올림픽을 맞이했다.

박칠성의 한 걸음 한 걸음이 한국 경보의 역사로 남았다. 2004년 아테네에서 박칠성은 남자 경보 20㎞를 완주한 선수 중 최하위(41위)에 그쳤다. 레이스를 마치지 못한 선수는 7명이었다.

당시 한국 경보는 지금보다 더 불모지였다. 지금은 중국, 일본이 경보 세계 정상권에 진입했지만, 당시까지는 세계 대회에 나서는 아시아 선수가 많지 않았다.

외신 기자들의 눈에는 박칠성이 신기했다. 그리고 '아름다운 꼴찌'란 외신 기사가 여러 건 나왔다. 국내에서도 박칠성의 투혼을 칭찬했다.

하지만 박칠성은 '꼴찌'란 수식어를 창피해 했다. 그는 "운동선수에게 '아름다운 꼴찌'란 말은 위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에서도 33위에 그친 박칠성은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50㎞로 전향했다. 20㎞보다 두 배 더 외롭고 괴롭지만, '꼴찌'란 타이틀을 벗어날 최상의 길이라고 판단했다.

50㎞에 전념하면서 박칠성은 '꼴찌'에서 벗어나 오히려 세계 무대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박칠성은 2011년 대구육상선수권에서 3시간47분13초의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7위에 올라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당시 박칠성보다 앞선 선수가 금지약물 복용으로 기록 삭제 처분을 받아, 박칠성의 순위는 6위로 상승했다.

박칠성 덕에 '50㎞ 경보'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박칠성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3시간45분55초로 자신의 한국 기록을 또 경신했다. 순위는 13위까지 올랐다. 박칠성은 더는 꼴찌가 아니다.

박칠성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경보 50㎞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고 그간 겪은 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박칠성의 그늘에서 한국 경보의 간판 김현섭(31·삼성전자)이 자랐다. 김현섭은 50㎞ 경보에서 메달까지 노린다.

이번에도 박칠성보다는 김현섭에 주목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박칠성은 또 묵묵히 걷는다.

그의 목표는 한국 경보 사상 첫 올림픽 톱 10 진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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