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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들이 여전히 악수를 해야 하는 3가지 이유

지난 4월 총선에서 여론조사가 다 빗나갔다. 3당 체제를 예상한 곳도 별로 없었고, 집권 여당의 완패를 예측한 곳도 많지 않았다. 여론 조사가 한 단계 더 진화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실제로 데이터를 분석 한 후 사람들의 정신과 마음을 캐내는 ‘멘탈마이닝’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지금도 여론조사는 각종 보도와 글의 신뢰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계속해서 쓰이고 있다.

코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에 관한 보도도 주로 여론조사를 인용한 것들이다. 허핑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공화당 전당대회를 하고 난 후 트럼프가 48%로, 45%의 클린턴을 앞질렀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그 후 민주당 전당대회를 치르고 나서는 샌더스 지지세를 흡수한 클린턴이 52%를 얻어, 43%에 그친 트럼프를 앞질렀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계속되는 말 실수와 막말로 현재 트럼프는 클린턴에게 7% 뒤지는 것으로 여론 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전체적인 상황을 파악하고 흐름을 알아가는데 여론조사만한 것은 아직 없다.

그렇다면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각 대선 후보들은 어떤 방법을 취해야 할까? 대체로 인터넷과 SNS환경에 집중을 하는 분위기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이 인터넷에서 지지세를 집결했던 경험이 있었고, 오바마 대통령은 인터넷과 SNS에서 높은 호감도를 유지하는 등 검증된 방법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멘탈마이닝 전문가 최정묵 자치행정데이터연구소 부소장은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한국갤럽은 2번의 대선과 2번의 총선에서 후보 선택 시 주요 참고 매체가 무엇인지 묻는 여론조사를 했다. 대선에서 ‘신문, 방송’의 영향력은 2007년에는 29%였는데 2012년에는 23%로 하락했다. ‘인터넷’은 8%에서 9%로 답보 상태다. 총선에서는 ‘인터넷’이 9%에서 6%로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지인과 인척’의 영향력은 증가했다. 대선에서는 8%에서 13%로, 총선에서는 11%에서 18%로 증가했다.” (책 ‘데이터 시대, 사람의 마음을 읽는 법’, 최정묵 저)

우리의 상식을 뛰어넘는 이야기다. 인터넷 시대를 넘어 모바일 시대로, 그리고 사물인터넷(IoT)와 인공지능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지금이지만 정치의 세계에서는 여전히 직간접적 대면 접촉이 유용하다는 것이다. 아날로그가 선거운동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1. 독점을 하는 매체가 사라졌다.

“다채널 시대로 접어들면서 미디어는 과포화 상태가 되었다. 그래서 특정 공중파 채널만 선호하는 경향이 거의 사라졌다. 채널별 평균 시청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유권자들이 접할 수 있는 채널이 많아진 만큼 미디어를 활용한 선거운동의 효과도 파편화된 것이다.” (책 ‘데이터 시대, 사람의 마음을 읽는 법’, 최정묵 저)

공중파 뉴스만 보고 모든 것을 판단하던 시대는 끝났다. 인터넷도 마찬가지다. 포털의 메인 화면에 올라온 뉴스만 보지 않는다. 여러 사람들이 SNS 등을 통해 다양하게 올리는 소식들을 접하게 된다. 한 두 개의 채널이 주도를 하던 시대를 지났기에 어떤 방법이든 대면 접촉만한 효과를 거두기 어려워진 것이다.

2. 소소한 생활 속 이슈들이 더 중요해졌다.

“담론 중심의 정치에서 생활 이슈 중심의 정치로 무게중심이 서서히 이동하고 있다. 사회를 양대 진영으로 구분하는 사회적 균열 이슈는 줄어든 대신 일상적이고 다원적인 생활에 밀접한 이슈들이 대등하게 등장하고 있다.” (책 ‘데이터 시대, 사람의 마음을 읽는 법’, 최정묵 저)

산업화, 민주화 등 굵직한 이슈들은 이제 없어졌다. 물론 복지국가 건설, 통일 준비, 미국과 중국 사이의 외교 전략 등 중요한 과제들이 있지만 진영 불문하고 대체로 하나의 올바른 방향으로 의견을 모아갈 수 있는 것들이다. 오히려 사람들은 자신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생활형 이슈들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그런 이슈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은 온라인이나 SNS을 통해서 일방적으로 쏟아내는 선거 캠페인이 아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목소리에 정치인이 귀를 기울여주는 기회를 잡고 싶어한다.

3.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어한다.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정보 신뢰도에 영향을 주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지지할 후보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는 일은 어렵다. 직접 대면하지 않고는 확인하거나 설명할 수 없는 요소가 사람에게는 너무 많다.” (책 ‘데이터 시대, 사람의 마음을 읽는 법’, 최정묵 저)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온라인 방식의 한계이기도 하다. 어찌 보면 결혼을 할 때 손님을 초대하는 과정과도 비슷하다. 지인들에게 SNS나 문자만으로 결혼 소식을 알리면 대부분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는다. 전화를 하면 상당수의 사람들이 결혼식에 참석한다. 더 효과적인 방법은 예비 신랑, 신부가 직접 찾아가 청첩장을 건네며 결혼식에 초대하는 것이다. 이 경우 상당히 높은 비율로 결혼식에 참석한다. 직접 보는 것의 힘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것이 바로 이때다. 선거라고 해서 다르진 않다.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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