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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공장' 보도 후에 일어난 좋은 변화 한 가지와 나쁜 변화 한 가지

지난 5월 15일, SBS ‘TV 동물농장’은 ‘강아지 공장’의 운영실태에 대해 보도했다. 식당에 개를 파는 개농장에서 애견 경매장을 거쳐, 어느 강아지 공장에 잠입해 취재한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오물과 배설물로 가득한 농장에서 발정유도제를 이용해 강제 교배된 개들은 농장주의 제왕절개로 새끼를 낳고, 젖도 다 먹이지 못한 채 이별하는 일을 수도 없이 반복하고 있었다.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났다. ‘TV 동물농장’은 지난 8월 14일, 3개월 후의 이야기를 전했다. 그 이후 좋은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나쁜 변화도 있었다.

좋은 변화 - 애견샵의 강아지 가격이 폭락했다.

‘TV 동물농장’ 제작진은 전직 번식업장 직원을 만나 3개월 전 보도한 강아지 공장 주인의 근황을 물었다. “똑같이 경매장 다니고 새끼 그대로 나오니까 그 애들 그냥 분양하면서 경매장 왔다 갔다 한다고 얘기를 해주시더라고요.” 보도 이후에도 여전히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지만 그래도 변화가 있었다. 제작진이 만난 어느 애견샵 주인은 “4, 50만원에 거래되던 치와와가 30만원선으로 가격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전직 번식업장 직원 또한 “방송이 나간 후 분양하려는 사람들이 적어지면서 가격이 전체적으로 많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래도) 경매장에서는 경매에 앞서서 지금은 어렵지만 조금 있으면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의해서 강아지 값이 올려갈 것이라며 독려를 한대요.”

지난 5월 보도 당시 동물보호전문가들은 “이런 강아지 공장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은 사람들이 ‘새끼 강아지’를 사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새끼 강아지를 강제 번식시키는 일이 돈이 되지 않아야, 강아지 공장을 운영하는 사람들도 이 일을 하지 않을 거라는 얘기다. 좋은 변화다. 하지만 이 좋은 변화가 나쁜 변화를 가져왔다.

나쁜 변화 - 강아지 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에 고양이를 더 많이 번식시킨다

‘TV 동물농장’ 제작진은 제보를 받고 부산의 어느 야산에 있는 가건물을 찾았다. 이곳은 20년 동안 강아지 공장으로 운영된 곳이다. 60마리가 넘는 개들이 역시 강제 교배와 출산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곳에는 강아지뿐만 아니라 고양이 공장도 있었다. “털과 오물로 뒤덮인 곳에서 그루밍을 하는 고양이들”은 “제 영역을 나눠쓰지 않는 고양이의 습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좁은 우리를 7마리의 고양이가 나눠쓰고 있었다.

이 공장을 운영하는 사람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니, 지금 똥값 됐다니까. 강아지 갖고는 수입이 안되요. 그래도 고양이는 수입이 좀 되니까. (방송된 후에는) 강아지 가 2,30만원 짜리가 2만원, 3만원 하게 됐어요. 사료비도 안돼요. 그런데 고양이는 좀 더 낫더라고.”

고양이 공장의 운영방식도 강아지 공장과 다를 건 없었다. 아픈 고양이는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직접 치료하며 “1년에 2번, 혹은 3번정도 교배시키는 것”도 강아지 공장과 비슷했다.

8월 14일,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동물보호단체인 동물자유연대는 ‘부산 고양이 공장'편을 촬영할 당시 고양이 7마리를 긴급 구조했다고 밝혔다. 또한 “방송에 나온 미등록 불법 번식장에 전국에만 약 3천여개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현재 상태로는 '강아지 공장'이나 '고양이 공장'이 적발돼도 미신고 사유로 100만원 벌금만 내면 된다. 불법 번식장을 처벌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해 시일이 오래 걸리므로 그전에 농림부가 시행규칙만이라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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