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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가치를 공유하자" | 스페이스클라우드 정수현 대표 인터뷰

최근 스페이스클라우드 공간 운영자들이 모이는 커뮤니티 행사인 '호스트 데이'에 소위 마음씨 좋은 건물주 분들이 조금씩 오기 시작하셨어요. 이분들은 보유한 부동산 자산으로 수익을 극대화하기보다 자신들이 아끼는 지역에 계속해서 좋은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젊은 운영자들을 찾기 위해 모임에 오시더라고요. 여기서 작은 가능성을 봤어요. '청년들에게 한시적으로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빈 공간을 방치하는 것보다 낫다' 라는 공식을 만들어서 보여주는 사례를 만들고 싶어요.

역사 속에서 많은 인물들이 다양한 형태의 '기본소득'을 이야기해왔습니다. 그 중 18세기의 인물인 토마스 페인은 "개간된 땅의 모든 소유자는 땅에 대한 지대를 공동체에 지불할 의무가 있다"고 말하며 "이것이 [기본소득의] 재원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21세기에도 토지와 부동산은 여전히 부와 자본의 핵심입니다. 사람들의 장래희망이 '건물주'가 된 지금 상황이 그걸 여실히 보여줍니다.

이런 배경 속에서 공간 가치를 재발견하고 토지 가치를 건강하게 공유하려는 팀이 있습니다. 앤스페이스의 이야기를 통해 공간을 매개로 사람들을 연결하는 공유사회의 모습을 그려보았습니다.

[인터뷰] "공간의 가치를 지속가능하게 공유하는 솔루션을 찾고 싶어요." (스페이스클라우드 정수현 대표)

- 어떤 일을 하고 계신지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정수현입니다. 앤스페이스(NSPACE) 대표이고, 공간의 유휴시간을 공유하도록 돕는 스페이스클라우드 (http://spacecloud.kr)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 교육 관련 비영리 단체에서 활동하셨던 걸로 아는데, 공간 공유를 다루는 벤처 사업으로 넘어오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청어람아카데미와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 비영리단체에서 5년 정도 일했어요. 교육 섹터에 있었는데, 특히 대학 관련 정책을 바꾸는 일을 했어요. 동시대 청년들의 '더 나은 삶'에 관심이 많아요. 무한경쟁시대에 청년들의 가장 큰 위기는 '삶의 기반과 커뮤니티의 부재' 라고 생각하거든요. 쉽게 말하자면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해야 하는 거죠. 삶의 유지를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요. 이런 것을 타파할 물꼬를 찾던 중에 자연스럽게 '공유 공간' 분야에 눈을 뜨게 되었어요.

우연히 스타트업 행사에서 크리에이터들의 '코워킹 오피스'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 새롭더라고요. 새로운 일의 방식을 추구하는 공유 공간들이 만들어지고 그것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과정이 흥미로웠어요. 청년들이 학교와 집을 벗어나서 창의적인 에너지를 표출할 수 있는 제 3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다니다가 자연스럽게 한국에 코워킹 오피스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한국에도 그런 공간적 환경을 만들 수 있는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 공간 공유에 관련해서 어떤 사업들을 진행해오셨나요?

"청년에게는 공유 공간이 필요하다" 고 피력할 때 그 뜻에 공감했던 이들과 함께 공유 공간을 구현할 기회를 얻게 되었어요. 그게 북창동(서울 중구) 유흥가 한 켠에 낡은 건물을 재생해 만든 '스페이스노아' 프로젝트예요.

다양한 청년들이 쉽게 접근하게 만드는 게 핵심인데 그를 위해 중요한 것이 가성비였어요. 스페이스노아에서는 '코워킹 오피스' 프로그램으로 월 10만원에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공간을 제공했어요. 물론 카페처럼 운영할 수도 있었지만 회원제를 도입해서 모인 이들을 고객이 아닌 커뮤니티 멤버로 대우했어요. 자연스럽게 입소문을 타면서 아티스트, 프리랜서부터 프로젝트 연구팀, 스타트업 , 창업 준비팀, 회사원까지 일 년에 코워커(공유사무실 멤버)로 150명 정도 만났어요. 재밌고 흥미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니까 공간이 더 잘 되더라고요. 처음엔 지갑 얇은 청년들이 왔지만 나중엔 투자자들, 전문가들도 알아서 오시는 거예요.

저녁 시간과 주말에는 대관 사업도 했는데 6-7인에게 월급을 줄 수 있는 정도의 운영 수익금이 나왔어요. 그리고 좋은 공유 공간 사례로 브랜딩 되었죠.

이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공간 공유 사업을 본격적으로 이어가게 됐어요. 스페이스노아에서 독립해서 나온 후로는 공간 기획부터 시도할 기회가 생겼어요. 동그라미재단의 오픈콘텐츠랩 같은 공간 나눔 사업도 '사회 공헌' 차원에서 시도해보았고, 정책 사업에 맞춰 공유 공간을 운영, 설계 해보기도 했죠. 서울시와 작업한 '청년공간 무중력지대 대방동'이 대표적인 예인데, 취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공간을 제공하면서 다양한 활동을 촉진시키는 커뮤니티 공간 사업이에요. 100평이 안되었던 작은 시설이었는데, 개관 1년 만에 청년 회원이 2000명이 넘었어요. 청년공간의 아젠다를 갖고 현재 운영팀이 자체 법인으로 성장하는 것까지 염두에 두고 있어요.

삼 년간 공유 공간을 만들고 운영하면서 다양한 공간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었어요. 지역 곳곳에 흥미로운 콘텐츠나 색깔을 가진 공간들이 많았는데, 이들을 연결해 줄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공간도 예약하기 쉽고,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만날 수 있게 돕는 서비스... 그래서 스페이스클라우드 (www.spacecloud.kr) 플랫폼 서비스를 운영하게 되었죠.

일단 동네 곳곳에 자리한 공유 공간들을 연결해야겠다 해서 지역 상권의 공간 13곳의 정보를 갖고 블로그로 서비스를 출발했어요. 등록된 공간이 1년 사이 800개로 늘었어요. 그간 운영했던 공유 공간 자료들이 매뉴얼이 되어 서비스의 기초가 되었고, 적절한 시기에 sopoong(소풍)과 네이버의 투자를 받아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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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클라우드가 공간 운영자들에게 제공하는 공유 서비스 가이드라인

- 공유도시를 만들기 위해 '공간'을 일구어나가는 이에게 유휴 공간을 살리고 유통시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공간'과 관련해 일을 하는 사람들이 '공유도시'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공간을 소유한 이들과 콘텐츠로 운영하는 임차인들 사이에 소위 '좋은 공간 시장'을 열어주는 거예요. 그래야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좋은 공간 서비스를 만날 수 있으니까요. 큰 규모의 부동산 시장보다 라이프스타일에 녹여진 작고 다양한 공간 시장이 우리의 관심 분야예요. 요즘 젊은이들에게 핫한 파티룸, 강연장, 워크숍 공간부터 코리빙(공유주거 서비스)이나 복합몰(가게 공유) 등까지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싶어요.

현재 밀레니얼 세대라고 부르는 20,30대는 부모님 세대와 달리 인생의 모토가 "내 집 마련"이 아니에요. 오히려 소유하지 않으며 경험을 극대화하는 '라이프스타일 도시'를 꿈꾸고 있어요. 소유 중심의 정주형 도시의 강박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거죠. 우리는 이러한 흐름에서 '쉬고 있는 공간' 자원과 '필요한 공간만 쓰겠다'는 세대를 연결하는 큰 그림을 봤어요.

- 유휴 공간을 저렴하게 쓰는 사례는 이제 주변에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는 것 같아요. 단순히 빈 공간을 저렴하게 공유하는 방식 외에 어떤 공간 공유 사례들이 있을까요?

공간을 공유한다는 것은 잠깐 비는 시간을 유통하는 것부터, 지역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 공동의 협업을 만들어가는 것까지 폭넓고 구체적이에요. 한국은 지역 재생 프로그램이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아직은 스페이스클라우드가 유통할 수 있는 공간 공유의 종류가 풍부하지 않지만 향후 기대가 되는 공간 시장이죠.

한 공간을 다양한 팀이 복합적으로 협업하는 모델도 재밌게 보고 있어요. 국내에서는 '요일가게'나 '어쩌다가게' 같은 곳들이 공간을 공유하면서 운영, 책임도 같이 만들어가는 사례로 소개 되고 있는데요. '코워킹 오피스'와 '가구점 쇼룸'의 협업이 돋보였던 암스테르담의 '바운스 스페이스'와 같이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면서 공유가치를 만들어가는 것도 흥미롭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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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unce Space : 암스테르담에서 주목받는 공유 공간 사업 모델, 코워킹오피스와 가구 디자인브랜드 MADE, 커피 브랜드와 작은 가게 헤어샵이 협업해서 한 공간 안에 녹아 있다.

아예 새롭게 유휴 시설을 개발해야 하는 경우들도 있는데요. 아직 국내에는 이런 흐름이 보이지 않지만 빈 건물로 고민하는 일본과 런던은 유휴 공간 재생에 다양한 기업과 단체가 참여하고 있어요.

런던의 경우 빈 건물에 세금을 부과해서 도시 슬럼화를 방지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고요. (참고링크) 이 때 빈 건물이 다시 차기 전까지 지역사회와 주민 공동체를 위한 공간 콘텐츠를 만드는 '민와일 스페이스' 같은 사회적 기업이 활기차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는 세타가야쿠 지역에 '지역공생의 집'이 대표적인 사례인데, 빈 건물에 청년들이 들어와 가게나 프로젝트를 할 수 있도록 주민들이 집과 가게를 공유하는 거예요. 대만 타이페이에는 아예 낙후된 공공시설 공간을 시민들이 콘텐츠로 채우는 URS 같은 프로젝트도 있어요. (참고링크)

- 그런데 공유도시나 공유 공간 담론이 경제 위기 타파를 위해 등장하면서 도시 재생 역시 결국은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있죠.

지역의 작은 공간들을 위한 서비스를 만들면서 늘 고민하는 주제예요. 한때, 플랫폼에 등록된 공간 업체를 검수 조사 했었는데 1년 사이 30% 정도의 매장이 문을 닫았어요. 조사하면서 너무 가슴 아팠던 기억이 납니다. 주로 유동인구가 늘면서 젠트리피케이션이 진행된 지역의 공간들이었어요. 지역 상권의 주체로서 다양한 콘텐츠로 건물 가치를 높였던 이들이 자본의 논리로 결국 밀려난 거죠. 이건 우리 사회가 모두 공감하고 있는 문제고, 공유도시를 지향하는 정책 입안자부터 사업가, 연구자들이 같이 해결해야 할 이슈라고 생각해요. 뜻 있는 변호사님들과 이런 구조를 안정적으로 만들 법률적 장치도 연구하려고 계획하고 있어요. 건물 가치를 올리고 또 내쫓기면 안 되니까요.

최근에 원도심을 살리거나 슬럼화 된 지역에 활력을 주는 '도시재생' 사업들에 공적자금 유입과 투자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도시가 다시 발전 동력을 얻고, 건물가치가 상승할 경우에 그 가치를 어떻게 배분할 것이며 그를 위해 어떠한 '룰'을 적용할 것이냐가 중요해요. 공간 자체를 재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의 주민들과 뭇 사람들이 높인 땅의 가치를 지역에 의미 있게 배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더 절실하다고 생각해요.

여기에 도움이 되는 모델이 있는데, 최근에 학계와 정책가들이 종종 언급하는 CLT(community land trust) 모델이에요. 땅 자체를 장기적으로 임차 또는 매입해서 주거지와 상권을 짓고, 발생한 이익금을 커뮤니티나 지역에 다시 돌려주는 방식으로 공간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이럴 경우 지대 상승에 대한 개인의 독점이 불가능하고, 계속해서 주민과 커뮤니티를 위한 자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런던 옥소타워를 보유한 코인스트릿트 커뮤니티가 대표적인 사례예요. (참고링크) 공유경제의 좋은 사례로 소개할 수 있죠.

한국에는 '공유경제' 논의가 초기라서 공유를 단순히 남는 자원을 같이 쓰는(Sharing)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지만, 앞서 언급한 사례처럼 '공동 관리' 또는 '공동 소유'(Commons)의 영역까지 성장한 모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어요. 지속가능한 공유도시 모델을 위한 공동의 책임 구조와 장치를 '공동체 경제 원리'로 마련하자는 것이죠. 아직은 저도 이론과 해외 사례로만 경험한 자료예요. 국내에서 사업으로 실현 가능할지, 도전 영역으로 두고 있습니다.

- 결국 앤스페이스 팀이 유휴 공간을 '공유'로 접근하는 건 틈새 전략이라 볼 수 있겠네요. 하지만 한국처럼 기형적으로 독점된 토지를 매개로 부가 생산되고 불평등하게 분배되는 상황에서는 기술이 발달하고 플랫폼이 잘된다고 해도 소액 금융(micro finance)의 공간 버전으로 가지 않을까요.

맞아요. 그런 시각이 분명히 있고요. 다만 저희는 1퍼센트의 가능성을 갖고 실험해 보려고 합니다. 민간 영역에서 뜻있는 이들과 함께 땅의 가치를 균형 있게 공유할 수 있는 실험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최근 스페이스클라우드 공간 운영자들이 모이는 커뮤니티 행사인 '호스트 데이'에 소위 마음씨 좋은 건물주 분들이 조금씩 오기 시작하셨어요. 이분들은 보유한 부동산 자산으로 수익을 극대화하기보다 자신들이 아끼는 지역에 계속해서 좋은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젊은 운영자들을 찾기 위해 모임에 오시더라고요. 여기서 작은 가능성을 봤어요.

그런 건물주분들이 더 많아지고 그분들의 공간들을 플랫폼에서 적극 유통한다면 더욱 긍정적인 효과가 만들어질 수 있으리라 봅니다. 가까운 시일에 꼭 그 프로젝트를 시연해 가능성을 보일 예정이에요. '청년들에게 한시적으로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빈 공간을 방치하는 것보다 낫다' 라는 공식을 만들어서 보여주는 사례를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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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클라우드 공간운영자들의 모임, 호스트 데이

유휴 공간을 실효 공간으로 바꾸는 건 결국 '콘텐츠를 가진 사람들'이에요. 특히 새로운 기반을 찾는 청년 크리에이터들, 장사꾼, 기업가들이요. 예전에 20명의 대학생들을 인터뷰하며 왜 창업을 꺼려 하냐고 묻자, 안정적인 작업과 세일즈를 위한 공간 확보가 어렵고 공간 비용이 너무나 부담되기 때문이라는 답이 돌아왔어요. 비어가는 건물과 공간이 필요한 이들을 잘 연결하는 게 우리의 사명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만들어지는 공간들이 있다면 스페이스클라우드는 전심을 다해 활성화를 도울 수 있을 거 같아요. 공간 공유는 단순히 "남는 공간 싸게 이용하자"가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공간의 소유자와 운영자의 '공존'을 모색하는 거예요. 그럼으로써 소비자들은 지속가능하고 좋은 콘텐츠를 생활 속에서 만나게 되고 그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될 거예요. 이것이 우리가 꿈꾸는 '공유 도시'의 모습이에요.

- 흥미로운 관점에서 여러 시도들을 하고 계시군요. 그렇지만 공유경제가 내포한 불안정함을 긍정적인 가능성으로 돌리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조건들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 같아요. 한국 상황에 비춰보면 낙관을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잖아요.

특히 플랫폼 비지니스의 한계 등에 대해서 많이들 우려하시죠. 노동을 제공하는 이들이 플랫폼 독점 체계 안에서 불합리한 대우를 받을 것이라는 로버트 라이시 교수의 견해에 대해서도 공감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독점적으로 시장 가치를 차지하지 않을까', '노동으로 참여하는 이들을 불합리하게 대우하지 않을까' 등의 시각은 계속 고민해야 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공유경제는 '플랫폼'의 형태로 최적화되어 나타나기 때문에 일부 시민섹터에서는 플랫폼 협동조합이라는 개념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최근에 서울시가 법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공유 경제 팀들을 많이 초대해주고 있어요. 제도적으로 개선해야 할 점을 묻기도 하고요.

공간 운용을 좀 더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법을 간소화할 필요도 있어요. 계약한 기간 동안엔 임차인들이 다양하게 공간을 이용하게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죠. 전대법을 간소화하거나 신고제를 도입하는 방식으로요.

유럽 연합 집행위원회(EC)에서는 유럽의 공유경제 확산을 위한 가이드(링크)를 배포했고, 뉴욕은 공유 플레이어를 위한 CITY GUIDE(링크)를 만들었어요. 영국은 정부 차원에서 공유 관련 액션그룹을 만들었고요. 시민섹터에서도 공유운동 단체 'The People who share'는 세계 공유의 날(Global Sharing Day)을 만들어서 많은 단체들의 공유 활동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참여하게 하기도 해요. 이런 풍부하고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긍정적인 측면을 키우는 일, 그것이 공유경제 활동에 참여하는 이들이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알래스카의 경우엔 석유 자원에서 나온 이익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기본소득을 지급하고 있는데요. 공유경제 (공간 공유)와 기본소득 담론을 어떻게 연결시켜 볼 수 있을까요?

- 앞서 언급한 대로 공유경제를 '공동체 경제'로 바라보고 '공존하는' 구조를 만드는데 공유 플레이어들의 역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거대 자본의 구조에서 수많은 개인들이 경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물꼬를 트는 일은 우리와 같은 벤처나 실행그룹이, 이런 일이 안정적인 지속을 가질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가는 것은 '정책 메이커들'과 '임팩트 투자 파트'에서 하실 일이라고 봅니다.

최근 실리콘밸리의 유망한 기업들을 투자했던 Y-Combinator가 기본소득으로 도시 실험을 하는 것이 유의미한 프로젝트라고 생각했어요. 사람을 창조적으로 만드는 일, 그들을 위한 도시를 상상하며 투자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링크)

한국에서도 그런 의미에서 '기본소득'과 '공유도시'가 만날 접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공간 분야에서는 생산적인 활동, 문화적인 활동을 전망하는 청년들에게 공간을 제공하고 거기서 발생한 수익을 배당해서 가져가는 실험을 해보는 것이죠. 저는 근본적으로 토지 자원에서 나오는 생산성을 통해 전국적 기본소득이 가능하다고 보는 사람이지만, 현실적으로는 그 가능성을 부분적으로 입증해보는 실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Y combinator 같은 굵직한 실험을 해볼 수 있는 그룹들도 곧 나올 거라 기대해봅니다.

- 앤스페이스의 장기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먼저 유휴 공간을 콘텐츠로 만들고 유통하는 일을 가장 많이 해보는 팀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유휴 공간 자원에 속앓이를 하는 이들이 우리를 찾아오게 만들만큼 성장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입니다. 가깝게는 3~5년 안에 이루고 싶은 꿈이고요. 그런 자원들을 콘텐츠 그룹과 잘 연결해 유통하는 플랫폼으로서 단단히 입지를 굳히는게 작은 목표예요.

이런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토지'라는 특수한 재화에 대한 견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공간을 '재고형 상품'이 아니라 '순환형 자원'으로 해석해요. '토지 가치'가 건강하게 공유되는 구조에 집중하는 것이죠. 이러한 해석이 공유도시 사회에서 공간사업을 벌이는 데에 필요한 관점을 제공해줍니다. 공간 자원을 어떻게 잘 순환시킬 것이며, 여기서 발생한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가치를 소유자, 운영자, 사용자가 공유할 수 있도록 서비스할 것인가가 우리의 과제입니다.

공간 공유 사업이 유효한 비즈니스 모델로 입증된다면, 앞서 언급한 대로 땅의 가치를 지속가능하게 키우고 균형 있게 재구성 할 수 있는, 책임 있는 사회적 부동산 기업으로 성장하는 게 장기적인 목표예요. 공간 플랫폼 사업을 기반으로 다양한 공유 공간 파트너들과 협업 하는 구조를 만들어 갈 것이구요. 좋은 공간 모델이 없다면 같이 만들고, 좋은 공간들이 있다면 대중과 잘 만날 수 있도록 서포트 할 거예요. 그래서 궁극적으로는 공간이 부족한 청년과 콘텐츠로 가게, 매장을 채우는 운영자들, 공실로 고민하는 건물주 등 모두에게 '공간 걱정 없는 세상'을 선물해 드리고 싶어요. 공간(땅)이라는 재화와 가치를 탄력적으로 재생하고 공유하고 유통 시킬 수 있는 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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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클라우드 운영팀 / 앤스페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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