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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 바일스의 놀라운 뇌

  • 박수진
  • 입력 2016.08.12 07:35
  • 수정 2016.08.12 07:38

미국 체조 국가대표 선수 시몬 바일스는 중력을 거스르는 듯이 공중에서 몸을 뒤틀고 재주를 넘는다. 폭이 10센티미터인 평균대가 자기 몸의 연장인 것마냥 연기한다.

19세인 바일스는 ‘불가능하다’는 평을 여러 번 들은 연기를 연속해서 펼쳐낸다. 바일스가 다른 선수들과 다른 이유가 무엇일까, 그저 연습 때문일까? 똑바로 걷는 인간의 변변치 않은 능력, 전통적 체조 선수의 완벽한 10점 연기 이상의 움직임을 할 수 있게 해주는 특별한 뇌 구조가 있는 걸까?

과학자들은 바일스의 뇌를 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럴 기회가 있다 해도 어디부터 봐야 할지조차 잘 모를 것이다.

“그건 어려운 문제다.” 컬럼비아 대학교의 모티머 B. 주커맨 마음 뇌 행동 연구소의 신경과학자 토마스 제셀의 말이다. 운동을 30년 이상 연구해 온 그는 바일스 같은 사람이 어떻게 움직임을 익히는지 이해하는 것은 “뇌나 척수의 한 부분만 봐서는 확정적인 답을 얻을 수 없는 문제”라고 한다.

마이클 조던이나 바일스 같은 엄청난 운동 선수는 남들보다 조금 더 뇌에 잘 연결된 운동 신경을 타고 난 것으로 생각된다.

“초기 뇌 발달에서 연결이 특히 정확했을 수 있다. 그래서 움직임을 가다듬고 행하는 걸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다.” 제셀의 말이다.

뇌의 운동 신경은 복잡하고 신비롭다. 그러나 최근 몇 십 년 동안 신경 과학은 뇌가 몸의 근육 수백 개를 어떻게 조종하는지 파악하는데 있어 진전을 이루었다.

한 걸음 내딛는 것 정도의 간단한 움직임도 뇌의 여러 영역이 조화롭게 협동해야 가능하다. 팔이나 다리를 움직이려 하면 뇌의 1차 운동 피질이 계획을 짠다. 원하는 움직임을 하기 위해 움직여야 하는 여러 근육에게 명령을 내린다. 명령 신호는 뇌의 다른 영역을 거치면서 필요한 신호는 커지고 잡음은 줄어든다. 신호는 척수를 통해 근육까지 간다. 제셀의 연구는 어린 세포들이 척수의 움직임에 기여하는 형태의 뉴런으로 어떻게 자라나는지를 밝혔다.

1차 운동 피질에서 척수와 소통하는 부분에만 해도 최소한 1백만 개의 세포가 있을 것이다. 이런 세포들의 활동은 뇌 다른 곳의 수없이 많은 신경 세포들이 통제한다. “금세 아주 큰 숫자가 나온다.” 제셀의 말이다.

이것도 복잡한데, 지금 몸이 어디 있는지를 파악하고 넘어지지 않게 하는 다른 수많은 뇌 기능도 더해진다. (위 인포그래픽에서처럼 말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린 이 복잡한 시스템을 이해하지 않아도 걸을 수 있다. 그리고 이 복잡한 시스템은 학습 능력이 뛰어나다. 팔만 마구 휘두르던 아기들이 고개를 들고 똑바로 서는 법을 익히는 걸 생각해 보면 된다.

엄격한 훈련을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상적 행동을 넘어 바일스가 하는 것 같은 재주넘기를 배울 수 있다. “하지만 그 실력은 훨씬 떨어질 것이다.” 제셀의 말이다.

체조 훈련의 결과로 뇌의 구조와 기능이 변하는지 관찰하려고 시도한 연구자들이 있었다. 중국 광저우의 화난사범대학교의 연구자들은 여러 차례 실험하며 세계 최상급 체조 선수들의 뇌를 스캔한 결과 피질과 척수의 신경 연결이 체조 선수가 아닌 사람들에 비해 더 강함을 밝혔다. 또한 감각과 운동 기능을 담당하는 뇌 영역과 주의 시스템의 연결도 더 강했다. 이들의 뇌는 운동과 주의 기능을 맡는 영역들의 효율성도 더 좋은 것으로 보였다.

“우리의 연구는 체조 선수들의 뇌의 해부학적 네트워크에서 신경해부학적 적응이 일어남을 보였다. 장기간에 걸친 철저한 체조 훈련 때문이거나, 타고난 성향이거나, 둘 다 때문일 것이다.” 2013년 신경이미지에 실린 논문에 실린 내용이다.

신경해부학적 적응은 뇌의 가소성이라 불린다. 즉 뇌가 연결을 바꾸거나 강화하면서 학습하는 능력이다.

모든 뇌는 학습 능력이 뛰어나지만, 가소성이 더 뛰어난 뇌가 있을 수도 있다. 즉 아주 뛰어난 운동 선수들이 앞서가는 이유는 뇌의 학습 능력이 더 뛰어나기 때문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바일스 같은 사람의 뇌도 그것 때문이라면, 운동 신경은 일반적인 수준보다도 육체적 연습에 더 잘 반응한다는 뜻이 된다.

바일스와 같은 엄청난 체조 선수들의 뇌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제대로 이해하려면 활동 중인 뇌를 볼 수 있는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제셀은 말했다. “최근 20년 간 기능 중인 신경 세포를 관찰하는 테크놀로지가 크게 발전했으나 앞으로도 갈 길이 멀다.”

*허프포스트US의 The Incredible Brain Of Simone Biles를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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