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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는 불행하다" 국민일보 보도에 네티즌들 설왕설래

  • 강병진
  • 입력 2016.08.10 16:21
  • 수정 2016.08.10 16:30

<국민일보>가 죽음을 앞둔 한국 초기 트랜스젠더 김유복(75)씨의 투병기를 전하면서 “동성애는 불행하다”, “동성애는 치유의 대상” 등 동성애 혐오성 내용을 담은 기사를 1면 머리기사로 내보내 네티즌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국민일보>는 8월10일치 1면 머리기사로 “동성애는 사랑이 아닙니다. 혼자 늙고 결국엔 비참해집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김씨는 1960년대부터 트랜스젠더 예능인 ‘김마리네’로 활동했다. 김씨는 2004년 척추측만증 치료 후 일본에서 활동하기 위해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았으나 후유증으로 하반신 마비가 찾아와 기초수급대상자로 지정된 뒤 정부 보조금을 받아 어렵게 생활해왔다.

<국민일보>는 이 기사에서 김씨가 지난해 출연한 탈동성애인권포럼 제작 다큐멘터리 내용을 전하며 “동성애자들을 보면 애처롭다”, “동성애의 말로는 비참하다”, “주변 친구들도 에이즈와 자살로 죽음을 맞았다” 등의 멘트를 내보냈다. 간호사들의 말을 전하며 동성애가 치유 대상인 것처럼 묘사하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한국 개신교 주류의 성소수자에 대한 보수적 시각을 고스란히 드러낸 이 기사에 거부감을 드러냈다. 수술 후유증에서 비롯된 하반신 장애와 한국 사회의 문제 가운데 하나인 노년 고독의 원인을 동성애로 돌리는 것처럼 전개한 기사의 논리에 네티즌들은 “성적 지향과 관계없이 병에 걸릴 수도 불행할 수도 있다. 이성애자도 디스크 수술을 할 수 있고 불구가 될 수도 있다”, “이성애자가 말년에 비참해지면 이성애 탓할 건가”라며 비판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국민일보>가 ‘성정체성’인 트랜스젠더와 ‘성적지향’인 동성애를 구분하지 못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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