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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조 심사위원은 볼 수 있지만, 당신이 보지 못하는 것은 무엇일까?

  • 강병진
  • 입력 2016.08.09 14:06
  • 수정 2016.08.09 14:07

체조 선수들의 멋진 연기를 감탄하며 지켜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당신 눈에는 완벽해 보였던 연기가 끝나면, 심판들은 여기저기서 감점 요인을 찾아내 점수를 발표한다. 당신은 옆 사람에게 “대체 왜 감점을 받은 거지?”라고 물어봤을 것이다.

당신만 그런 건 아니다.

나: “맙소사 5번이나 돌았어.”

해설자: “저건 감점 받겠네요.”

현실과 마찬가지로 체조에서도 완벽한 사람은 없다. 언제나 실수를 찾고 흠을 잡아야 한다. 하지만 무엇을 봐야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올림픽 심판들이 점수를 어떻게 매기는지를 간단히 소개한다. 대부분은 우리는 슬로모션 리플레이를 봐야 알 수 있지만, 국제 대회 심판들은 연기를 보면서 못한 것과 잘한 것을 집어내는 데 익숙하다.

먼저 쉬운 것부터: 크고 작은 흔들림. 옆으로 살짝 흔들리는 것부터 선수의 바디 라인이 크게 무너지고 평균대에서 떨어지지 않으려 하느라 연기를 중단하는 것까지 들어간다. 작은 흔들림은 0.10점, 중간 정도의 흔들림은 0.30점, 못 보고 넘기기 힘든 큰 흔들림은 0.50점 감점 대상이다. 200페이지가 넘는 체조 규칙집에서는 흔들림을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추가 움직임’이라고 부른다. 흔들리는 체조 선수를 응원하는 사람들은 흔들림을 ‘미세한 공황 발작’이라고 부른다.

폼 에러. 다리가 붙어있어야 할 때 떨어져있는 것과 같은 경우를 가리킨다. 평행봉에서 내릴 때나 마루 운동을 할 때 앞으로 2회전을 할 때 눈여겨 보라. 선수들이 다리를 벌리고 무릎을 귀 쪽으로 드는 경우가 많다. 이를 ‘카우보잉 cowboying’이라고 한다. 원래 올바른 자세는 양무릎을 붙이고 가슴에 대는 것이다. 이런 폼 에러는 간단한 물리학으로 설명 가능하다. 카우보잉을 하면 빨리 돌기가 더 쉬워진다.

평행봉에서 완벽하게 똑바로 손으로 짚고 똑바로 서 있어야 할 때 다리가 벌어진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도마에서는 우리가 심판보다 더 잘 볼 수도 있다. 카메라는 다른 앵글에서 잡고, 심판들은 인스턴트 리플레이를 쓰지 않기 때문이다. 다리가 똑바르게 있어야 할 때 무릎이 구부러진 것도 폼 에러다. 착지를 앞두고 일찍 무릎을 구부리는 성향이 있는 도마와 마루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뒷다리가 곧지 않으면 감점된다.

다리가 벌어지면 감점되지만, 다리가 충분히 벌어지지 않아도 감점된다. 체조에는 다리를 벌리고 뛰는 게 자주 나오는데, 180도 이상 벌어지지 않으면 그 정도에 따라 0.10점이나 0.30점 감점된다.

180도가 안 되면 감점된다.

엄지 발가락을 곧게 펴지 않으면 감점된다. 평행봉에서 선수들이 봉에 다리를 부딪히지 않으려고 구부리거나, 바닥이나 봉에서 뛸 때 자주 보인다. 엄지 발가락을 곧게 펴지 못할 때마다 0.10점 감점된다.

엄지 발가락을 펴!

또 흔한 감점 요인은 착지다. 내려올 때나 마루 종목에서 나온다. 발을 몇 번 디디거나 살짝 튈 경우(각각 0.10점), 다리나 발이 떨어진 채 착지할 경우(매번 0.10점), 가슴을 내리고 몸을 앞으로 숙인 채 착지할 경우(내려간 정도에 따라 0.10점 혹은 0.30점) 감점 대상이 된다.

보다시피 체조는 정말이지 비평의 보고다. 아직도 잔뜩 남아있다.

바닥, 도마, 평균대, 평행봉에서 내릴 때 트위스트를 시도한다면 깨끗하게 완료해야 한다. 그러지 못할 경우 심판은 예를 들어 3번 트위스트를 2.5번으로 깎을 수 있다. 그러면 난이도 점수에서 감점을 받는다. 시도했던 트위스트 수가 아니라 성공한 트위스트 수만 인정된다. 공중에서 두 발이 겹치거나 떨어지면 0.10점 감점이다. 착지할 때 정면을 향하지 않고 있다면 트위스트를 완료하지 못한 것이다.

연결 실패. 쉬지 않고 동작들을 연달아 해야 하는 평균대에서 가장 쉽게 알아볼 수 있다. 규칙에 의하면 이것은 중간에 멈추거나 걸음을 내딛거나, 명백하게 균형을 잃거나 다음 동작을 준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선이 어디인지를 말하기는 어렵다. 연결 실패는 보면 그것인 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포르노와 비슷하다.

알아보기 쉬운 다른 실수는 동작 전에 움직임이 오래 끊기는 것이다. 평균대에서 내려오기 전에 시간을 끈다거나, 마루 운동에서 한쪽 구석에 오래 서 있는 것이다. 이때마다 0.10점 감점된다. 마루에서 두 발로 오래 서 있거나 연기 전 자세를 바꾸느라 잔걸음질을 하면 0.10점 감점된다.

그리고 비행 중에는 충분한 높이까지 올라가야 한다. 봉 위를 난다거나 재주를 넘고 다시 봉을 잡는 등의 연기를 할 때 높이가 충분하지 않으면 0.10점이나 0.30점을 감점한다.

평행봉에서 내릴 때 보통 높은 봉에서 한두 번 크게 돈다. 이것은 ‘자이언트 giant’라고 한다. 자이언트를 할 때 몸이 봉 아래에 있을 때 발을 뒤로 했다가 엉덩이를 이용해 앞으로 올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자이언트와 내리기에 힘을 더하는 동작이지만, 이 동작이 너무 클 경우 0.10점 감점된다.

이런 실수들은 경험이 없는 눈으로 보면 알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심판들이 무엇을 보는지를 알면 어떤 체조 선수도 완벽한 실행 점수를 얻지 못한다는 걸 이해하기가 더 쉬워진다.

인생과 마찬가지로 체조에서는 누구도 완벽하지 않고 모두 실수를 한다. 그러니 우리 모두 체조를 보며 작은 실수를 끄집어내 욕하자. 아니, 그보다는 느긋한 마음으로 작은 실수는 무시하고 수십 명의 막강한 여성들이 중력을 거스르려는 시도를 하고 몇 초 동안은 정말로 성공하는 것을 보며 즐기자.

 

허핑턴포스트US의 Here’s What Gymnastics Judges See That You Don’t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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