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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멘터 도널드 | '해리 포터'가 설명하는 트럼프의 파괴적인 힘

트럼프는 최근에는 숨진 미국 군인 가족에 대해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불쾌한 공격을 계속했다. 그가 모욕과 비난을 계속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나는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에 처음 등장했던 디멘터가 떠오른다. 잘 모르는 머글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디멘터들은 아즈카반 교도소의 간수들이다. 어둠의 마법 방어술을 가르치는 루핀 교수는 디멘터를 이렇게 묘사한다. "디멘터들은 지구에서 가장 역겨운 존재들 중 하나다. 그들은 가장 어둡고 더러운 곳에 바글거리고, 부패와 절망에 기뻐하며, 자기 주위 공기에서 평화, 희망, 행복을 빨아낸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역사상 가장 위험하고 불안정하며 자격이 없는 대선 후보가 되기 훨씬 전, 즉 그가 후보가 되려고 경쟁 중일 때, 그의 부상을 설명해 줄 수 있는 것을 찾아낼 필요가 생겼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능성을 앞두고 그런 일들을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정치와 특히 매체에서)이 과거를 돌아보기 시작했다. 우리 모두의 마음 안에 있는 어떤 것이 저런 일을 일어나게 했을까? 인종 차별주의자, 외국인 혐오자, 리얼리티 TV 스타 출신 선동 정치가의 부상의 전조가 된 일이 우리의 역사에 있었나?

전문가와 문화 역사가들은 주로 20세기로 돌아가 미국 정치의 어둠의 세력과 사악한 사람들을 찾았다. 워싱턴 포스트는 엘리아 카잔의 1957년 영화 '군중 속의 얼굴'이 '도널드 트럼프의 부상을 예언한 영화'라고 했다. 그리고 살롱에서는 싱클레어 루이스의 1935년 소설 '그건 여기서 일어날 수 없어 It Can't Happen Here'가 '도널드 트럼프의 권위주의적 매력의 전조를 보인 소설'이라고 했다. 포퓰리스트이자 이민 배척주의자인 상원 의원이 대통령이 되어 처참한 결과가 나온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후보 지명 후 지금까지 벌써 트럼프가 이뤄 낸 파괴를 보면 나는 더 최근의 사례가 떠오른다. 해리 포터다. 지난주에 해리 포터 시리즈 신작인 '해리 포터와 저주 받은 아이' 때문에 해리 포터의 세계는 뜨겁게 달아올랐지만, 나는 더 초기의 작품을 생각하고 있다. J. K. 롤링의 잊을 수 없는 발명품들 중에서도 보다 깊은 수준으로 이번 선거에 대해 말해주는 것이 있다. 트럼프는 최근에는 숨진 미국 군인 가족에 대해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불쾌한 공격을 계속했다. 그가 모욕과 비난을 계속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나는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에 처음 등장했던 디멘터가 떠오른다.

잘 모르는 머글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디멘터들은 아즈카반 교도소의 간수들이다. 어둠의 마법 방어술을 가르치는 루핀 교수는 디멘터를 이렇게 묘사한다. "디멘터들은 지구에서 가장 역겨운 존재들 중 하나다. 그들은 가장 어둡고 더러운 곳에 바글거리고, 부패와 절망에 기뻐하며, 자기 주위 공기에서 평화, 희망, 행복을 빨아낸다."

© villains.wikia.com

그것이 디멘터들이 힘을 행사하는 방식이다. 피해자의 온기와 생명력을 빨아내, 차갑고 감정적으로 쪼그라들고 감소된 상태로 만든다. 루핀 교수는 "디멘터에 너무 가까이 가면 모든 좋은 느낌, 행복한 기억이 다 빨리게 된다. 할 수 있다면 디멘터는 네가 자기 자신처럼 영혼이 없고 사악해질 때까지 너를 빨아먹을 거야."

익숙하게 들리는가? 이번 선거에 나온 사람 중 누군가가 떠오르지 않는가?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중에도 그는 분명 어떤 미국 영웅을 모욕하고 있거나 미국의 기반을 이루는 원칙을 엉망으로 망치고 있을 것이다(일일이 다 파악하기가 힘들 정도다). 클리블랜드에서 일어났던 일이 공중에서 모든 좋은 느낌을 다 빨아먹지 못했나? 만약 남아있는 좋은 느낌이 있다면, 디멘터 대장이 그 이후로 열심히 빨아먹는 중이다.

그러나 디멘터가 할 수 있는 최악의 일이자 루핀 교수가 디멘터의 '마지막, 최악의 무기'라 부르는 것이 있다. 디멘터가 '완전히 파괴하고 싶은 사람'에게 사용하는 것은 키스다. 루핀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그들은 피해자의 입에 턱을 대고 영혼을 빨아낸다.'

디멘터의 키스를 받은 피해자 명단은 점점 길어지고 있다. 처음으로 받은 사람들 중에는 크리스 크리스티가 있었다. 잊을 수 없는 지지 이후 기자회견을 보면 TV 생방송에서 트럼프의 뒤에 서 있던 그는 영혼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 같았다. 말이 없고 뚱한 모습이었다.

6월에 위스콘신 신문의 논평에서 트럼프를 지지한 폴 라이언이 있었다. 그는 자신과 트럼프는 '아주 길게' 이야기를 나누었으며 '아주 고무적'이었다고 했다. 그리고 미국에 대한 자신의 비젼을 이야기했다. 그의 영혼이 공식적으로 빠져나가자 그는 "도널드 트럼프는 우리가 그걸 현실로 만드는 걸 도울 수 있다."라고 말했다.

2012년에 부통령 지명을 받아들이며 했던 연설에서 라이언은 "이 시기는 우리 중 최고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시기가 바뀌었거나 폴 라이언의 최고가 썩 좋지 않은 모양이다. 미국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라이언이 생각하는 사람이 야비한 발언을 하자, 라이언은 82단어짜리 성명을 냈다. "내가 여러 번 말했듯, 우리 나라를 입국하는 데 있어 종교 시험을 하는 것은 이러한 근본적 가치를 반영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본질적으로 폴 라이언은 미국의 근본적 가치를 깨는 대통령을 지지할 의지가 있다는 것이다.

월요일에 하원의 참전 용사 단체가 라이언에게 트럼프 지지 철회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실제로 복무했던 참전 용사들로서, 우리는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우리 나라를 위해 복무하다 사망한 아들을 둔 부모를 비방하는 것을 보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라이언의 대답? 본인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는 대변인을 시켜 예전 성명을 다시 언급하게 했다. 디멘터의 일이 완료된 것이다.

미치 맥코널도 있다. 그는 트럼프를 지지하며, 트럼프가 '우리 당을 우리 목표를 위해 통합시킬 기회와 의무'를 제시한다고 말했다.

용감한 상원 다수당 대표 맥코널은 그 뒤 몇 주 동안 자신이 지지한 사람이 대통령이 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답하기를 거부했다. "그건 미국 사람들이 결정하게 하겠다. 그는 공화당 경선을 정정당당하게 이겼다." 저, 맥코널 대표님, 이마에 키스 자국이 있는 것 같은데요.

라이언과 맥코널뿐이 아니다. 경선 중 마르코 루비오 상원 의원은 트럼프가 '위험하고' '사기꾼이며' '미국의 원자력 코드'를 맡기기엔 너무 '변덕이 심하다'고 했다. 또 '경선을 어떻게 치르고 있는지를 보면 대권에 도전한 사람들 중 가장 천박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한 번 키스를 받고 난 그는 트럼프를 지지하며, 그 사람이 대통령이 될 수 있게 돕는 건 자신에게 '영광'이라고 말했다.

지지 선언 후 한 달 뒤에 위클리 스탠다드는 루비오에게 지금도 트럼프가 최고 사령관이 되기에 부적절하다고 믿는지, 원자력 코드를 맡기기엔 너무 변덕스럽다고 믿는지 물었다. "나는 경선 중 내가 했던 모든 말에는 변함이 없다."고 대답했다.

지난 주에 트럼프가 고 후마윤 칸 대령의 부모에게 역겨운 공격을 퍼붓고 나서도 루비오는 "우리는 도널드가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디멘터는 강력한 것이 분명하다. 가까이 가는 사람들의 인간성, 양심, 자존을 빼앗는다.

한편 트럼프의 선거 운동은 다른 디멘터들을 대담하게 만들었다. 오래 전부터 미국 사회 변방에 갇혀 있던 증오 집단들이 자신들의 대변자를 찾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스 신화를 보면 이건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과 비슷하다.

"정말 불안한 것은 이런 불쾌한 생각들이 주류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로 인해 최악의 생각들이 대중의 대화에 들어갔다. 최근에 이런 모습을 본 기억이 없다." 유대인 차별철폐운동 단체인 ADL(Anti-Defamation League)의 조너선 크린블랫이 지난 달에 뉴욕 타임스에 말했다.

타임스의 니콜라스 콘페서가 썼듯, "트럼프의 선거 운동은 백인 국수주의자들의 세계를 열광시켰다. 그들은 오랫동안 주류 정치를 떠나서 잘 알려지지 않은 컨퍼런스, 온라인의 익명 피난처에 숨어 지냈다." 그러나 트럼프가 떠오르면서 "올해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공공연한 백인 국수주의가 다시 전국 정치에 들어왔다."

온라인 게시판이 추함이 모이는 곳이었다는 건 놀랍지 않다. 그러나 트럼프의 영향은 인터넷의 어두운 구석뿐 아니라 공개적으로 볼 수 있다. 데이비드 듀크는 루이지애나 상원 의원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발표했다. 듀크는 백인 우월주의자이자 KKK의 예전 지도자로, 트럼프가 처음에는 듀크의 지지를 거부한 것이 논란이 되었다. 보스톤 글로브에 단테 라모스가 쓴 대로, "이번 달에 데이비드 듀크가 늪에서 기어나와 미국 상원 의원 선거에 출마한 것은 정치 지형의 떨림에 대한 반응일 뿐이다." 그리고 듀크는 자신의 출마를 트럼프의 인기와 노골적으로 연결시켰다. 선거 영상에서 "도널드 트럼프와 미국인들 대부분이 내가 여러 해 동안 지지해온 이슈들을 대부분 받아들이는 것을 보니 무척 기쁘다."라고 말했다.

마법사들의 세계에는 해독제, 디멘터들을 도망가게 하는 것이 있다. 페트로누스 주문("익스펙토 펙트로눔")으로 소환하는 강력하고 긍정적인 대항의 힘이다. 페트로누스는 가끔은 동물의 형태를 띈다. 해리가 소환한 페트로누스의 경우 사슴 모양이었다. 헤르미온느는 이게 '아주 아주 고급 마술'이라고 한다.

머글 세계에서 우리의 페트로누스는 투표장에서 소환할 수 있다. 디멘터를 쫓아버리고 디멘터가 미국에 끼친 피해를 되돌릴 수 있는 마법의 주문은 없지만, 미국 전체가 디멘터에게 영혼을 잃을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 이번 주에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원들에게 트럼프 지지를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나는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을 맡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난 주에 그렇게 말했고, 그가 계속 그걸 증명해 보이고 있다. 그가 우리 나라를 위해 엄청난 희생을 한 전사자 가족을 공격했다는 점, 그가 유럽, 중동, 아시아의 중요한 이슈들에 대해 기본적인 지식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은 그가 이 일을 맡을 준비가 한심할 정도로 안 되어 있다는 의미다."

이걸 눈 먼 정당주의로 치부할 수는 없다. 임기 중인 대통령이 상대 당에게 후보를 버리라고 요구하는 건 물론 선례가 없는 일이다. 하지만 충분히 타당한 일이다. 그렇게 위험하고 불안정하며 남을 좀먹는 사람이 우리 나라를 이끄는(그리고 어쩌면 파괴하는) 자리까지 단 한 걸음만을 남겨놓고 있는 상황도 선례가 없다.

그러나 가장 강력한 페트로누스 사용은 민주당원들이 아닌 공화당원들에게서 올 것이다. 공화당원들, 선출직 공무원이나 저명한 공화당 지도자들이 공개적으로 당보다 나라를 우선시하는 것이 도널드 트럼프와 백악관 사이에 벽을 세우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노골적으로 트럼프를 거부한 사람들의 수는 아직까지는 적지만 늘어나고 있다. 네브래스카의 벤 새스, 일리노이의 마크 커크 상원 의원들, 뉴욕의 리처드 한나, 펜실베이니아의 찰리 덴트, 일리노이의 애덤 킨징어, 콜로라도의 마이크 코프먼, 플로리다의 일리아나 로스 레티넨 하원 의원들, 조지 H. W. 부시, 조지 W. 부시, 젭 부시, 미트 롬니, 미네소타 전 의원 빈 웨버, 전 공화당 전국 위원회장 마르 레이시콧, 휴렛 팩커드 CEO 멕 휘트먼, 전 뉴욕 시장 마이클 블룸버그, 젭 부시의 오랜 보좌관 샐리 브래드쇼, 공화당 전략가 스튜어트 스티븐스와 릭 윌슨, 존 맥케인의 전 보좌관 마크 솔터, 조지 W. 부시의 연설문 작가였던 데이비드 프럼 등이 페트로누스를 소환했다.

그러나 불행히 이제까지는 원칙이 있었던 트럼프 주위 사람들과 공화당 사람들 상당수가 디멘터의 키스로 영혼을 잃었다. 그러나 아직은 돌아갈 시간이 있다. 그들은 앞으로 95일 동안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던지는 모든 끔찍한 공격에 대한 대답을 하고 싶은지 뿐 아니라, 그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일어날 모든 피해에 대해 역사에 대답하고 싶은지도 자문해야 한다.

키즈르 칸은 이렇게 말했다. "이건 도덕적 임무이다. 역사가 그들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 US에 게재된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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