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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콜롬비아 역도선수는 금메달을 딴 자리에서 은퇴를 선언했다 (화보)

  • 허완
  • 입력 2016.08.09 06:59
  • 수정 2016.08.09 16:50

이보다 더 감격적인 은퇴는 없을 것이다.

콜롬비아 역도선수 오스카 피게로아가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뒤, 은퇴 세리머니를 했다.

그는 9일(현지시간) 열린 역도 남자 62kg급 경기에서 인상 142kg, 용상 176kg, 합계 318kg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건 4년 전 런던올림픽에서 기록했던 317kg을 뛰어넘는 개인 최고기록*이기도 하다.

* 69kg급에 출전했던 2012년 전미선수권대회에서는 330kg을 들어올린 기록이 있다.

피게로아는 금메달을 확정지은 상황에서 열린 용상 3차시기에서 179kg에 도전했다. 2차시기보다 3kg를 더 높인 것이자, 또 한 번 개인 최고기록에 도전한 것. 결과는 실패였다.

그러나 그는 실망하거나 좌절한 기색 하나 없이 바벨을 내려놓고는 두 팔을 치켜 올리며 환호했고, 주저앉아서는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이어 그는 갑자기 신발을 벗어 바벨 앞에 가지런히 놓고는 다시 한 번 두 팔을 벌려 환호했다. '다 이뤘다'는 표정이었다. 그의 눈은 이미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피게로아는 몸을 뒤로 젖혀 포효한 뒤, 일어나 무릎을 꿇고는 마지막으로 바벨에 입을 맞췄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자회견장에 나온 그는 자신의 행동이 '은퇴 세리머니'였다고 밝혔다.

"내 삶의 일부였던 역기와 작별하는 의미였다. 나는 이제 은퇴한다."

올해 33세인 그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적이 있으나 올림픽 금메달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동메달(2013년)과 은메달(2006년)이 있을 뿐이었다.

또 그는 이날 우승으로 콜롬비아 역사상 올림픽 금메달을 딴 첫 남자 선수가 됐다. 이전까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콜롬비아 선수는 2명 뿐이었으며, 모두 여성이었다.

이건 그에게 가장 영광스럽고, 가장 기쁘고, 어쩌면 가장 슬픈 날이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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