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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아브라함 링컨의 당이 이제 부정직한 도널드에게 발목 잡혔다

  • 허완
  • 입력 2016.08.08 13:08
Republican U.S. Presidential nominee Donald Trump attends a campaign event at Briar Woods High School in Ashburn, Virginia, U.S. August 2, 2016. REUTERS/Eric Thayer
Republican U.S. Presidential nominee Donald Trump attends a campaign event at Briar Woods High School in Ashburn, Virginia, U.S. August 2, 2016. REUTERS/Eric Thayer ⓒERIC THAYER / Reuters

이번 11월에 승리하든 패배하든 도널드 트럼프는 역사에 남게 될 거라고 대선 역사가들은 말한다. 공화당 200년 역사를 통틀어 가장 부정직한 후보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이다.

“미국 역사에서 도널드 트럼프만큼 규칙적으로 사실을 날조한 주요 대선 후보는 없었다. 그는 없는 사실들을 막 지어낸다.” 라이스 대학교 역사 교수 더글라스 브링클리의 말이다.

지난 주 며칠 동안, 트럼프는 NFL이 가을 토론 일정에 대해 불평하는 편지를 보내왔다는 거짓 주장을 했다. NFL은 편지를 보낸 적이 없다. (공화당 자금줄인) 코크 형제가 지원하고 싶다며 자신을 만나려 했다고 주장했는데, 코크 형제는 그런 적이 없다. 가장 놀라운 것은 이란에서 비행기에서 수억 달러의 현금을 내리는 영상을 봤다고 주장했던 사실이었다. 그의 선거대책위 측에서 그런 영상이 없다고 결론 내린 뒤였는데도 영상의 출처를 날조하며 영상을 보았다고 주장했다.

하바드의 정부·사회학 교수 테다 스코치폴은 트럼프가 부정직함의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고 한다. “트럼프는 쉬지 않고 부끄러운 줄 모르고 거짓말을 한다. 나는 그가 새로운 영역의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정직하지 못하다고 공격하려는 공화당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후보가 거의 매일 거짓 발언을 하는 것에 점점 지쳐가고 있다. “무슨 말을 하겠는가? 우리는 거짓말쟁이를 후보로 뽑았다. 그걸 변호할 수는 없다.” 한 고위 공화당원이 개인적으로 한 말이다.

트럼프가 사실이 아닌 이야기를 기꺼이 하는 것은 물론 이번 선거에서부터 시작된 것은 아니다. 70대인 그는 수십 년 동안 과장과 터무니없는 날조를 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1989년 이스턴항공의 워싱턴-뉴욕 셔틀을 구입해 트럼프 항공으로 이름을 바꾼 뒤, 트럼프는 아무 근거 없이 워싱턴-뉴욕 구간의 다른 항공사들은 자기처럼 비행기 관리를 잘 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1990년대와 2000년대에는 자신이 아무 소유권이 없으며 이름을 빌려주고 있거나 미래 이익의 일부만을 받기로 한 자산들이 자기 것이라고 주장했다. 2007년에 변호사들이 이를 중지하라고 하자 처음에는 자기 말이 맞다고 주장했으나, 사실은 투자가 실패했을 경우 돈을 잃지 않아도 되니 소유권이 없는 게 사실은 더 영리한 것이라고 대답했다.

45세이던 1991년에는 가명을 지어내서 가십 컬럼니스트에게 전화해 ‘자신의 상사’ 도널드 트럼프가 이탈리아 모델 칼라 브루니와 사귀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은 1년 전에 한 번 만난 게 고작이었다.

선거 유세 초반이던 작년 여름에 자신의 개인 비행기를 탄 롤링 스톤 기자에게 이 비행기는 에어 포스 원보다 크다고 말했다. 그의 보잉 757은 대통령이 쓰는 개조한 747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작다.

전 공화당 대선 후보 밋 롬니가 연설에서 트럼프의 이름을 내걸고 실패한 여러 사업들을 조롱한 것 때문에 트럼프가 아직 화나 있던 올해 봄에는, 익히지 않은 스테이크들이 있는 테이블을 가리키며 ‘트럼프 스테이크’라고 했다. 트럼프 스테이크는 없어진지 10년이 다 되어 간다.

익명을 요구한, 트럼프 선거대책위 측과 가까운 한 공화당 컨설턴트는 트럼프의 행동은 자신이 함께 일해 본 부자 후보들 사이에선 흔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그들이 공적으로 드러난 삶을 살아오면서 사업 외에서 했던 발언의 진실성에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들에게 있어 진실이 중요한 유일한 영역이 사업이다. 가까운 스탭과 가족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몇 년 동안이나 아무 말이나 하도록 내버려 두고 그저 어이없다는 표정만 지었다. 두려워서 ‘그만해’라는 말을 못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부차적인 일이고 중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갑자기 진실성이 중요해진다. 그러나 습관은 이미 굳어져 있다.”

거짓을 위한 거짓

트럼프의 경우 ‘거짓말’이라는 말이 정확히 들어맞는지 확실하지 않다. ‘거짓말’은 알면서 의도적으로 사실을 잘못 말하는 것이다. 트럼프는 자신의 말과 현실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 보일 때가 많다.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최근 미국 역사에서 거짓말을 한다는 비난을 받지 않은 대선 후보는 생각나지 않는다. 사실을 왜곡해 정치적 목표를 겨냥하는 건 이 일의 천성에 가깝다. 그러나 트럼프는 더 자주, 더 큰 규모로 거짓말을 한다. 반대의 증거가 있을 때도 자기가 옳다고 우긴다. 이건 특별한 종류의 망상이다.” 멤피스 대학교의 역사가 아람 구드수지언의 말이다.

“현실을 윤색한 후보들은 있었다. 로널드 레이건이 기억하는 일들 중에는 가끔은 영화에서 본 일들이 있었다. 닉슨은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했다. 아이디어를 전진시키기 위해서 거짓말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는 자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도 모른다. 거짓말은 그의 수법 중 너무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라이스 대학교의 브링클리의 말이다.

“사실과 픽션 사이의 구분을 보지 못하는 사람은 심리적으로 뒤틀린 데가 있다. 자신의 헛소리를 믿는 것은 광기의 징후다. 트럼프는 자신의 헛소리를 믿는다. 그가 하는 말은 전부 진실인데, 그 이유는 그가 말했기 때문이라는 식이다.”

레이건이 헷갈렸던 것은 나중에 밝혀졌던 것처럼 그가 백악관을 떠난지 거의 6년 뒤인 1994년에 내려진 알프하이머 진단의 초기 증상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가 일종의 치매에 걸린 거라면 그건 꽤 오래된 병이다. 60살이던 2006년에 트럼프는 팜 비치에 있는 자신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공화당 플로리다 주지사 후보 찰리 크리스트를 위한 모금 행사를 열었다. 트럼프는 거의 45분 동안 연설을 했는데, 자신이 그곳의 여러 방들을 다시 꾸민 것, 자신의 리얼리티 TV 프로그램 등 자신에 대한 이야기는 한참이나 하면서도 크리스트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았다. 크리스트에겐 심지어 연설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다.

트럼프의 공개적 발언들을 연구한 정신 건강 전문가들에 의하면 자신의 성공에 대한 이야기들을 지어내는 트럼프는 자기도취 인격 장애와 관련된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예전엔 소시오패스라 했던 반사회성 인격 장애일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5월에 중요한 인디애나 주 경선에서 패했던 날 텍사스 상원 의원 테드 크루즈(공화당)이 했던 공격이 그랬다. “이 사람은 병적인 거짓말쟁이다. 그는 진실과 거짓말 사이의 차이를 모른다. 내가 병적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아침, 점심, 저녁에 서로 다른 말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짓말 탐지기에 연결하면 전부 통과할 것이다. 어떤 거짓말을 할 때에도 하는 순간에는 그 말을 믿는다.”

트럼프의 행동이 정말로 정신 질환의 징후인지는 전문가의 평가를 통해서만 알 수 있을 것이고, 트럼프가 진찰을 받아본 적이 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트럼프의 선대위 측에서는 문의에 답하지 않았고, “만약 당선된다면 트럼프 씨는 대통령에 당선된 가장 건강한 사람이 될 거라고 명확하게 말할 수 있다.”는 말로 끝나는 트럼프의 건강 진단서를 작성한 의사는 허핑턴포스트와 이야기하기를 거부했다.

트럼프 때문에 클린턴의 정직성을 문제 삼기가 어려워졌다

트럼프가 거짓말을 하는 이유가 무엇이든, 그로 인해 공화당이 클린턴이 정직성과 신뢰도가 낮은 것을 문제 삼기가 어려워졌다.

25년간 공화당원들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이 근본적으로 부정직하다고 해왔고, 공화당은 작년부터 힐러리의 대선 유세를 공격하는 무기로 부정직을 사용했다.

클린턴이 지난 달 필라델피아에서 후보 지명을 받아들일 준비를 할 때도, 공화당은 그 날 오후에 기자 회견을 열어 힐러리가 거짓말을 했다고 공격했다. “기만과 부정직함은 힐러리 제 2의 천성이다. 힐러리는 진실이 자신에게 더 유리할 때도 거짓말을 할 것이다.” 아칸소 주 법무장관 레슬리 러틀릿지의 말이다.

그러나 러틀릿지는 트럼프의 거짓말을 설명하지 못했다. “나는 트럼프에게 그가 하는 모든 말을 다 하라고 조언하지는 않을 것이다.”

폴리티팩트의 분석에 의하면 트럼프는 이번 선거 주요당 후보 중 최악을 기록했다. 트럼프의 발언 중 77%가 거짓이었다. 그에 비해 클린턴의 발언 중에서는 28%가 거짓이었다.

트럼프 선거 자금 모금 책임자이자 하디스 레스토랑 체인을 소유한 기업의 회장인 앤디 푸즈더는 클린턴의 부정직함이 더 나쁘므로 이런 비교는 공평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클린턴이 2008년에 12년 전 보스니아에 갔을 때 자신이 탄 비행기가 저격수의 공격을 받았다는 발언, 반 무슬림 유튜브 영상에서 2012년 벵가지 테러리스트 공격을 비난한 것,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정부 이메일을 개인 서버로 사용한 것이 트럼프의 거짓말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고 푸즈더는 말한다.

“그건 크고 실질적인 중요한 일들이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공화당원이자 트럼프 자금 모금을 맡은 숀 스틸은 트럼프가 거짓말을 거리낌없이 하는 것 때문에 자기 편에서 클린턴을 공격하기가 훨씬 더 힘들다고 인정했다. “다른 16명의 후보 중 누구라도 훨씬 더 쉬웠을 것이다.” 트럼프의 거짓말이 너무나 뻔하고 쉽게 반박할 수 있는 것이라 더 좋지 않다고 말한다. “클린턴이 거짓말을 훨씬 잘한다. 힐러리의 거짓말의 질은 훨씬 더 정교한 수준이다.”

그리고 공화당 컨설턴트는 트럼프는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의 일부가 된 이 습관을 통제할 수 없을 것이라 우려한다. “수십 년 동안 진실이 중요하지 않았기 때문에, 진실이 중요해진 지금은 나쁜 습관을 바꾸기에 너무 늦었다.”

편집자주 : 도널드 트럼프는 꾸준히 정치적 폭력을 조장하고, 그는 상습적인 거짓말쟁이이며, 겉잡을 수 없는 제노포비아, 인종주의자, 여성혐오주의자인 데다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태생이 아니라고 믿는 사람들 중 하나일 뿐만 아니라 반복적으로 -전 세계 16억명에 달하는-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겠다고 말하는 인물이다.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US의 The Party Of Honest Abe Now Stuck With Dishonest Don(영어)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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