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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가 '터널'에서 새롭게 시도한 것들에 대해 밝히다

ⓒ한겨레

이정수는 하정우와 많이 닮았다. 자동차 판매사원 이정수는 농담을 즐기고 사람을 믿고 본다. 배우 하정우는 다른 사람이 웃는 것을 좋아하고 좋아하는 일을 즐겁게 한다. 4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하정우는 영화 <터널>의 이정수와 겹쳐 보일 만큼 닮았다.

하정우는 김성훈 감독과 <터널> 시나리오 단계부터 함께 여행을 가거나 여러차례 만나 의견을 주고받았다. “딱히 영화의 어느 부분에 반영되었다기보다는 제가 의견을 드린 거다.” 아마 감독이 포착한 건 그 에너지일 것이다. 긍정적인 사람은 이 극단적인 상황에서 어떻게 할까에 대한 대답 같은 남자가 앞에 있었을 테니. 혼자서 고립된 채 사투하는 이정수처럼 하정우도 영화의 대부분을 책임지며 사투한다.

35일의 생존기를 60일간 40회차 정도 찍었다. 촬영은 시간 순서대로 진행되었다. 몸 상태도 그에 맞춰 바꿔갔다. “다른 영화에서는 수염 등으로 시간의 흐름을 강조하던데 나는 (시간이 지나도) 수염이 이 정도(지금의 자신을 가리키며) 자라고 만다. 리얼리티 영화인데 수염을 붙일 수도 없고.”

하정우는 조명 보조 역할까지 했다. “실내등과 손전등으로만 조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조명감독이 조명을 부탁하더라. 손전등으로 이것을 비춰라, 이번에는 얼굴을 비춰야 된다, 반사를 때려달라고 매 장면에서 요구를 했다.”

이번 영화에선 새로운 ‘먹방’이 펼쳐진다. 자욱한 먼지를 표현하기 위해 콩가루와 미숫가루가 동원되었다. 배우를 생각한 분장팀의 배려였다. 어쨌든 실컷 들이마셨다. 또 있다. “이번에는 무엇을 먹어야 하나, 시나리오를 보았다. 개 사료더라. 간이 안 되어 있지만 먹을 수는 있다. 뻑뻑하긴 하지만.”

무엇보다 신경 쓴 건 좁은 공간에서 자신이 관객을 지루하게 만들지는 않을까 하는 점이었다. “뒷좌석, 앞좌석에 엎드리기도 하고, 자세나 위치를 바꿔갔다. 근접 촬영하기 때문에 다양한 앵글이 나오겠다, 싶더라. 새로운 공간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관객들에게 새로운 느낌을 줄 것이다.”

애드리브를 칠 틈 또한 놓치지 않았다. 한 방울이 아쉬운 물을 먹는 강아지를 향한 표정과 말, 터널 속 자신의 차로 돌아왔을 때 “집에 왔네” 하는 대사는 그가 만들어낸 것이다. <터널> 속에 갇혔을 때 그는 이정수처럼 버틸 수 있을까. “마음을 편하게 가지려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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