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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에르도안 대통령이 100만명이 운집한 집회에서 건재를 과시했다 (사진, 동영상)

  • 허완
  • 입력 2016.08.08 07:46
  • 수정 2016.08.08 07:52

레제프 타이에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쿠데타 진압 이후 다시 한 번 건재를 과시하며 '쿠데타 세력'에 대한 철저한 숙청을 다짐했다.

에르도안은 7일(현지시간) 이스탄불에서 열린 '민주주의와 순국자들을 위한 집회'에서 연단에 올라 '단합된 터키'를 강조하며 이 같이 말했다.

이날 집회는 쿠데타 진압 이후 주요 도시에서 매일 밤 열렸던 '민주주의 수호집회'의 피날레 격인 행사였다. 터키 당국의 집계에 따르면 집회가 열린 이스탄불 예니카프 해변에는 100만명 이상이 모였다.

이스탄불에서 이 집회를 취재한 알자지라 아이솃 카라밧 기자는 이 시위가 "터키 정치 역사상 가장 크고, 가장 많은 군중이 운집한 정치 집회였다"고 전했다.

에르도안은 대규모 숙청에 대한 서구의 비판을 반박하는 한편, 쿠데타 세력을 철저히 응징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로이터 등이 보도했다.

집회에 운집한 군중들은 에르도안의 이름을 연호하며 절대적인 지지를 보냈다.

터키 깃발의 물결 속에는 "당신은 신이 주신 선물입니다, 에르도안"과 "(싸우다) 죽을 것을 명령하면 우리가 따르겠습니다" 같은 배너가 보였다. 에르도안의 핵심 지지층인 이슬람주의자를 비롯해 세속주의자, 국가주의자 등 야당 세력들이 정부 지지 집회에 참석한 건 수십년 만에 처음이었다.

에르도안은 "그날 밤, 터키의 몰락을 기대하며 기뻐하던 우리의 적들은 다음날 아침 이제부터 상황이 좋지 않게 흘러갈 것이라는 고통 속에 깨어났다"며 지난달 15일 무산됐던 쿠데타 시도를 외국 군대가 터키를 점령했던 과거와 대비시켰다.

"지금부터, 우리는 면밀히 우리 내부의 적들을 솎아낼 것이다. 군대에 누가 있는지, 사법부에 누가 있는지 살펴보고 외부인들을 쫓아낼 것이다." 에르도안의 말이다. (로이터 8월7일)

President Erdogan and opposition unite in Turkey rally - Al Jazeera English

에르도안은 의회가 동의한다면 사형제도 부활을 승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쿠데타의 배후로 지목한 재미 이슬람학자 페툴라흐 귈렌과 그의 연계 세력을 척결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대 의견을 탄압하는 분열적 인물로 알려져 왔던 에르도안은 이날 집회에 야당의 세속주의자 및 국가주의자 지도자들을 초청해 서구의 비판에 맞서 단합된 모습을 과시했다. 다만 쿠르드계 정당인 인민민주당(HDP)은 초청되지 않았다.

로이터에 따르면, 터키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 지지자인 뮤지션 Ilhan Girit는 터키 국부인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크르의 깃발을 흔들며 "에르도안은 그동안 우리를 잔혹하고 불공정하게 대했지만, 이제는 그가 공화국 가치의 중요성을 이해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하채림 이스탄불 특파원은 "집회의 주인공은 민주주의도 순국자도 아닌 에르도안이었다"며 "열성 지지자 사이에서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미 '국부' 아타튀르크의 반열에 올라섰다"고 전했다.

(...) 이날 집회 현장에서 단상 외에는 아타튀르크의 사진을 찾기 힘들었다.

오히려 곳곳에 에르도안의 얼굴과 함께 'ADAM izindeyiz'라는 글귀가 쓰인 플래카드가 붙어있었다.

아타튀르크를 향한 존경·계승의 뜻을 담은 터키의 관용구 'Atam izindeyiz'(아버지를 따르겠습니다)를 에르도안에게 차용해 '사람을(당신을) 따르겠습니다'로 바꾼 것이다. (연합뉴스 8월8일)

한편 이날 집회를 전후해 트위터에서는 #birliktegucluyuz (함께하면 더 강하다)나 #TekmilletTekyurek (한 국가, 한 마음) 같은 해시태그가 트렌딩에 올랐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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