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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안타' 이치로 3루타, 16년 ML 커리어 축소판

스즈키 이치로(43, 마이애미 말린스)의 빅리그 3000번째 안타는 그가 지나온 길의 축소판이었다.

이치로는 8일(한국시간) 미국 덴버주 콜로라도의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서 7회초 3루타로 3000안타 고지에 올랐다.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다. 우리나이로 44세인 올해도 그는 타율 3할1푼7리로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3000번째 안타가 터진 것은 팀이 8-6으로 앞선 7회초. 1사에 타석에 들어선 이치로는 좌완 크리스 루신을 상대로 볼카운트 2B에서 커터(86.1마일)를 놓치지 않았다. 타구가 외야 우측으로 가는 사이 이치로는 공보다 먼저 3루에 도달했다. 펜스를 직격하는 3루타였다.

이치로가 메이저리그에서 보낸 16년이 이 3루타 하나에 담겨있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 거포형 타자들 중에는 알렉스 로드리게스처럼 홈런으로 3000안타를 달성하는 선수도 있는데, 발이 빠른 이치로는 자신과 어울리는 3루타로 3000안타 순간을 장식했다.

일반적으로 느린 선수는 빅리그에서 오래 뛰더라도 3루타를 10개도 기록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치로는 이번 3루타가 통산 93번째 3루타였다. 쉽지는 않지만 3루타 100개에 근접한 수치다. 필요하면 장타를 터뜨릴 수 있는 힘과 함께 스피드가 겸비됐기에 가능한 기록이다.

이러한 스피드는 도루 기록에서도 잘 드러난다. 데뷔 시즌인 2001년에 무려 56도루로 이 부문 타이틀을 차지하기도 했던 이치로는 전성기를 구가하는 동안 매년 30~40개 수준의 도루를 누적했다. 전성기는 지났지만 올해 제한적인 출전 기회는 받는 가운데서도 9도루로 16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라는 대기록까지 눈앞에 두고 있다.

또한 좌완인 루신을 상대로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며 좌타자임에도 좌투수 상대로 약하지 않았다는 점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이날 이전까지 그는 우완투수를 상대로 통산 3할8리의 타율을 기록했고, 좌완투수를 상대로는 3할2푼8리로 더 강한 모습을 뽐냈다.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온 공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는 면모도 16년간 보여준 것 그대로였다. 볼 2개를 골라낸 이치로는 몸쪽 가운데에 몰린 공을 잡아당겼고, 투수들의 무덤이라는 쿠어스 필드의 외야 우측 먼 곳까지 비행했다. 때로는 다른 선수가 건드리지 않을 공에도 스윙하지만, 그런 공까지 안타로 만들 능력이 있는 이치로였기에 16시즌을 채 마치지 않고도 3000안타를 쌓을 수 있었다.

스트라이크존 가운데 몰린 공에 풀 스윙한 것이 펜스를 맞고 나와 3루타가 됐고, 이 역시 홈런이 많지 않은 그의 특성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했다. 3000안타 중 홈런은 113개밖에 없다. 하지만 문제될 것은 없다. 자신 이전까지 단 29명만 해냈던 대기록의 주인공이 된 그는 은퇴 후 명예의 전당 입성도 확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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