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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사진 3)

ⓒ연합뉴스

호주에서 처음으로 시드니에 '평화의 소녀상'이 들어섰다.

외국에 들어선 소녀상으로는 미국 2곳, 캐나다 1곳에 이어 4번째며 북미 외 지역에서는 처음이다.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공동대표 박은덕 강병조)는 6일 한인회관에서 교민과 호주인, 시드니 각국 커뮤니티 관계자 등 약 250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을 거행했다.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 있는 것과 크기나 모양이 같은 소녀상은 행사가 끝난 뒤 본래 예정된 한인 밀집지 인근의 애시필드 연합교회(목사 빌 크루스) 앞마당으로 옮겨져 자리를 잡았다.

이날 행사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89) 할머니를 비롯해 백승국 시드니 한인회장과 이재명 성남시장,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 등이 참석했다.

호주 측에서는 지난달 총선에서 원주민 여성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린다 버니, 빌 크루스 목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네덜란드계 호주인 얀 루프 오헤른 할머니의 딸 캐롤, 중국계인 어니스트 웡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상원의원 등이 나왔다.

먼 길을 찾은 길원옥 할머니는 인사말에서 "아픈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 소녀상을 세워준 데 감사드린다"며 "소녀상을 통해 이곳 사람들도 역사적 진실을 배울 수 있게 됐다. 일본 정부가 책임을 회피하지 않도록 힘써 달라"라고 말했다.

6일 호주 시드니 한인회관 앞마당에서 열린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 행사에 앞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중앙)와 빌 크루스 애시필드 연합교회 목사(왼쪽), 호주 원주민 여성 최초로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린다 버니가 함께 포즈를 취했다.

자청해 소녀상을 자신의 교회에 세우도록 한 크루스 목사도 기념사를 통해 "소녀상을 처음 보고는 눈물을 흘렸다"며 "일본 정부가 여성의 고통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라고 힘줘 말했다.

버니 의원은 호주 정부가 원주민의 정체성을 말살하고자 1910~70년대 사이 원주민 자녀를 백인 가정이나 선교시설 등에 강제로 수용한 일을 2008년에야 사과한 일을 상기시키며 "정부가 부인하고,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더라도 진실은 드러나게 돼 있다"라고 역설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93살의 오헤른 할머니가 육성 메시지를 통해 위안부가 된 것이 전혀 자발적인 것이 아니며 이런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해 큰 박수를 받았다.

오헤른 할머니는 "행사에 참석 못 하게 된 게 너무 아쉽다. 아직도 고통에 시달리고 있고 그 고통은 절대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소녀상은 여성을 상대로 자행한 잔혹함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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