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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선수를 묘사하는 데도 '여자'와 '남자'는 극명하게 차이 난다

5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제31회 하계올림픽이 화려하게 막을 올린 가운데 스포츠 경기 보도나 선수 묘사와 관련해 여전히 성차별적 요소가 존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7일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은 지난 수십 년간 신문, 학술지, 소셜미디어 등이 경기 보도나 선수 설명을 위해 사용한 단어 1억6천만 개를 분석해본 결과 순수하게 스포츠와 관련해 언급된 비율은 남성 선수가 여성보다 3배 이상 높았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남성 선수는 빠르다거나 실력이 뛰어나다는 등 경기력에 초점이 맞춰져 묘사된 반면 여성 선수는 예쁘다거나 미혼이라는 등 결혼 여부나 나이, 외모 등이 부각돼 언급됐다는 것이다.

이는 간단한 인터넷 검색으로도 쉽게 확인된다.

에니스-힐

영국의 여성 7종경기 선수 제시카 에니스-힐을 검색했을 때 가장 먼저 등장하는 결과는 "에니스-힐이 올림픽 금메달을 딴 역대 세 번째 엄마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문장이다.

영국 조정선수 헬렌 글러버의 경우에는 어떻게 피부관리를 하고, 훈련이 그의 머리카락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밝힌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가 가장 먼저 등장한다.

연구팀은 영어를 사용하는 영국과 미국 사례를 중점적으로 분석했지만 다른 나라 선수와 관련해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난다고 전했다.

올림픽 2관왕인 자메이카의 여성 육상선수 셸리 앤 프레이저 프라이스는 경기와 관련된 보도도 많았지만 같은 종목인 단거리의 남성 육상 선수 우사인 볼트와 함께 언급되는 경우가 많았다.

연구를 진행한 언어전문가 세라 그리브스는 CNN에 "사람들이 여성 선수의 외모나 결혼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현상만 지적해줄 뿐이지 이로부터 제기되는 더 큰 문제에 답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스포츠와 관련해 이런 성차별적 요소를 무의식적으로 말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스포츠 경기 명칭이 여성에게 차별적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축구 등의 경기 명칭은 일반적으로 남성 경기를 뜻하고, 여성 경기 때에는 그 명칭 앞뒤로 항상 '여자'(woman)라는 말이 덧붙여진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테니스 대회인 윔블던만 하더라도 여자 경기에는 여자라는 단어가 뒤에 추가된다.

그리브스는 "경기가 열린 다음 날 사무실에 들어와 '어젯밤 '남자' 축구 경기 봤어?'라고 물어보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사람들이 경기 보도에 영향을 받아 이런 성차별적 언급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기자들이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에 영향을 받아 성차별적 보도를 하는 것인지는 구분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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